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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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고양이가 귀여워짐. 원래 동물 안 좋아했는데 짤로 보니까 좋다
‘고양이’는 ‘고양이’를 뜻하는 ‘괴’에 접미사 ‘-앙이’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앙이'는 ‘무말랭이'나 ‘조랭이', ‘곰팡이'에서 보이는데 ‘작은 것'을 뜻한다.
‘괴’는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나는데 당시에는 ‘고이[koi]’처럼 소리나는 것이었다. g가 아니라 k인 이유는 어두에서의 ㄱ은 연구 무성 파찰음으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중세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ㅚ, ㅟ, ㅐ, ㅔ는 각각 ‘오이, 우이, 아이, 어이'를 빨리 발음하듯이 한 [oj/uj/aj/əj] 정도로 발음되어 그 당시 발음은 [괴]가 아니라 [고이]였을 것이다. 비슷한 경우로 '참외'의 '외'가 '오이'다. 원래 '오이'는 '외'로 쓰이다 근대국어에 기존 발음을 살린 '오이'로 정착한 거다.
‘괴'는 고려시대에도 비슷하게 발음되었다. 계림유사에서는 “猫曰鬼尼”라고 하였는데 이는 “고양이는 귀니라고 말한다"라는 뜻이다. 재구음을 보면 ‘kuni’ 즉 [구니]나 [고니]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서 ㄴ이 탈락되며 ‘고니'에서 ㄴ이 탈락하여 ‘고이'가 되고 이것이 훈민정음 창제 후 [오이/oj] 발음을 나타내던 ㅚ로 표기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고려사에서는 ‘高伊’로 음차되었으니 이때도 비슷한 발음이었다.
이 ‘괴’에 접미사 ‘-앙이’가 결합한 ‘고양이’는 17세기에 간행된 <역어유해>에서 처음 보이는데. ‘괴 + -앙이’는 ‘괴앙이, 괴양이’로도 나타날 것 같으나, ‘괴앙이’는 문헌에 보이지 않고 ‘괴양이’가 19세기에 나타난다. 이 ‘양이'는 반모음을 지니던 ‘ㅚ[oj]’와 만나며 ‘j+앙>양'이 됐을 것이다. ‘고양이’가 ‘괴양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되는 것은 19세기 말이라고 하는데 17세기에 ‘고양이'가 쓰인 기록은 ‘역어유해' 말고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이 '-앙이'는 '작은 것'이란 뜻을 더해주는 접미사 '-아지'와 어원이 같다고 하며 '도야지'가 '돼지'가 된 것처럼 '괴(고양이)'의 새끼를 괴앙이라고 부르다가 음운 변화를 거치며 의미가 변했다고 보기도 한다.
<한불자전>처럼 19세기 말에 이루어진 문헌에서는 ‘고양이’가 보다 대표적인 형태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어원 의식이 약해지며 ‘괴'보다 ‘고'가 더 선호되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국국원은 ‘괴양이’가 명사 ‘괴’와 관련되어 있다고 이해하지 못하고, 당시 만연해 있던 ‘ㅣ모음 역행동화’ 현상이 적용된 것으로 이해하여 ‘고'로 고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고 + 양이’가 ‘괴양이’로 ‘ㅣ모음 역행동화’ 현상의 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를 잘못 되돌림으로써 ‘고양이’라는 형태가 탄생하게 됐단 것이다. 과도 교정의 예라 할 수 있겠다. 20세기 초에 간행된 한자 학습서에 ‘괴 묘’가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점점 ‘고양이 묘'로 바뀌어 갔다고 한다.
그리고 ‘괴양이'가 나타나면서 준말인 ‘괭이'의 형태가 보이게 되었다. 참고로 '괴발개발' 할 때 그 '괴'가 고양이다.
어원상으로 고양이는 원래 고양이를 뜻했던 '괴'와 접미사 '-앙이'의 결합이지만 '괴+앙이'의 결합으로 분석해 내기엔 형태가 너무나 달라졌다. 지금은 단일어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다 따지면 단일어인 놈들이 없다. 통시적 관점에서 보면 파생어겠지만 일단 공시적 관점에서 문제를 내니 '고양이'는 단일어로 보자. 나올 가능성은 없겠지만 굳이 낸다면 따로 지문을 줄 거다.
표기
1103 귀니[고니](鬼尼) - 계림유사
1285 고이(高伊) - 고려사
1461 괴[koi] - 능엄경언해
1527 괴[koi] - 훈몽자회
1610 괴[koi] - 동의보감
1650 괴양이 - 숙명신한첩
1710 괴 - 몽예집
1820 고양(古羊) - 다산시문집
1908 괴 - 지석영 아학편
1920 고양이 - 동아일보
ㄴ 구급간이방언해(15세기)
* 제주 사람은 알겠지만 고양이의 방언은 '고넹이'다. 재밌게도 계림유사에서 말한 ㄴ 발음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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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 괴발개발과 개발새발은 모두 표준어이다
고양이의 어원을 찾을 생각을 했다니...ㄷㄷ
'개발새발'은 짜장면이랑 같이 표준어로 지위가 올라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