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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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시간이 지나고 기출문제가 퍼지면서 점차 더 어렵고 신박한 유형이 새로 등장하는 것처럼, 전쟁사도 창과 방패의 끊임없는 투쟁의 결과물입니다. 시대가 발전하고 경험이 쌓여, 기술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무기를 먼저 눈치채고 선점하는 국가가 전쟁을 주도해왔죠.
그런 의미에서 세계 2차대전은 기존의 벌어진 전쟁에서 여러가지 측면에서 혁명적인 발전과 충격을 주었습니다. 전례가 없는 대규모의 인명, 물자를 소비하는 대규모 총력전은 산업공학적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고 치밀한 계산과 분석을 요구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뭐니뭐니해도 전통적인 해전의 상징인 '거함거포주의'의 종말과, 현대까지 이어져오는 '항공모함, 항공기 전성시대의 도래'입니다.
(독일의 전함 비스마르크는 세계 2차대전 초중반에 연합국에게 강력한 공포를 주면서, 동시에 거함거포주의의 종말을 암시한 최후를 맞는 드라마틱한 함생을 누립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8F%85%EC%9D%BC_%EC%A0%84%ED%95%A8_%EB%B9%84%EC%8A%A4%EB%A7%88%EB%A5%B4%ED%81%AC )
세계 1차대전에는 무조건 강력하고 아름다움 함포를 단, 두껍고 거대한 전함이 전쟁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는 드레드노트라는 전함의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무겁고 두꺼운 장갑을 단 전함은 작은 구경의 주포로는 도저히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죠. 무식한 떡대를 자랑하는 전함은 세계 2차대전 초까지 해군의 주력을 차지했습니다.
각국은 자국 예산을 쏟아부어 거대하고 큰 구경을 가진 전함을 경쟁적으로 건조하기 시작했고,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은 전쟁의 패권을 쥐기 위해 각자 유명한 전함을 여러척 건조했습니다. 앞서 나온 사진의 비스마르크 전함은 해군력이 빈약했던 독일이 그나마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전함이었습니다.
강력한 해군력을 가졌지만 워낙 넓은 범위를 지켜야하고, 섬나라라 해상 봉쇄에 민감했던 영국은 독일의 해군을 쉽게 제압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영국 해군은 독일 함대와 의도치않게 격렬한 싸움이 붙었고, 비스마르크는 영국 해군의 자존심인 후드 전함을 굉침시켜버립니다.
자존심에 강한 스크래치가 생긴 영국 해군은 모두 분노에 떨며 이 비스마르크를 잡기 위해 총출동했고, 바다를 이잡듯이 뒤져서 결국에는 비스마르크를 발견하고 쫓아가 침몰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재밌는 것은, 영국 항공모함 '아크로열'에서 출격한 뇌격기(어뢰를 단 항공기)의 공격을 받은 비스마르크가 조타키가 고장나면서 항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이 때문에 꼬리가 잡혀 침몰했다는 것입니다. 영국은 항공모함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했음에도 아직 시대가 바뀐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이제 일본 제국이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적으로 공격하면서 태평양 또한 세계대전에 휘말리게 됩니다. 인도와 싱가포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영국은 자국 식민지를 지키기위해 금쪽같은 해군 함선을 2대 차출했습니다.
전함 프린스오브웨일즈와 리펄스는 일본 해군과 육군의 영국 식민지 침공을 방어하고, 미국과 더불어 일본 해군에 압박을 가하기위해 출동했습니다. 이에 맞서 일본군은 육상에서 발진한 항공기로 이 영국 함대에 맞섭니다.
결과는? 처참하게 영국 해군이 박살납니다. 불과 며칠전 일본 해군이 가공할만한 위력의 항공모함 전대를 파견해서 미국 해군의 다리를 부러뜨려놨는데, 영국 전함 2척도 말레이 해전에서 사이좋게 격침당하고 맙니다.
(일본 항공기의 맹폭을 받는 영국 함대. 말레이 해전에서 영국은 강한 자부심을 가지던 신형 전함 2척을 잃게되면서 완전히 질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시대는 강력한 함포를 가진 느린 전함이 아니라, 매서운 공격력과 높은 기동성을 가진 항공기의 시대가 왔습니다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b=bullpen2&id=1567945 )
이때 전함의 한계와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깨달은 일본과 미국은 경쟁적으로 항공모함 건조와 훈련에 박차를 가했고, 이후 해전은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함포와 어뢰로 전통적인 방식의 전투도 여러번 벌어졌으나, 이런 전투에서도 항공모함의 존재 유무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기습이 어설프게 이뤄지면 적에게 훨씬 더 강력한 역습을 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만 공습에서는 일본의 철저한 정보통제와 작전 계획으로 미국 해군이 완벽히 기만당하여 방심하는 사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당시 입항하기로 되어있던 미국 항공모함이 늦어져서 항공모함은 온존했습니다.
이런 반격의 여지를 남긴 일본의 실수를 바탕으로, 미국은 일본 함대를 꾀어내어 기습을 가할 준비를 세우고 미드웨이 전투를 기획합니다.
자신이 기습을 가하는 입장이라고 안심하고 있던 일본 항모 기동부대는 미국의 습격을 당했고, 비록 여러차례 공격을 잘 막아냈으나 무질서하게 개판이 되어버린 일본 함대에게 미국 전투기들이 들이닥치면서 사이좋게 폭탄을 명치에 맞고 폭발합니다.
한순간에 항공모함 주력이 증발한 일본군은 이후 미국의 공세에 본토까지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고, 태평양 전쟁 말기 최후로 모셔두었던 비장의 카드인 야마토 전함에게 자살공격 수준의 명령을 내립니다.
(세계 최대의 구경을 장착했고 일본 해군의 정신적 지주였던 야마토는 미군 항공기들의 러쉬를 감당하지 못하고 폭탄과 어뢰를 두들겨맞고 침몰합니다. 이로써 거함거포주의의 상징인 전함은 완전히 전쟁에서 도태됩니다
https://brunch.co.kr/@herocwh/142 )
이제 느리고 무겁고 단단한 전함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해전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적을 먼저 파악해서 선제공격하여 섬멸시키는 현대 해전의 양상으로 돌아가게됩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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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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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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