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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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국어 '메뚜기'는 16세기에 등장한 '묏도기'로 소급된다. 18세기에는 '묏독이'가 등장하는데 이는 '도기'를 분철한 표기이다. '묃도기'는 ㅅ과 ㄷ의 음가가 더 이상 변별되지 않은 근대 국어에 들어서며 표기법에서 혼란이 생긴 것이다.
19세기에는 'ㅚ'가 'ㅔ'로 변한 '멧독이'와 '메ㅼㅗㄱ이'가 나타난다. 'ㅚ>ㅔ'는 '뫼초라기>메추라기', '뵈ㅶㅏㅇ이>베짱이' 등에서도 보이는 변화라고 한다. 아마 근대국어 땐 'ㅚ'와 'ㅔ'가 모두 단모음화하였기에 표기상의 혼란이 일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ㅅ계 합용병서의 음가는 논란이 있지만 근대에서는 된소리를 나타낸 것으로 보므로 '메ㅼㅗㄱ이'의 발음은 사잇소리 현상으로 인해 경음화가 일어난 '멧독이'와 똑같이 발음되었을 것이다. 그러다 양성모음 'ㅗ'가 음성모음 'ㅜ'로 바뀌었고 '멧돼지'나 '멧비둘기', '멧누에'와 달리 '뚝이'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으니 연철되어 '메뚜기'로 쓰여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변이형으로는 ㅅ이 탈락해 제2음절의 초성 ㄷ이 평음으로 약화되어 발음된 '뫼독이'와 '메독이'가 있다.
그렇다면 '메뚜기'는 어째서 '묏도기'라는 형태로 쓰였을까?
ㄴ 갈로아 만화
위는 카연갤과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곤충 관련 만화가 갈로아의 만화 중 일부이다. '묏도기'에서 ㅅ은 사이시옷이니 이를 제외한 '뫼'는 당연히 산을 뜻하는 옛말임을 알 수 있다. '도기'로 쓰인 이 말은 일반적으로 '뛰기'로 생각된다. 명사형 어미 '-기'는 근대(아마 노걸대언해를 기점으로)에 들어서야 활발하게 쓰이기 시작했고 '-옴/움'이 자주 쓰인 것은 맞으나 '-기'가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덜 쓰인 건 팩트).
이 의견의 문제는 '뛰다'의 옛말이 'ㅳㅟ다'라는 것이다. ㅂ계 합용병서는 두 자음 다 발음되었으리라 추정되니 발음은 [ptujta] 정도였을 것이고 'ㅟ'와 'ㅗ'는 큰 차이가 있다. 'ㅟ'는 이 당시에는 이중모음이었는데 'ㅜ'와 'ㅣ'를 빨리 말한 [uj]였을 것이고 'ㅗ'는 현대국어의 'ㅗ'와 별 차이 없는 [오(o)]였을 것이다. 이 모음에서의 차이를 과연 음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그리고 ㅂ계 합용병서에서 갑자기 ㅂ만 사라지고 '도기'만 쓰인 것도 설명하기 어렵다. '뛰다'와 맞추려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거 같기도 하다. 명사형 어미 '-기'가 붙은 것으로 보려면 '도다' + '-기'여야 한다. 다만 타당해 보이진 않는다.
몇몇은 타밀어라든가 인도어에서 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펼치는데 이는 공시적인 형태로 비교하기에 완전히 틀린 말이다. 산을 뜻하는 '뫼'에 속격 조사 ㅅ, '도기(도기>독이>ㅅ독이>똑이/뚝이>뚜기)'가 붙은 것인데 타밀어와의 관계를 찾을 수 없다. metti에서 그 어원을 찾는 건 개소리다.
결론은 산을 뜻하는 '뫼'와 다른 단어가 합쳐져 '묏도기'라는 단어가 형성되었는데 속격조사 ㅅ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아 '도기'는 하나의 명사로 쓰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도기'의 뜻은 불명이나 적어도 '메뚜기'가 인도어에서 왔다는 소리는 개소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한 사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QfDM36QEHY
이 영상의 4분 58초부터 '메뚜기'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지만 처음부터 보는 걸 추천한다.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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