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경제 12편 -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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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흔히 퍼진 대학원생 드립이 참 많죠. 대학원생은 물에 빠져도 사람살려가 아니라 대학원생 살려라고 한다던지
일단 대학원생에 관한 사회적 이슈는 대체로 대학원생과 교수라는 갑을관계에서 기인합니다. 대학생과 교수의 관계는 쉽게 표현하자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제공받는 사람입니다.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교수의 수업을 듣고 평가도 가능하고 이메일로 항의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원'이 붙는 순간 대학원생과 교수는 스승과 제자라는, 아주 긴밀한 사이가 됩니다. 여러분이 여태 자라나면서 부모님한테 여러가지 밥상머리 교육도 받고, 인생과 진로에 대한 영향도 많이 받으셨죠? 다소 냉정한 관계에서 서로 긴밀하게 여러가지를 주고받는 관계가 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교수의 생각과 태도, 성격에 따라 대학원생은 아주아주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런 도제식 교육은 교수가 대학원생에게 매우 밀착하여 집중력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제공함과 동시에 얼마든지 교수의 선택에 따라 스트레스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입니다.
(기계공학과는 코끼리가 들어가는 냉장고를 만든다하고, 국어국문학과는 조교한테 시킨다고 국어선생님이 드립을 치더라고요 ㅋㅋㅋㅋ)
예전에 말했듯이 교수는 단순히 사람 한명이 아니라 작은 기업체의 느낌이 강합니다. 그 교수 밑에 석박사가 몇명, 연구원이 몇명 달라붙어서 교수의 전공분야에 관한 실험과 연구를 진행합니다.
비슷하게도 국회의원도 개별이 각각의 '기관'입니다. 국회의원들 밑에 보좌관도 있고 정책연구원도 둘 수 있고, 그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모인 중소기업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문제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국회의원이 자기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채용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해당 국회의원은 사죄하고, 다른 국회의원들도 자기들의 보좌관을 대거 교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소위 말해서 특채로, 알음알음 인맥으로 뽑힌 사람들이 많았다는거죠.
그러니까 대학원생이 된다는 것은 해당 교수의 조직에 소속된다는 것을 말하며, 단순히 시험을 쳐서 뽑지 않습니다. 인터뷰와 면접은 필수적으로 합니다. 교수는 여러분의 학점과 전공, 스펙을 면밀히 보고 성격까지 고려하면서 채용을 고민할 것입니다.
굳이 대학원생을 예시로 든 이유는, 만약 대학원생을 준비하는 상상을 해보면서 다른 직업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지 설명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예전에 제가 다니는 대학의 산업공학과 교수님과 면담을 하면서 대학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산업공학과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이 교수님께 제가 글 쓰는 것도 말씀드렸죠)
"만약 너가 글로 충분히 표현을 잘 할수 있고, 또 빅데이터나 통계에 관련된 도구를 잘 다룬다면 당신의 학점이 낮더라도 무조건 대학원생으로 뽑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교수는 해당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오랜 경력동안 다룬 전문가입니다. 그래서 각자의 영역에서 지식이 풍부하죠. 그런데 대학원생은 교수만큼의 지식의 깊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젊기에 새로운 기술이나 요새 뜨는 소프트웨어에 친화적이죠.
그렇기에 교수는 대학원생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수해주고, 대학원생은 그 데이터를 받아 해석하거나 나름의 새로운 기준으로 정리하거나, 혹은 논문의 형태로 글을 써서 남들에게 잘 표현한다면 금상첨화라는 것이죠.
(글을 쓴다는 것은 언어를 다루어서 남들에게 자신이 생각하고 공부한 바를 표현하는 도구라는 것입니다. 칼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고기 써는 일을 맡기겠죠? 마찬가지로 글을 잘 쓰는 대학원생에게 교수는 데이터를 준다는 겁니다
https://brunch.co.kr/@plusclov/44 )
꼭 글만 잘 써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번에 '언어는 표현을 하는데 쓰는 도구이다(https://orbi.kr/00026802553)' 칼럼에서 수학도 그림도, 기호도 다 언어라고 했었죠. 그러니까 수학이나 그림을 잘 다루는 사람도 나름 자신의 영역을 남들에게 잘 표현하고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뭔가 한가지 도구는 매우 잘 다루는 것이 대학원생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나중에 어떤 직업이든 하는 것도 좋다는 것이죠. 예컨데 영어와 한국어 둘 다 능통하다면 어디에 가서 번역하거나 통역해주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는 외국어 능력이 그의 뛰어난 도구인거죠.
또 누구는 말을 참 잘해서 대변인이나 협상가로 활약할 수도 있습니다. 언변이 여기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도구였습니다. 누구나 사람들은 한가지씩은 자기가 매우 잘하는 도구가 있기에 성공하고 직업을 가져 먹고살 수 있습니다.
https://orbi.kr/00022647289 - 1편 개요
https://orbi.kr/00022813962 - 2편 다양성
https://orbi.kr/00022881733 - 3편 문화대혁명
https://orbi.kr/00023040442 - 4편 번외편 국력
https://orbi.kr/00023419806 - 번외편 통역, 외교관
https://orbi.kr/00024502654 - 5편 조선의 경제학
https://orbi.kr/00024607294 - 6편 역할분담
https://orbi.kr/00024710368 - 7편 조선의 경제학, 독과점
https://orbi.kr/00024760290 - 8편 창의성
https://orbi.kr/00024817233 - 9편 번역
https://orbi.kr/00024894728 - 10편 판소리꾼
https://orbi.kr/00025463784 - 11편 과학과 공학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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