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0-03-02 18:25:37
조회수 481

직업과 경제 13편 - 사회의 damage control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8157194





 지난 편에서는 한국의 뛰어난 의료산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번편에서는 의사처럼 사회에서 필수적이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방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국의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업무에 종사함으로서 국민들이 그 혜택을 받는 것처럼, 한국의 소방관들은 열악한 조건과 지원 속에서 오늘도 화재를 진압하고 안전사고를 수습하고 계십니다. 소방관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하기에 저도 여러분도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존경받는 직업 1위 소방관. 출처 신문은 동아일보.

http://www.donga.com/news/Society/more29/article/all/20160516/78110950/1 )






 

 소방관들이 사회의 안전망에 기여함으로서 사회가 얻게 되는 이익은, 마치 전쟁에서 군대가 얻게 되는 이익과 비슷합니다.




 저는 여태 전쟁사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한번도 직접적인 전투에만 집중한 적이 없었습니다. 전투 이면에 숨겨진 사실들을 발굴해서 승패에 준 영향을 분석해보았습니다. 특히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안전’입니다.




 전쟁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극한의 상황입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 자신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아군 무기고에 포탄이 떨어져서 유폭으로 대량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끊임없이 안전이 위협받으며,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받는 피해 말고도 다양한 경로로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선박, 군함에서의 안전은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각국의 해군은 damage control이라 하여 위험과 안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일을 계속해왔습니다. 엔진에 불이 옮겨붙어 작동불능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격벽을 폐쇄하고, 가까운 인원이 가장 먼저 화마에 달려듭니다.




 선박에 구멍이 나서 물이 계속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무판자나 철재를 이용해서 임시방편으로 막는 방법, 무기와 화약이 가득한 탄약고에 치명적인 유폭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해수를 일부러 끌어들여 침수시키는 방법 등 사전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축소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damage control 개념이 매우 발전한 군대가 바로 미군입니다. 이미 태평양 전쟁부터 미군은 세계적인 수준의 데미지 컨트롤 개념을 확립해놓았으며, 이는 미군이 상대방과 끈질기게 싸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합니다.




 상대 일본항모는 약간의 공격으로도 적절하지 못한 안전조치로 자기들끼리 터져나갈 때, 미군은 계속된 공습에도 불구하고 수리반원들이 달려들어 피해를 말끔하게 복구해버립니다. 이 때문에 전투가 장기전으로 이어져도 미군은 뒷심을 발휘해서 상대에게 기필코 치명타를 먹일 수 있었습니다.




 안전에 투자함으로서, 직접적으로 군대의 공격력이 늘어났습니까? 아닙니다. 안전에 투자한다고 폭탄이 더 잘 터지지 않습니다. 표적에 대한 명중률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군의 맷집을 키워버림으로써, 결국에는 군대의 성능과 안정성에 기여합니다. 이는 결국에는 전투력으로 이어집니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군 전투기에 공격받고 심한 손상을 입은 항공모함 요크타운.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기필코 수리를 해내서 좀비처럼 상대방과 장기전에 돌입합니다

https://www.dailypress.com/military/dp-nws-yorktown-midway-20120606-story.html )






 마찬가지로 소방관들이 국민과 국가의 안전에 기여함으로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신의 생업에 안심하고 종사할 수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며, 결국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돌아갑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0807200&isYeonhapFlash=Y&rc=N)




 만약 한국의 소방체계가 제대로 발전하지 않았다면, 여러분이 공부하는 학원에 불이 나도 적절히 대처가 안될 것이며, 또 복구에도 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소방관들이 헌신과 노력으로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고, 빠르게 학원을 보수한다면 여러분은 곧바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군대의 안전사고 대처능력이 높아지고, 데미지 컨트롤이 잘 발달되어 있다면 전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한때 지중해와 유럽을 재패했던 로마군은 창과 방패로 이겼다기 보다는 삽과 곡괭이로 이겼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로마군의 전투력, 병기가 그렇게 상대방보다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물론 더 좋긴 했습니다만, 압도적으로 좋아서 이것으로만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로마군이 상대방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분야가 있었습니다. 바로 병참과 보급, 의료시스템이었습니다.







(화살촉을 뽑는 로마 군의관의 모습. 로마군은 당대 최강의 군대 의료 시스템을 갖추어 병사들이 온전히 전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쳐주었습니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51514103611809)





 로마군이 제일 잘했던 것은 전투보다도, 도로 닦고 보급품 운송하는 것이었습니다. 잘 정비된 병참선으로 보급품이 끊임없이 공급되었고, 장기전으로 갈수록 상대는 빈약한 보급문제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면서 전투력이 떨어졌습니다.




 여러분이 소방관이 되어서 열심히 화재를 진압하고, 의사가 되어서 많은 환자들의 상태를 개선시킨다면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묻고 싶군요. 여러분은 어떤 직업으로, 어떤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까?






https://orbi.kr/00022647289 - 1편 개요

https://orbi.kr/00022813962 - 2편 다양성

https://orbi.kr/00022881733 - 3편 문화대혁명

https://orbi.kr/00023040442 - 4편 번외편 국력

https://orbi.kr/00023419806 - 번외편 통역, 외교관

https://orbi.kr/00024502654 - 5편 조선의 경제학

https://orbi.kr/00024607294 - 6편 역할분담

https://orbi.kr/00024710368 - 7편 조선의 경제학, 독과점

https://orbi.kr/00024760290 - 8편 창의성

https://orbi.kr/00024817233 - 9편 번역

https://orbi.kr/00024894728 - 10편 판소리꾼

https://orbi.kr/00025463784 - 11편 과학과 공학의 차이

https://orbi.kr/00026990470 - 12편 대학원생

rare-세종대왕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