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이러한 것인줄 처음부터 알았다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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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의 눈물 나는 힘겨운 투쟁과 치열했던 연구 과정, 소년만화 주인공의 원대한 비전과 포부, 이미 성공한 위인들의 완성된 스토리를 보면, 역시 될 성 부른 떡잎들은 그 시작부터가 비범하였으며 평범한 우리는 그러한 위대한 도전을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을 유발합니다. 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내 영화계의 유명한 이동진 평론가를 처음 알게 된 것도 사실은 그를 비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대중의 평가와 다른 다소 현학적으로 보이는 감상평과 낮은 평점은 소위 잘난체 하는 것들의 공허한 삿대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영화 평론 평점 점수 등과는 별개로 그의 철학적 식견과 안목을 바탕으로 한 말들은 정말 그럴 듯 하게 들렸고 특히 이동진 평론가의 다양한 이야기 중 아래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좀 내용이 길게 이어져 있어서 이미지가 깨지지 않을지 좀 걱정입니다.

우리는 순수하고 위대한 동기가 무조건 시작부터 완벽하게 있어야 결말 또한 완벽하리라는 착각을 하곤 합니다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781/read/59851330
어찌 보면 제가 공부라는 것과 질문 노트를 작성하고 호기심으로 이 세상을 치열하게 바라본 것의 동기 또한 그다지 위대하거나 남들에게 자랑스러워 할 만한 장대한 서사의 출발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이 많은 저의 태도를 과학 선생님들이 높이 평가해주셨엇고, 학교에서 성적을 잘 받는 것이 곧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었기에 학문의 무슨 깊이 있는 지혜와 편견의 극복 같은 수준 높은 완벽한 동기로 시작한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러한 다소 현실적이고 그닥 이상적인 동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번 맛을 들린 공부는 결국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고 점점 발전하는 동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공부한다? 지금 저는 자취방에 혼자 처박혀서 스스로의 강렬한 의지와, 심각한 고통 속에서도 남들이 보지 않을때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동기로 하는 공부였다면 남들이 보는 곳에서만 열심히 하는 척을 했겠죠 평소에는 놀고.
얼마 전 제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Texas A&M이라는 텍사스의 유명한 전통적인 명문 대학교에 박사를 합격한 사람의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크게 축하해주었고 그간 제가 준비한 것들도 같이 공유하면서 약점 및 강점을 진단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당연히 처음 막연한 미국 박사를 희망할 때는 저의 동기는 대단히 속물적이고 현실적이었습니다. 미국 박사 타이틀이 뭔가 멋져 보인다! 저러한 명문대에서 박사를 합격했다면 나름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박사라니 한국 박사보다는 멋있어 보이지 않는가! 라는 막연하고 다소 속물적인 동기에서 준비를 시작했으나 곧 그러한 동기 따위로는 그 거대한 꿈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은요? 아직 준비 중이기에 자세히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결국 미국 박사의 본질이라던지 학자로서의 요구되는 마인드 셋 등을 여러 경험과 조언을 통해 알게 되면서 점차 그 동기는 강건해지고 압도적이고 극단적인 스트레스 속에서도 저를 지탱하는 깊은 뿌리가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뿌리가 깊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전혀 아닙니다 성장 과정 중 뿌리 또한 같이 깊어졌고 굵어졌기에 높아지는 줄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 뿐입니다.
오히려 제가 천재적인 직관과 예지력이 있어서, 막연히 박사 진학을 처음 준비 할 때부터 그 실상이라던지 속 이야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모두 알았더라면? 바로 포기해버렸을 것 같습니다 시작도 못했을 듯 합니다. 와 저렇게 힘들고 어려워?? 라는 것을 시작부터 알았더라면 저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딱지를 붙여버리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듯 합니다.
오히려 잘 알지 못하였고, 마치 이동진 평론가와 비슷하게 남들에게 잘 보여주고 싶다는 지적 허영심과 욕망이 더더욱 크게 작용하여 시작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값싸고 쉬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동기를 저 또한 가졌기에 마치 쉽게 시작하는 남들처럼 아주 쉽게 별 고민 없이 시작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딱 하나 중요한 점이 있다면,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쉬운 동기를 이제는 그 위치를 잘 파악하고 객관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값싼 동기가 아직도 유지되었다면 지금의 거대한 압박을 걸코 견디지 못하였을 듯 합니다.
오히려 생각이 많고 계획이 많고 아는 것이 많으면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시작 자체를 못 하는 것과 비슷하게, 잘 알지 못하고 그저 겉으로 보이는 멋진 모습에 반하여 쉽게 시작하였으나 결코 그 행동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가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고 저의 강력한 비전과 동기, 거시적인 목표를 이루고자 결의를 다지면서 시작했을 것 같습니까? 그건 그저 결과만을 보는 사람들의 착각과 상상일 뿐입니다.
실제로 좋은 대학 명문대를 각고의 노력과 어려움 끝에 합격한 학생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게도 처음부터 원대한 포부를 가진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대부분은 그저 부모님이 시켜서, 사회가 권장해서, 물질적이고 속물적인 기준에서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등 매우 현실적이고 우리 또한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차원의 동기에서 시작한 경우가 더욱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그 동기가 무가치하다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처음부터 다 깨달은 사람처럼 깊은 의미를 이해한 경우에만 시작할 수 있다면 애초에 시작이라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순수하고 진실된 동기, 현실의 상황에 따라서 쉽게 흔들리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동기는 물론 강력한 도전이 닥쳤을 때 개인을 버티게 해주는 그 내구성이 차원이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약한 동기가 의미가 없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험하면서 동기 또한 마찬가지로 변화하고 성장하였으며, 그 속도가 어려움의 속도를 앞질렀기에 지금 이렇게 잘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시작을 할 때는 되도록 뇌를 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시작해보는 것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예측과 상상에 너무나도 약한 존재이기에, 전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겪고 어떻게 변화를 할 지 전혀 확신하지 못합니다. 저도 10년 전에 지금의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무슨 점쟁이나 관상 사주 전문가나 예언자도 아니고 그걸 알 수 있을 리가 없고, 알아도 그닥 큰 차이도 없었을 것입니다.
완벽한 시작은 절대 없습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설정처럼 과거로 그대로 기억과 능력을 가지고 회귀하지 않는 이상 처음부터 모든 것을 극복하고 압도할 수 있는 뿌리 깊은 동기를 가지고 사람들이 시작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누구는 호기심이라는 개인적인 욕구에, 누구는 부모님의 권유와 부모님의 만족을 목표로 하였기에, 누구는 사회와 가문이 강요하였기에 우리는 별다른 고민과 걱정 없이 이 험난한 세상에서 시작이라는 씨앗을 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시작부터 모든 것이 완벽해야한다는 기준이 있었다면 결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론에 가서도 완벽하지 않은 것이 우리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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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추
인간에게는 완벽한 시작이란 없으며 완벽한 결과도 없다.
이상적인 동기보다는 쾌락적 동기나 타인의 평가와 같은 동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결국이는 근본적인 동기로 바뀌게 되어있다. 그힘으로 밀고 나가자
님 글은 볼 때마다 감탄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