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인지가 나쁘면 머리가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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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제목의 패러디는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에서 따왔습니다. 전 요새 학생설계전공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면서, 특히 남들보다 많이 뒤쳐진 상태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면서 제가 이것이 굉장히 약했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여러분 친구들 중에 분명 한 두명 정도, 공부한 것에 비해서 성적이 너무나도 잘 나오는 학생이 있을 껍니다. 내신이냐 모의고사 수능 점수냐 또한 중요하지만 일단 모의고사와 같이 좀 더 객관적이고 암기가 덜 중요하고,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알고리즘 구축이 중요한 시험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내신은 눈치 빠르고 선생님 말씀 딸딸딸 외우는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수능보다는 사고력의 테스트 수준이 약한 시험입니다.
저는 지난 여러 칼럼을 통해 제 과거와 트라우마, 공부한 과정 등을 설명했는데 저와 매우 친한 어느 한 분의 평가는 "굉장히 열정적이다" 였습니다. 저는 성격적으로 무언가를 미루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면서 빠르게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뭔가 과제가 주어지면 그날 바로 처리하려고 노력하며 무엇이든 일단 주어지면 바로 끝장을 내버리고 나머지 시간 동안 편하게 쉬고 노는 타입입니다.
그간 열심히 살아왔고 남들과 달리 과제를 미루거나 뒤쳐진 적이 없으니 큰 문제는 없었으나, 저의 행동 양식은 메타 인지가 필요 없었기에, 메타 인지 능력이 남들에 비해서 많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메타 인지는 IQ보다도 학습의 성과나 효율,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매우 널리 알려져 있으며 조금만 다큐를 찾아보아도 메타 인지가 뛰어난 학생들이 매우 높은 성적 분포를 이루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웃긴게 저도 IQ가 높은 편이긴 한데, 메타 인지가 떨어집니다
https://blog.naver.com/u2math/223254803331
다중지능이론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워드 가드너라는 교수님이 만든건데, 사람을 IQ라는 임시적인 숫자로 일렬로 세우는 것은 결코 사람의 복잡하고 다양한 지능과 능력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여 운동 지능이나 자연 친화, 대인 관계 등 우리가 얼핏 보기에는 수학 과학 문제 푸는데 도움 안되는 능력도 지능으로 넣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바로 자아성찰 지능, 곧 메타 인지 능력으로 이 능력은 어떠한 능력보다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김연아부터 유명한 사람들의 다중 지능을 측정하였더니, 상위 3개의 지능 안에 반드시 자아성찰 지능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예컨데 김연아 선수는 운동 지능이 뛰어나면서 자기 성찰 지능이 높은 사례이죠. 김연아 선수가 누굽니까 비록 노벨 과학상은 받지 못했지만 피겨 스케이팅으로 인류 역사에 이름을 박아둔 사람 아닙니까? 누구도 김연아 선수를 무식하다고 부르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전 지난 칼럼에서 무작정 열심히 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을 비판했는데, 당연히 저도 그 사람들에 포함됩니다. 저도 여태 무작정 열심히 무언가를 하긴 했었는데, 뚜렷한 방향성과 자기 점검과 효율성 체크 등을 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했습니다. 그 결과 아는 것은 많고 특히 글 쓰는 재주 하나는 나름 오랫동안 한 덕에 칭찬을 많이 받지만, 그냥 그건 칭찬 수준에서 끝나지 이걸로 본격적으로 돈을 번다던지 어디 랩실에 간다던지 등의 활용을 못하는 한계를 겪고 있습니다.
전 여태 강력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넓이의, 남들보다 여러 분야의 적당한 중간 정도의, 일반인~전문가 사이의 아마추어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여러 지식을 결합하고 창의적인 연결을 하는 데에는 재주가 있었지만, 정작 어느 한 분야에 대한 깊이를 달성하지 못하여 지금 당장 학부 인턴쉽조차도 지원해도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태 전 나름 머리를 자주 써오고 열심히 살아오고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총력 대응을 해왔으나,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같은 개념 외우는데 누구는 1시간 걸리고 누구는 10분 걸리면, 당연히 10분 걸리는 방법을 쓰는게 마땅한 것 아니겠어요? 근데 사람이 참 고집스럽기도 하고, 스스로의 오류를 인정하고 바꾸는 것을 힘들어해서 이걸 알아도 계속 1시간짜리 공부 방법을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이것도 일종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직성과 보수성, 폐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www.maeilschool.com/?p=1605
메타 인지 능력이 높은 학생들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매우 잘 알아차릴 것이고, 그러한 빈틈을 메꾸는 것에 매우 탁월할 것입니다. 출제자가 어떠한 방식으로도 학생들을 흔들더라도 그러한 취약점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여, 남들은 다 함정에 빠질 때 혼자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작 해법을 들어보면 그다지 천재적이거나 혁신적이지 않지만 매우 훌륭한 사고력을 발휘했다는 느낌이 드는 후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는 전쟁사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 군이 어떤 점에서 약하고 어떤 한계가 있고, 상대방이 어느 약점이 있는지를 잘 파악하는 메타 인지가 발달한 장군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상대방의 약점을 비집고 파고들어서 역전승을 쟁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표면에 드러난 성과에 열광하지만, 그 과정의 지혜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 공부는 참으로 훌륭한 인문학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메타 인지가 높든 낮든, 누구나 1시간 머리 싸메고 공부하는 것은 어렵고 당분을 많이 섭취해야 하고 피로가 쌓이는 과정입니다. 다만 메타 인지가 높은 학생은 남들이 1시간 공부해서 1개 외우고 공부를 제대로 할 때, 높은 효율로 공부를 할 수 있고 그러한 천재성과 효율성이 남들보다 앞서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어떠한 나라던지 간에 상대와의 전쟁을 결정하면 분노보다도, 차갑고 냉정한 메타 인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전력이 얼마나 되는가, 상대의 전력은 얼마나 되고 서로 유불리가 어떠한가, 그렇기 때문에 무슨 작전이 제일 효과적일 지 경제적으로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수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이세돌 9단을 쓰러뜨린 2016년의 알파고는 이창호 9단과 매우 유사하다고 합니다. 보수적이고 안전지향적으로 최대한 이기는 수로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11410350001581
바둑도 비슷합니다. 바둑도 과거 왕께서 아들 머리를 교육하고 좋게 하기 위해서 만든 매우 단순한 규칙으로 이루어진 게임이지만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현대에 와서는 대표적으로 인공지능에게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여러 경우의 수가 있으며, 단순무식한 방법, 그러니까 낮은 수준의 메타 인지 능력으로는 정복이 불가능한 어려운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바둑 기사들은 어려서부터 여러 수를 두고, 그 수의 전개 양상과 예상을 상상하는 훈련을 자주 합니다. 오랫동안 앉아서 바둑판을 쳐다보면 우리 눈에는 답답하고 대체 뭘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가지만, 그 사람들은 고도의 메타 인지를 활용하여 내 수가 괜찮은 수인지 매우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훈현 9단은 중국의 최강자를 꺽고 카퍼레이드를 받을 정도로 국수의 자리에 올라서 한국의 존경을 받았는데, 불과 열댓짜리 아이가 그 스승을 전성기일때 꺽어버리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반집승은 아직까지도 전설적인 방식으로 통하는데, 흑백이 처음 둘 때 유불리가 있기에 7.5집 정도(대회나 시대에 따라서 변화함)를 2번째 두는 쪽에 주어서 패널티를 상쇄합니다.
이창호는 그 반집까지도 생각을 하면서, 상대방과 동등한 수의 집을 얻어서 이기는 방식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두터운, 소위 돌부처라고 불리는 스타일로 제비라고 불리며 날렵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스승이 30대의 전성기 나이일 때 우승전에서 만나서 꺽어버리고 집에 스승과 같이 귀가하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주어 주변 사람들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축하를 해줘야 하나 위로를 해줘야 하나...)
이창호 9단은 평소 매우 어눌한 말투에, 동일한 표정에다가 심지어 군화의 끈을 묶질 못하였지만, 국회의원 약 170명의 등을 업은 이창호 9단을 위해서 특별히 조교가 찍찍이 군화를 만들어다 줄 정도로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머리를 쓰는 것이 형편없었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이창호 9단이 무식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월등한 메타 인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방식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상대의 약점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통해서 무지막지한 인내심을 바탕으로 적을 패퇴시킨 명장입니다.

보통 일본에서는 스승이 늙고 은퇴할 나이가 다 되어서야 제자를 들이는데, 이창호는 스승이 30대의 창창한 나이일 때 전성기일 때 정면에서 맞붙어서 박살을 내버린 것이 매우 유명한 에피소드입니다. 일본처럼 질서와 균형, 상호 관계를 중시하기 보다는 정말 마치 자식이 부모를 잡아먹고 빠르게 크는 것처럼, 야성이 넘치는 한국의 환경에 어울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002030035001
웬만한 IQ 높은 헛똑똑이들, 저 같은 범부들이 15년 동안 공부를 하고 바둑을 훈련해보았자 저런 괴물한테 승리할 수가 있겠어요? 저 사람들은 그냥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고등한 인지 사고력, 바로 메타 인지 능력이 발달한 초인류라고 생각하고 진정한 천재들입니다.
여러분에게 제가 좌절감을 주려고 글을 쓰는 거겠어요? 저도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지만 충분히 후천적으로 훈련되고 발달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이렇게 학습 칼럼으로 길게 주절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씩 연습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차분하게 좀 더 멀리서 지켜보고, 좀 더 객관적으로 마치 남이 나를 보듯이 균형있게 보는 것을 추구하고, 성급하고 본능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아주 잠깐, 한 5초씩만 생각하고 기다리면서 행동해보고, 저처럼 글을 쓰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메타 인지가 낮으면? 머리가 고생한다~ 머리가 좋은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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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