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경제 13편 - 사회의 damage control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8157194
지난 편에서는 한국의 뛰어난 의료산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번편에서는 의사처럼 사회에서 필수적이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방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국의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업무에 종사함으로서 국민들이 그 혜택을 받는 것처럼, 한국의 소방관들은 열악한 조건과 지원 속에서 오늘도 화재를 진압하고 안전사고를 수습하고 계십니다. 소방관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하기에 저도 여러분도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존경받는 직업 1위 소방관. 출처 신문은 동아일보.
http://www.donga.com/news/Society/more29/article/all/20160516/78110950/1 )
소방관들이 사회의 안전망에 기여함으로서 사회가 얻게 되는 이익은, 마치 전쟁에서 군대가 얻게 되는 이익과 비슷합니다.
저는 여태 전쟁사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한번도 직접적인 전투에만 집중한 적이 없었습니다. 전투 이면에 숨겨진 사실들을 발굴해서 승패에 준 영향을 분석해보았습니다. 특히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안전’입니다.
전쟁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극한의 상황입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 자신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아군 무기고에 포탄이 떨어져서 유폭으로 대량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끊임없이 안전이 위협받으며,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받는 피해 말고도 다양한 경로로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선박, 군함에서의 안전은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각국의 해군은 damage control이라 하여 위험과 안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일을 계속해왔습니다. 엔진에 불이 옮겨붙어 작동불능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 격벽을 폐쇄하고, 가까운 인원이 가장 먼저 화마에 달려듭니다.
선박에 구멍이 나서 물이 계속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무판자나 철재를 이용해서 임시방편으로 막는 방법, 무기와 화약이 가득한 탄약고에 치명적인 유폭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해수를 일부러 끌어들여 침수시키는 방법 등 사전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축소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damage control 개념이 매우 발전한 군대가 바로 미군입니다. 이미 태평양 전쟁부터 미군은 세계적인 수준의 데미지 컨트롤 개념을 확립해놓았으며, 이는 미군이 상대방과 끈질기게 싸울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합니다.
상대 일본항모는 약간의 공격으로도 적절하지 못한 안전조치로 자기들끼리 터져나갈 때, 미군은 계속된 공습에도 불구하고 수리반원들이 달려들어 피해를 말끔하게 복구해버립니다. 이 때문에 전투가 장기전으로 이어져도 미군은 뒷심을 발휘해서 상대에게 기필코 치명타를 먹일 수 있었습니다.
안전에 투자함으로서, 직접적으로 군대의 공격력이 늘어났습니까? 아닙니다. 안전에 투자한다고 폭탄이 더 잘 터지지 않습니다. 표적에 대한 명중률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군의 맷집을 키워버림으로써, 결국에는 군대의 성능과 안정성에 기여합니다. 이는 결국에는 전투력으로 이어집니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군 전투기에 공격받고 심한 손상을 입은 항공모함 요크타운.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기필코 수리를 해내서 좀비처럼 상대방과 장기전에 돌입합니다
https://www.dailypress.com/military/dp-nws-yorktown-midway-20120606-story.html )
마찬가지로 소방관들이 국민과 국가의 안전에 기여함으로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신의 생업에 안심하고 종사할 수 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며, 결국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돌아갑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0807200&isYeonhapFlash=Y&rc=N)
만약 한국의 소방체계가 제대로 발전하지 않았다면, 여러분이 공부하는 학원에 불이 나도 적절히 대처가 안될 것이며, 또 복구에도 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소방관들이 헌신과 노력으로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고, 빠르게 학원을 보수한다면 여러분은 곧바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군대의 안전사고 대처능력이 높아지고, 데미지 컨트롤이 잘 발달되어 있다면 전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한때 지중해와 유럽을 재패했던 로마군은 창과 방패로 이겼다기 보다는 삽과 곡괭이로 이겼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로마군의 전투력, 병기가 그렇게 상대방보다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물론 더 좋긴 했습니다만, 압도적으로 좋아서 이것으로만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로마군이 상대방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분야가 있었습니다. 바로 병참과 보급, 의료시스템이었습니다.
(화살촉을 뽑는 로마 군의관의 모습. 로마군은 당대 최강의 군대 의료 시스템을 갖추어 병사들이 온전히 전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쳐주었습니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51514103611809)
로마군이 제일 잘했던 것은 전투보다도, 도로 닦고 보급품 운송하는 것이었습니다. 잘 정비된 병참선으로 보급품이 끊임없이 공급되었고, 장기전으로 갈수록 상대는 빈약한 보급문제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면서 전투력이 떨어졌습니다.
여러분이 소방관이 되어서 열심히 화재를 진압하고, 의사가 되어서 많은 환자들의 상태를 개선시킨다면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묻고 싶군요. 여러분은 어떤 직업으로, 어떤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까?
https://orbi.kr/00022647289 - 1편 개요
https://orbi.kr/00022813962 - 2편 다양성
https://orbi.kr/00022881733 - 3편 문화대혁명
https://orbi.kr/00023040442 - 4편 번외편 국력
https://orbi.kr/00023419806 - 번외편 통역, 외교관
https://orbi.kr/00024502654 - 5편 조선의 경제학
https://orbi.kr/00024607294 - 6편 역할분담
https://orbi.kr/00024710368 - 7편 조선의 경제학, 독과점
https://orbi.kr/00024760290 - 8편 창의성
https://orbi.kr/00024817233 - 9편 번역
https://orbi.kr/00024894728 - 10편 판소리꾼
https://orbi.kr/00025463784 - 11편 과학과 공학의 차이
https://orbi.kr/00026990470 - 12편 대학원생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3되서도 화1한다하면 욕쳐먹는데 아예 처음부터 깔끔하게 포기해버리지?
-
언매 88점 6번 8번 둘다 김창협 아저씨 주장 놓친듯 19번 당연히 유부남인것을...
-
약간번아웃인가 1
라고하기엔그리많이불태운것같지않은데
-
맨날갇혀있으니까 재미가없다
-
얼마전에 듣기로는 울의를 갔다네.. 세상 참 알수없다
-
나한테 국물이라도 떨어지길 원하지 내가 속한 집단이 발전하길 원한다거나 그런 거창한...
-
아니 나 진짜 0
현여기랑 실모배틀 뜨면 쳐발릴듯
-
나머지는 왜 그러는거임 도대체 뭐 시벌 허수볼때 같이 봤냐? 딮기 욕할거면 꺼지십쇼...
-
두근두근
-
5모 이후 사탐런 세지 사문중에 6모전 뭐하면 젛나요? 0
개념은 둘요안해서요 6모전에 개념 조금은 듣고 싶은데 둘중에 개념먼저하먼 좋을것...
-
어떻게 이런 디자인을 뽑은거지
-
이제는 더 미루면 안돼
-
수능 직후 정답외운뒤 죽으면 응시직전으로 돌아갈수있자나
-
부탁이다
-
난 버러지야
-
가계도 문제수 0
몇문제 나오냐요??
-
The unfolding of Spirit in history does not...
-
교회를다녀볼까 2
잠시나마 종교를 믿는게 정신건강에 더 좋을지도 몰라
-
허슬독서 0
시간안에 다 풀리긴하는데 ㅈㄴ 많이 틀리네 야발 문학은 정답률 괜찮은데...
-
들어가야할듯 주변에 낮공대 다니시는 분있는데 마땅히 취업루트가 정해져있지를않아서...
-
비문학 강의 0
독서 혼자하고 있었는데 요즘 모의고사 보면 점수가 너무 안 나와서 강의를 좀...
-
정병도진다 4
시험만 앞두면 정병 도져서 집중이언되고 똥마려운 개마냥 초조해짐 에휴…
-
빈칸 자작 킬러 0
Language, when abstracted from its use, tempts...
-
몰아놓은책 업ㄹ음?
-
(홍보글에는 대부분 잡담 태그가 달려 있어요 알림을 받지 않고 싶으시다면 잡담...
-
진짜 턱걸이여도 2등급은 받고싶은데 11-14번대 먼저 확실히 맞히는 목적으로 기출...
-
사고의 전환 1
나는 반수중이고 어제 시작한거임
-
이번 덮 국어 2
4덮이랑 비교했을 때 많이 쉬운 편임??
-
집중이 안된다 도파민이 필요해
-
메가패스끊어버림,, 엄마미안해
-
금연중 3
18년째
-
쉬4에서도 나가는 수준이면요..
-
늙기싫다 7
한창 좋을 나이인 지금도 형편없는데
-
3모 5모 미적 78(딱1컷) 80(1컷77?)임 수능때 2받고시픔 현여기라...
-
전국민 25만원 0
이거 무상으로 나눠준다? 자세히는 모름 근데 무슨 코로나로 생업 개처말아먹고 빚더미...
-
몇등급인가요??
-
드릴보다 어렵나요??
-
5덮 피드백 2
언매 4번: 2번 걸렸는데 5번에서 김간은 정 없어서 (시간없어서) 걍 5번찍고...
-
수학2뜰 확률보다 10
영어2뜰 확률이 더 높음
-
내가 담배를 맛있게피긴해,,
-
시즌1 미적 난도 어떤가요??? 쉬운가요??? 기다렸다 시즌2 푸는게 좋을까요???
-
저러기도 쉽지 않은데 ㄷ
-
25입시에서 내신 cc로 들어가신 분들.. 설문과 합격자 분들 몇점으로...
-
엉엉 수학 첫 백점임 엉엉엉
-
수학1 수학2같이 수능범위로 내신시험 친 학교 있나요?
-
근데나게이라어떤짓을할진나도모름 으흐흐
-
기차에서 풀어서 집중이 안되기도 했지만 10번 빼고 2분남아서 타이머 멈춘.. 시간...
-
재밋네이거 3
이재명지지자들이카페바로앞에서춤추고잇음
-
대충험한욕
-
면접 테스트를 보기로 했는데 뭐 준비해 가야할까요..? 킬러랑 지엽적인 문제가 나올까요..?
항상 글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