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몬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3-01-14 23: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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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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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中央)', 'middle'을 뜻하는 '가운데'의 어원을 알아보자. 


현대 국어 '가운데'의 옛말은 15세기에 보이는 '가ㅸㆍㄴㄷㆎ’이다. 15세기 중엽부터 'ㅸ'이 모음 앞에서 반모음 [w]로 변하면서 'ㅸㆍ'가 '오'나 '우'로 바뀌어 '가운ㄷㆎ'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15세기 이형태로는 '가운ㄷㆎ'도 존재한다. 


17세기에 들어서며 원순성이 사라진 '가은대'와 '가은ㄷㆎ'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근대 국어 때  제1음절의 'ㆍ'가 'ㅏ로 그 음가가 변함에 따라(아래아의 제2차 음가 소실) 이중 모음 'ㆎ'도 이중 모음 'ㅐ(중근대 때는 이중모음 [aj])'로 변하게 되어 '가운ㄷㆎ/가온ㄷㆎ'는 '가운대/가온대'가 되었다. 18세기 후반부터는 ‘ㅐ’가 이중 모음에서 단모음으로 변한 후 단모음 'ㅐ'가 'ㅔ' 변하여 '가운데'와 '가온데'가 등장하였다. 이 중 '가운데'가 정착하여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가운데'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다. 일단 '가운데'의 옛말이 '가ㅸㆍㄴㄷㆎ'임을 고려하면 형태소를 '가ㅸㆍㄴ+ㄷㆎ'로 나눌 수 있다. 'ㄷㆎ'가 '데(곳)'의 옛말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으나 '가ㅸㆍㄴ'의 형태는 꽤나 설이 다양하다. 


1. 후행하는 어미의 음운론적 성격에 따라 받침의 ㅂ이 ㅸ으로 교체되는 '갑다'에서 유래됐다는 설. '추석'을 뜻하는 '한가위'의 '가위'는 '가외'로 쓰였는데 한 해의 정중앙을 뜻하였다. 음차 표기로는 삼국사기와 동동에 보이는 嘉俳(가배)도 존재했으니 ㅂ의 음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이 당시의 발음은  '가ㅂㆎ'나 '가ㅸㆎ'로 추정된다. 그리고 ㅂ이 약화되어 순경음 비읍이 등장한 것으로 보므로 17세기에 등장한 '가외'는 순경음 비읍이 [w]로 변화한 것의 영향을 받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대국어의 어간을 '갑[kap]-'으로 상정한다면 '가운데'의 '가ㅸㆍㄴ'은 용언의 활용형으로 볼 수 있다. 즉 관형형 어미가 붙은 '가ㅸㆍㄴ'과 '데'의 옛말 'ㄷㆎ'가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견해로 보면 '한가위'와 '가운데'는 동원어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순우리말 '가온' 역시 같은 어원을 지녔다 할 수 있다.


2. 'ㄱㆍㄼ다'에서 파생되었다는 설. 'ㄱㆍㄼ다'는 '가루다(나란히 하다)'를 뜻하는 고어인데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선 'ㄼ'의 'ㅂ'이 ㅸ으로 나타났다. 이 설도 위와 마찬가지로 '용언의 관형형 + ㄷㆎ'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가위'와 '가운데'가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 그리고 음차 표기와 고어형을 보면 그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첫번째 설이 더 타당해 보인다.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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