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의 대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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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25살 나이로 지극히 일반적인 학과 입학했었음
전체 40명중에 N수생이 저와 재수생... 이렇게 딱 2명뿐
애초에 잘지내야지, 설레인다 이런 마음으로 대학생활 시작한게 아니라서
관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나를 꺼리면 받아들여야지 생각하고 있었음
자기소개때 "제가 6년만에 온 대학교 1년만에 오셨네요"
라고 반 농담식으로 하고, 그동안 수능 준비한 것, 기타등등 솔직한 얘기를 했는데
나빼고 자기소개 다 대충하고 나만 첫 스타트에 진지하게 해서 대학생활 꼬인건가가 했음.
그런데 오히려 날 그냥 나이많은 노친네, 거부감드는 아저씨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동기로 받아들여줘서 오히려 저때부터 참 편하게 지냈음
그도 그럴 것이 애들은 고3마치고 막말로 누구나 아는 뻔하디 번한 학창시절 스토리밖에 없는데
난 그들이 모르는 다른 세계를 진하게 경험했고
수능 외에도 해외여행이든 사업경험이든 클럽이든 뭐든 자신있게 얘기해줄수 있었음
뭐 잘났다고 자랑한다는게 아니라 상대방보다 더 큰 세계가 내 안에 있었고 또 들려줄 수 있었다는 말
20살 새내기 입장에서 N수생을 피하는 이유는 딱 2개라고 봄
1. 문화가 뒤쳐져서 같이 놀 때 뭔가 알려주고 챙겨줘야 할 것 같을 때
2. 너무 권위적이거나 꼰대기질 다분해서 같이 있으면 신경쓰일 때
근데 이건 N수생이 아니라 동갑내기에게도 똑같음
단지 N수생에게는 나이라는 무기가 있어서 이런 상황에 티를 못내고 속으로 삭힐 수 밖에 없으니 아예 같이 안 다녀버리는거지
한마디로 애초에 잘 지낼 사람은 30살에 입학해도 오히려 동기들이 더 믿고 같이 지내려고 하고
반대로 도태될 사람은 조금 빨리 도태되는거라고 생각함
다만, 꼰대기질은 대한민국에서 연장자로서 무슨 종특같은거기때문에 그 언제 어디서나 경계해야함
그냥 형으로서 한마디, 고난역경 많이 겪어본 사람으로서 한마디인거 물론 잘 아는데
그게 다른말로 하면 꼰대짓
애초에 꼰대짓이라는 건 하는 사람이 정하는게 아님
듣는 상대가 그렇게 느끼면 그렇게 꼰대짓
진심이고, 유용하고, 절실하고 다 필요없고 그냥 듣는사람 불편하면 그게 꼰대짓임
그리고 의미있는 충고라는 건 듣는 상대가 말하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했을 비로소 존재할 수 있음
근데 나이가 30살이든 40살이든 우린 동기인걸...
그것도 좀 더 늦게온 고생 많이 한 동기ㅋㅋㅋ
만약 본인이 진짜 형누나오빠언니로서 연장자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보이고싶다면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ㅋㅋㅋ 돈으로 소소하게나마 보여주는게 만인의 행복아닐까
충고 뭐 이딴거 하지말고 누구나 그렇듯 가난한 우리 귀요미 동기들
택시비 같이 낼라고 동전체크 및 가위바위보하지말고
술값은 못 내줘도 자판기 음료수 쿨하게 2천눤 넣어서 2개3개 뽑아주고
여유있으면 술먹고 남들몰래 계산도 해주고
이게 연장자의 아름다움 아닐까 싶음
다만, 이 모든 행동은 절대적으로 나의 당시 기분과 판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
1%라도 타인의 영향에 의해 이루어지면 그건 걍 생호구
내가 내키지 않으면 100원도 내지 않는 단호함도 보여줘야 함
25살에 간 데학도 충분히 파릇파릇하고 환영받는 대학생활 할 수 잇더라
28살에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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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말추~~!
자기자신이 나이떼고도 동등하게 다가오면 재수삼수생도 거부감없었음
다만 나이갖고 온갖 꼰대질이나 똥군기유발하면...중략...
주변N수생 대학생들보면 똥군기는 그나마 잘 없는데
그놈의 꼰대짓은 진짜 안 없어짐..
뭐해야한다 그러면안된다 이렇게해라 등등
저는 진짜 나보다 나이 어리더라도
훈수둔다던지 조언하는거
부담스러워서 못하겠는데
주위에 그런거 잘하는 사람들 보면
나이보다 성격이 더 중요한것같아요
가르치려드는거 좋아하는사람들 꼭 있음
저는 상대방이 그런말 듣고
거부감 느낄것같아서 못하겠어요 진심
부모님한테 욕을한다던지
이런 패륜짓정도가 아니라면야
크게 충고할 여지가 있을까싶네요
다 큰 성인인데..
꼰대기질은 인류dna아니면 적어도 한민족dna인듯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이런 것이군요...
꼰대질 정말 싫긴 한데,근래 들어서 점점 그 이야기들이 귀속에 맴돌더라구요.예전같으면 한귀로 흘릴 얘기가 사회를 조금이나마 경험하다 보니 그런거 같네요.
현재 군수생이고 대학입학할 때는 저도 장수생일텐데, 경험의 폭이 다르기에 꼰대되지 않게끔 조심해야 할 거 같네요ㅎ
또 마키아님올해 꼭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응원해요
신입생때 뵈었던분 같은데 돌아오셨네요 당시에 아쉬움의 합격글 올리셨던거 같은데 휴학반수인가요 자퇴반수인가요? 글을 재밌게 쓰셨던분으로 기억이 나네요. 응원합니다
명심또명심합시다
감사 ㅠㅠ 요즘 솔직히 수능준비하면서 약간 적응못하면 어떡하지하는 느낌이 강햇는데 다행이네요 ㅠ
ㅋㅋㅋㅋ닉이
다시 대학들갈때쯤 28살 될듯
저 이번에 대학가면 28살ㅋㅋ
걱정마요 즐거운 대학생활 무조건 가능
빠른01들의 압박!
많이 배우고 갑니다 행님ㅁ
마-추 마키아옹 글많이써주세용~
3살차이 극복할수있을까요..? 지금은 동기랑 2살차이인데 크게 무리없이 잘지내서
저그런데 동갑으로는 친구러지내기힘들까요..?? ㅠㅠ 전 언니로지내는게 더불편해서
무슨말이지 동생들이랑 동갑처럼 친구처럼 지내기는 힘들지않냐는 말씀이신가요?
이거 쉬움
언니언니 거리면 난 너같은 여동생 둔 적없어! 하고 존댓말하면 동기끼리 무슨 존대냐고하고 본인이 진짜 모든 면에서 평등 그 자체를 유지하면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음.
근데 대한민국에서 이런 글로벌한 인간 몇번 본 적 없음 ㅋㅋ
동생이 동기 놀리듯 놀리면 얘봐라...?라는 생각부터 들텐데 저도 완전 평등은 못해요.
좋은 형, 같이 있고싶은 오빠로 남고싶을 뿐
멋져요
상위권 대학은 n수생이 그렇게 적지 않을텐데
그걸꼭 꼬집으셔야했나싶네요...
상위권 아님!
뱃지값 오 져 따
대학 한번도 다녀본적없는...재수하는 강대생인데?
강대는 뭐 100퍼센트 n수생이긴함
네 다음 경희 시립 뱃지러(;
K for kangdae
남한테 이거해라 저거해라 같은
명령식 어투나 말은 하기 싫기도 하고 삼가는 편인데 스무살 때와 같은 당당함이나 패기 같은 건 덜해지는 것 같아서 슬프네요
스무살 땐 다같이 북쩍북쩍하게 술게임도하고 하루종일 술마시고 그러는게 좋았는데 요즘은 완전 반대라 잘어울릴수잇을지 기대가됩니다
안녕하세요, 거의 2~3년 만에 보는 것 같네요. 좋은 글 많이 써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잘 지내시나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저도 감사하네요
군 제대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ㄹㅇ좋은글이네요. 어딜가든 자기는 그대로라면 인간관계와 어느정도 사회적위치는 대부분 비슷하죠ㅎ 극공감하고 갑니다. 특히 마음에 내키지않으면 절대로 배려는없다 이부분이요 ㅎ
예전에 종종 글봤었는데용ㅋㅋ 잘지내고 계시니 기분이 좋네요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