전쟁사 이야기 20편 - 중립과 군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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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험생들은 소설 덕분에 '중립국'이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서로 다른 두 세력이 싸우는 동안 어느 쪽에도 편을 들지 않고 평화를 지킨다는 의미인 '중립'은 사실 뜻처럼 보이는 대로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마키아벨리의 에서는 중립을 가장 최악의 선택으로 보았습니다. 약자와 강자가 싸울때 만약 중립을 지킨다면, 결국 강자는 약자를 이기고 나서 중립을 내세웠던 자국을 그 다음으로 노릴 위험이 큽니다. 그렇다고 싸움이 다 끝나고 뒤늦게 중립을 포기하고 어느 쪽에 붙으면, 그 어느 쪽에서도 불신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첨예한 지정학적 교차점에 위치한 나라는 여러모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자체의 국력은 세계적으로 강력한 편에 속하며, 비슷한 규모의 유럽 선진국에 비교해봐도 특히 군사적 역량에서 뒤지지 않는 강국입니다.
불행히도 동아시아는 전통적으로 인구와 물자가 풍부한 지역이었고, 한국의 양 옆에는 세계 1,2,3위의 대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당장 현대에서 보아도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이 한반도의 정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과거 대영제국 시절에는 영국까지 한반도에서 러시아와 충돌한 역사가 있습니다.
세계 초강대국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한국과 북한은 생존에 대한 끊임없는 압박을 받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외교와 정치에서 눈치와 계산이 빨라야합니다.

(한반도 일대는 패권국이 새로 떠오를 때마다 가장 먼저 영향력이 발휘되는 지리였으며 당장 일본제국이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때 어느 나라부터 박살났는지만 생각해도 얼마나 첨예한 위치에 서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yb5100/72 )
중립을 적절하게 잘 지킨다는 것은 곧 평화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한반도 외에도 지정학적으로 첨예한 위치에 놓인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 과연 중립이란 무엇이고,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유럽에서 한국과 비슷한 역사, 지리를 가진 나라가 있습니다. 시계로도 유명한 '스위스'입니다. 지리적으로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의 강대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과 험준한 산맥으로 유명한 '알프스'가 있습니다. 또한 주변 강대국에 비해서 인구와 산업역량은 다소 작습니다.
세계 2차대전이 발발하고 독일과 이탈리아는 동맹을 맺고, 추축국에 은근한 견제를 주던 프랑스는 순식간에 망했습니다. 매우 고전하리라 걱정했던 프랑스를 의외로 쉽게 꿀꺽한 히틀러는 원래 마음에 없었던 스위스에 눈길을 돌립니다.
전혀 엉뚱한 생각은 아닌게, 스위스를 주위로 추축국이 완전히 포위한 형국이었고 또 스위스를 통해서 독일과 이탈리아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제 눈치볼 것도 없겠다 유럽을 장악한 나치는 스위스까지 흡수할 상상을 합니다.
상식적으로 볼때 당연히 스위스는 프랑스와 비슷한 전철을 밟았어야 합니다. 주변에 아무런 도움을 주는 세력이 없고, 상대방이 더 강한 군사력을 가졌고 지리적으로는 포위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알프스 산맥으로 유명한 스위스는 과거부터 나름 한끗발 날리는 국가였으며 현대에도 한국에 비해서는 적은 인구를 가졌지만 만만찮은 공업력과 산업력을 가진 강국으로 평가받습니다. 또한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중립국이었다는 점 덕에 스위스 제네바에 un 유럽본부가 있습니다
https://www.instiz.net/pt/2362960 )
히틀러가 스위스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자 스위스는 매우 강경하면서도 확실한 반발을 합니다. 비록 스위스는 인구와 산업 규모에서 열세이긴 했으나 결코 약체인 나라는 아니었고, 알프스라는 험준한 산맥이 있었습니다. 만약 독일이 스위스를 침공한다면 끊임없는 게릴라전을 통해 괴로운 소모전을 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스위스는 전쟁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강력하게 무장했으며 이때 자체적으로 무기도 개발할 정도로 큰 투자를 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비슷하게 징병제를 실시하여 국민들을 무장시킵니다.
비록 최후에는 독일이 스위스를 이길 수 있으리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으나, 스위스는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고 격렬한 저항과 소모를 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스위스가 나름 준수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패배할지언정 쉽게 굴복하지는 않겠다는 어조로 반발하자 독일도 고민에 빠집니다.
쉽게 꿀꺽할 수 있다면야 당연히 전쟁을 일으키는 쪽이 이익이겠지만, 저렇게 심한 방해를 받게된다면 스위스를 결국 이기더라 하더라도 자신의 피해 또한 만만찮을 것이고 아직 영국과 소련이 남은 상태에서 함부로 전력을 크게 소모시켰다간 나중에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독일은 스위스 침공을 포기합니다. 그 결과 스위스는 추축국에 의해 포위된 형국에서도 나름 잘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군사적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문제 또한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밝혀진 바에 의하면 스위스가 은근히 나치에 협력했다는 어두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중립을 지키고 자국의 평화를 이룬 스위스는 과거 역사적으로도 강력한 군사력으로 유명했었습니다. 중세와 근대에도 스위스 용병은 어마무시한 전투력 덕에 많은 국가들에게 사랑받기도 했었습니다.

(스위스와 비슷하게 벨기에나 폴란드는 각각 프랑스 독일, 독일 소련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이들 국가는 스위스와는 달리 여러번 중립국임에도 침공을 받고 국가가 착취당하는 피해를 겪었었습니다. 사진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세운 슐리펜 계획에 의해 프랑스 대신 먼저 얻어 터지고 시작하는 벨기에의 모습
http://blog.daum.net/bes365/3755 )
전쟁사에서 중립을 지키고 평화를 이룬 나라나, 중립임을 표방했음에도 강대국의 침략을 받은 나라를 보면서 우리는 한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방만큼의 강력한 군사력은 필요 없습니다. 스위스가 독일보다 강했기 때문에 중립국으로서 남은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상대방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바짓가랑이는 제대로 잡고 끌고갈 수준의 튼튼한 국방력은 반드시 필요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우리가 결국 너희한테 지긴 하겠지만, 절대로 쉽게 지진 않을 것이고 너희들 군사력을 최대한 같이 소모시키는 격렬한 저항을 할 것이다"라는 엄포를 놓을 수 있는 수준의 국방력은 필수적이었습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한국은 세계적인 기준에서 결코 약소한 나라가 아닙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선진국의 기준'이 될 정도의 인구와 산업력을 자랑합니다. 군방력에서 보았을 때도 왠만한 유럽 강국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군사력과 군비를 자랑합니다.
이런 한국을 '아시아에 놓인 선인장'에 비유합니다. 분명 중국이나 일본 입장에서 한국은 자기네 나라보다는 국력이 약한 나라로 여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약하다고 해서 쉬운 상대는 아니죠. 함부로 중국이나 일본이 한국을 굴복시키려 든다면 결국 이기긴 하더라도 소위 뜨거운 맛을 봐야할 것입니다.
문제는 한국을 이기고 굴복시켰다고 해서 바로 끝나는게 아니라, 또 쟁쟁한 국가들이 여럿 남아있습니다. 만약 한국과의 갈등에서 너무 많이 국력이 소모된다면 곧장 남아있는 강대국들과의 대결에서 힘이 빠지겠죠. 이런 적절한 긴장감과 힘의 균형 덕에 사람들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누가 더 강하고 약한가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게 아닙니다. 역사를 공부하고 조금만 고민해 본다면 어떻게 전략적 중립이 가능한지 이해가 됩니다. 짤은 대충 3국이 서로서로 견제하고 균형이 이루어지는 내용
https://www.fmkorea.com/876255592 )
오늘은 중립이라는 아주 협소한 주제에 대해서, 제 짧은 지식을 동원해서 아주 적은 예시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얻은 깨달음들은 충분히 다른 곳에서도 쓰일 수 있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여러 강대국들의 도전 속에서 살아남는 것처럼, 우리 개인도 한편으로는 참 잔인하고 냉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잘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직업을 하나씩 가지고 살죠. 그걸 통해서 일도 하고 돈도 벌면서 살아갑니다.
마치 중립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이상의 국방력이 필수적인 것처럼, 사람들도 최소 한가지 정도 자신의 밥벌이는 확실해야지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껍니다.
사람들에게도 나름 하나씩의 '무기'를 갈고 닦아놓아야 한다는 말이죠. 전쟁사를 알면 알수록 우리의 삶이나 아니면 공부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서 필자는 오늘도 전쟁사 관련 서적을 뒤적거립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https://orbi.kr/00027336409 - 번외편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https://orbi.kr/00027382337 - 18편 러일전쟁
https://orbi.kr/00027503697 - 번외편 기만과 속임수
https://orbi.kr/00027559260 - 번외편 MHRD
https://orbi.kr/00027622118 - 번외편 미래의 전쟁
https://orbi.kr/00027786178 - 19편 의료전선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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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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