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is [491954] · MS 2014 · 쪽지

2018-02-06 00:26:21
조회수 1,351

[Joy of Alcohol] 0 - Intro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5970347

안녕하세요 블록체인 어쩌고 하는 개발자입니다.


네. 저는 술을 매우 좋아합니다. 길버트 증후군(질베르 증후군) 이라는 간질환이 있지만 술을 매우 즐깁니다. 괜찮아요 간 못쓰는 병 아닙니다. 


제가 처음 술을 먹어본 건 중3? 고1? 명절에 차례를 지내고 음복주를 먹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뭐 어른들이 너도 컸으니 먹어보라고 해서 입만 좀 대고 말았던 것 같네요.


본격적으로 술을 먹기 시작한건 스무살 대학에 가서부터였습니다. 새내기때는 뭣도 모르고 닥치는대로 먹었습니다. 사발식때 처먹은 막걸리부터 시작해서 소주, 신촌까지 들고가기 귀찮아 먹어치운 맥주, 이런저런 스까주....


한 학기를 그렇게 지저분하게(?) 보내고 포도주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와인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이때는 용돈으로 와인 사먹으려고 밥을 굶었었네요. 동아리 사람들이랑 돈 모아서 와인을 20병쯤 사와서 파티날까지 기숙사에 보관해놨다 사감한테 걸려서 기숙사에서 쫓겨날뻔도 해보고, 큰 가방에 항상 와인 한병과 잔 두개를 가지고 다니면서 아무데서나 와인을 먹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패기였는지...


군대를 갔다오니 몸이 독소를 모두 배출해서 술이 잘 안 받더라구요. 그러면서 고오급 술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많이 못먹으니 맛있는거 먹자는거죠. 그러면서 위스키 보드카 럼 진 칵테일... 신나게 먹어댔습니다. 마침 술 좋아하는 친구가 자취를 해서 친구 방에 매일같이 술을 날라가면서 먹고 놀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주력(?) 10년을 넘기고 이제는 애들 다 재워놓고 조용한 밤에 마눌님이랑 같이 안주 만들어서 다양한 술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 하나의 낙이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술을 마시면서 느낀 것은, 아는 만큼 맛있다는 것, 그리고 적절한 가이드가 있으면 훨씬 더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적절한 가이드가 없었기에 혼자 삽질도 많이 하고 맛도 모르고 먹고 남들이 맛있다니 그런줄 알고 내 취향도 모르고... 그렇게 10년이 걸렸네요. 아마 제게 술을 잘 가르쳐주는 좋은 길잡이가 있었더라면 훨씬 더 재밌게 술을 마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각종 술이 무엇을 원료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약간 기술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제가 개인적으로 먹으면서 느낀 느낌과 같이하면 좋을 것 같은 음식 등에 대해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술은 절대로 과하게 먹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찾아 긴장이 풀어지고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즐기는 것이죠. 19년동안 독서실에 처박혀서 공부만 하던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리미트가 풀려버렸으니 앞뒤 안 가리고 먹는 게 이해는 갑니다만, 그리고 저도 새내기때 그렇게 신나게 먹어댔습니다만 그건 결코 술을 즐기는 자세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 제가 술에 대해 전달해드리는 지식을 바탕으로 그러한 정서를 같이 키울 수 있다면 저로서는 가장 보람된 일이겠네요.


대략 다뤄보고자 하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일단 소주를 깝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 짚어봅니다.

2. 많은 술의 원류이고 가장 오래된(아마도) 술인 포도주(와인)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진로를 깔겁니다.

3. 이걸 가지고 2차 가공을 해서 만든 셰리/꼬냑 등에 대해 얘기하는게 좋겠죠.

4. 맥주를 다룹니다. 여기서도 국산 맥주를 깝니다.

5. 맥주..는 아니지만 비슷한 원료를 가지고 만든 위스키에 대해 다뤄봅니다.

6. 쌀로 만든 술, 누룩으로 만든 술 등 맥주 이외의 곡물로 만든 술에 대해 다룹니다. 주로 일본술/중국술이 되겠네요. 소주를 또 깔껍니다.

7. 럼/진/보드카/데킬라 등의 증류주에 대해 설명합니다. 여기 증류식 소주 얘기를 같이 해도 좋을 것 같네요. 여기서 소주를 또 깔겁니다.

8. 기타 특수 리큐르(말리부/깔루아...)에 대해 다뤄봅니다.


여기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술은 제가 직접 먹어본 것들이 될 것이고, 술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모든 글에 제가 같이 먹어본,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은 음식들을 추천해드릴겁니다.


저라고 알콜 마스터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술에 대해 다 알고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요새 딱 시즌이 새터 가고 개강하고 술 먹기 좋을 때니까, 이런 글이 하나쯤 있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럼 곧 찾아뵙겠습니다.


p.s.

블록체인 글도 써야 되는데 참-_-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