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 1편 압박과 효율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0060720
수험생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습니다. 만약 수능 시험시간이 각 과목당 200분을 넘겼다면, 굳이 제가 쓴 글을 읽어야할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각 과목에 주어진 시간들은 수험생들에게 매우 빡빡한 수준입니다.
이렇게 제한된 시간과, 그 속에서 한정된 체력을 가진 우리들은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준비해야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정확성을 위해 완성된 알고리즘이 필요하고, 속도를 위해 효율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합니다.
저는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세우기 위해서 압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 주장의 아주 대표적인 예시는 바로 ‘전쟁’입니다.
수험생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비슷하게, 전쟁은 해당 시기의 모든 인간들에게 엄청난 압박감(pressure)을 부과합니다. 전쟁은 말 그대로 생존이 달린 문제이며, 후방의 장교와 정치인들 또한 정치적 생명을 걱정해야하는 그야말로 극한의 상황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출해야 상대방을 꺽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한정된 병력을 가지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공격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 목숨을 걸고 수많은 고민을 해야합니다.
전쟁이 주는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하여, 모든 분야에 대해 효율성을 극도로 강요합니다. 그 와중에 대표적인 것은 바로 기술발전입니다. 세계 2차 대전이 시작할 무렵에는 복엽기가 날라다니고 있었습니다. 6년 후 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제트기가 날라다녔습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제트기 Me262. 2차 세계대전 중 항공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전쟁을 치르는 동안 사람들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기술을 발전시킨다.
출처 국방홍보원)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공학’ 분야 중에서 가장 발달이 빠른 분야가 어디일까요? 아마 눈치를 챈 분들도 계실텐데, 바로 ‘병기공학’입니다. 병기공학은 공학 분야들 중에서 최우선적으로 자원이 투입되며, 발전 속도 또한 가장 빠릅니다. 왜? 이 기술은 한 나라의 국방을 좌지우지하고, 이는 곧 국민의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GPS나 네비게이션 기술은 원래 민간용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모두 군사용 기술로 사용되다가 민간용으로 전파된 것입니다. 군사용 기술이 민간 기술을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걸린 중대한 문제입니다. 극도의 압박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제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전술, 교육, 자원투입 모두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게 됩니다.
내가 비록 상대방보다 더 적은 자원을 가지고 있을 지라도,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내면 충분히 승리하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국가의 자원이 매우 풍족하고 충분하여 상대방 국가를 쉽게 이길 수 있다면, 굳이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에게 각 과목의 시간이 너무나 길고 충분하게 책정되어 있다면, 굳이 열심히 공부해서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자원(시간)이 풍족하기 때문에 굳이 효율성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우 빡빡한 수준이며, 우리가 풀어야하는 문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은 것들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습시간에는 너무나도 여유롭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압박감과 긴장감 없이 공부를 하게 되면, 시험시간이라는 극한의 상황을 위한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형성시킬 수 없습니다.
고수는 실전과 연습이 차이가 없습니다. 실전이 곧 연습이요, 연습이 곧 실전입니다. 우리는 평소 자습시간에도 압박감을 느껴야 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자습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시험시간에는 이를 악물고 문제를 풉니다. 이것은 전혀 잘못된 습관입니다.
자습시간에 오히려 이를 악물고 연습하고 고민해야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한 효율적인 알고리즘들을, 시험시간에는 여유롭게 적용하고 웃으면서 풀어나가야 제대로된 학습이 된 학생입니다. 우리가 항상 시험마다 고배를 마시는 이유는,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전쟁기간동안의 기술 발전을 예시로 들어,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어떻게 효율성을 강요하게 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수험생활이 전쟁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이라는 전투에 임하기 전, 우리는 생존을 걸고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압박감은 우리로 하여금 최선을 다하게 만들고, 지혜를 발휘하게 도와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어릴때 제일 중요한게 이런 생각을 해두는게 아닌가 싶어요 잘먹고 잘사는 제일 좋은...
-
2가 더 고난두 기출인가요?
-
하도 오르비를 하니까 14
일반인한테도 으흐흐 거리게 되노
-
파테코.
-
쵸비가 저정도로 힘들어하는거 진짜 드문데 도인비가 칭찬한 이유가 있었네
-
삼년만 더 빨리 태어났어도 5수했는데 아.
-
논술 0
수학4나오면 수리논술은 무리겟죠..?ㅜㅜ 인문논술 준비하려는데 인강만 듣고 가능할까여..
-
당일 되어야 알수있나요? 반이 안나와서..
-
개착했는데 ㄹㅇ
-
똥 은 오줌 파 도 나쁘지 않고
-
고3 슬럼프 2
요즘 기말도 끝나서 학교 자습시간에는 5시간정도 공부하는 것 같은데요 원래는 학교...
-
와 내신 한달동안 수능 안잡으니까 국어실력 다뒤져버렸네 0
이번주 다음주는 국어 재활치료 주간이다
-
[속보] '31.8조' 이재명 정부 첫 추경 국무회의 의결 0
[속보] '31.8조' 이재명 정부 첫 추경 국무회의 의결 [속보] 李대통령...
-
돈 싸들고 한국 뜨는 백만장자 2400명… 3년 만에 6배로 늘었다 0
《#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사장 A 씨는 이미 은퇴할 나이가 됐지만 자녀가...
-
4규 S1 N티켓 S1 풀었는데 얘네 둘은 정답률 70퍼는 나왔는데 이해원 생각보다...
-
ㅂ신 아. 쓰발 어떻게 집 독서실 반복인생에서 책을 잃어버리지?
-
작년에 4월 30도 찍었는데 올해는 5월까지도 30도 못본것같음
-
김승리쌤 커리 타고있는데 Ebschema랑 kbs랑 수능특강을 다 분석하는건...
-
새로 잡힌 과외 3
4수 나이로 전문대 간다고 하고 중1 정수 덧셈 뺄셈 하고 있는데 이해력 좋아서 잘...
-
ㅇㄴ..
-
확실히 대학때문에 사회에서 사회적시선이라던가 기회라던가 등등 여러방면에서 득보는게...
-
주인공은 검술쓰고 약간 검가 같은데서 자랐고 무슨 영역을 베는 훈련을 받는데 영...
-
어떻게 생각함
-
초2때부터 이랬는데 도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
나만 속았나 ㅅㅂ
-
생각했던 만큼 수시 마무리 해 최저 444만 맞으면 되고 프로미스나인 컴백으로 볼...
-
사실 그정도면 안망가지는게이상한데 진짜로 머리가 그후로는 안돌아감
-
술 한잔 하자고 추파던져야지..
-
이제야 씻는인생... 가서 2시간이라도 공부하자
-
ㅇㄴ;
-
신검 9월달인데 1
미룰까.. 하루 정도는 머 상관없으니 하고 올까
-
당직 하번했는데 0
바로 공부할까
-
흐아아아아암 1
-
우우린사랑하면아안돼요오
-
비문학 자연과학·기술 제재 기출 모음 (6) - 자동차 0
안녕하세요, 디시 수갤·빡갤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국어 강사입니다. 오늘은...
-
당근 낚싯대로 쓸거임
-
진짜 이때 폭염은 정말...
-
올핸 대학 갈거라는 거에요 진짜 갈거라는 거에여
-
대학생 기준 뭐쓰는지 궁금함
-
다들 화이팅 1
야호.
-
1-1 국1 수2 영1 통사1 통과1 한국사1 정보2 > 1.26 1-2 국1 수1...
-
그러니까 국어 영어 수학 다른 회사꺼를 각각 사야되던데 이럼 퀄이 들쭉날쭉 되는거...
-
강기본 강기분 1
08 현재 고2 고1땐 3모 3, 6모 3, 9모 높4, 11모 4 나왔고...
-
이해원 모고 0
재탕있나요? 25,26 둘다 사려고 하는데
-
10코인씩 막 주면 알림 ㅈㄴ떠서 빡침
-
님들 이거 누구게요 11
-
고등학교가 여자만 뽑다가 당해년도부터 남자를 뽑게 됬음 근데 이 소식을 광고하지...
-
최적은 처음듣는데 가르치네
-
얼버기 2
깊은 깨달음을 주는 글이네요..
다음 글은 언제 올라오나요?
넵 조만간 올라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