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이없는 수학 실수, 근본적인 해결책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9042152
실수를 하는 근본적 원인
어이없는 수학 실수를 해서 점수가 깎이면 정말 속상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자신이 한 실수를 살펴보면 도대체 그 순간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는지 기가 찹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에 답답하고 불안해집니다.
이처럼 한 학생의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저처럼 많은 학생들의 수학 실수를 전부 다 수집해서 확인해 본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실수는 분명 해결 가능합니다. 이러한 실수가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일종의 패턴이 있기 때문이죠.
그 패턴의 핵심은 바로 Tension(긴장도)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너무 긴장하면 실수가 일어날 수 있으니 긴장하지 말고 편안하게 시험을 쳐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를 할 거라 생각하는 학생들은 없겠죠?
쉬운 문제인데 뻔히 주어진 조건을 놓쳐서 문제를 틀리는 경우, 마찬가지로 주어진 조건을 보지 못해서 한참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 어려운 객관식 문제는 잘 풀었는데 쉬운 주관식 문제를 어이없게 틀리는 경우, 문제를 다 풀어놓고 마지막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인해 문제를 틀리는 경우.
이 모든 경우가 오늘의 핵심 키워드인 Tension(긴장도)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시험을 치는 동안 Tension은 절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긴장감의 정도는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그렇다면 긴장감이 너무 높으면 실수가 발생되는 걸까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이 높다고 해서 실수가 발생하고, 긴장감이 낮다고 해서 실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Tension의 급격한 변화입니다. 문제를 다 풀어놓고 마지막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Tension이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휴.. 이제 다 풀었네’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높았던 긴장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쉬운 주관식 문제를 어이없게 틀리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객관식 문제를 풀다가 주관식 문제로 넘어가면 우리는 잠시 긴장이 풀리게 됩니다. 그때 어려운 객관식 문제를 풀면서 긴장도가 높은 상태였다면 쉬운 문제로 넘어갈 때 Tension의 급격한 하락이 일어나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죠.
감정 + 행위 = ?
그러면 이러한 실수는 Tension이 높은 상태에서 낮아지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뻔히 주어진 조건을 놓쳐서 쉬운 문제를 틀리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는 Tension이 낮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높아지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근데 왜 쉬운 문제를 풀고 있는데 Tension이 높아지는 걸까요?
정답은, 쉬운 문제니까 빠르게 풀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조급함이 Tension을 급격하게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학생들의 실수를 분석하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한 적도 있었습니다.
바로, 쉬운 문제에서 조건을 놓치는 경우가 시험지 왼쪽 페이지의 첫 번째 문제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었죠. 저도 수험생 때 왼쪽 페이지의 첫 번째 문제를 틀린 경험이 많았지만, 처음에는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의 실수 데이터를 수집하면 수집할수록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을 확인했고, 학생들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이 특이한 현상의 원인 또한 Tension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왼쪽 페이지의 첫 번째 문제들을 풀기 직전에 학생들이 매번 꼭 해야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네,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이죠. 쉬운 문제이니 빨리 풀어야 한다는 조급함과 물리적으로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는 행위가 더해지면서 다른 문제를 풀 때보다 Tension이 순간적으로 더 높아지기 때문에 해당 문제의 초반부에 뻔히 주어진 조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슥- 지나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저는 이렇게 Tension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간단한 방법을 학생들에게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수험생 때 쓴 방법인데 처음엔 조금 의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이게 진짜 도움이 되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신기해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더 많았거든요.
부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정말 간단합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렸듯 Tension의 급격한 변화가 실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Tension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특정한 상황에서 잠시 1초라도 멈추는 겁니다. 즉, Tension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아 지금 내가 실수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구나’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 실수를 범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실제로 수험생 때 수학 시험이 시작되면 시험지를 빠르게 넘기면서 모든 페이지의 상단 모서리에 “ㅎ”이라고 다 써놓고 돌아와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조급함에 Tension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우에 그 ㅎ을 보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고, 어려운 문제를 풀다가 쉬운 문제로 넘어갈 때도 ㅎ을 보면서 과도하게 긴장이 풀리는 것을 방지하였습니다. 반대로 ㅎ을 보면서 Tension을 점검하기도 했죠.
문제가 막혀서 고민하다 실마리를 찾아서 풀 수 있게 되었을 때, ‘아, 됐다!’라는 생각이 들어 Tension이 순간 느슨해지면 ‘지금이 취약한 상태야’라고 인지하고 조금 더 집중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저는 Tension과 관련된 어이없는 실수의 빈도를 줄여나갔고, 고3 첫 수능을 준비하며 모든 시험에서 실수를 했던 저는, 두 번째 수능을 치면서는 어떠한 실수도 하지 않고 가형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고3 때의 저처럼 수학 실수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수많은 학생들에게도 이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었구요. 학생들은 이걸 ㅎ부적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으로 모든 수학 실수를 100%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수학 실수를 막는 방법 또한 기회가 되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다가오는 9평에서는 오늘 말씀드린 단 한 가지 방법만이라도 실천해 봅시다. 그리고 9평 당일날 처음으로 적용해 본다면 오히려 어색할 수 있으니 9평을 준비하는 남은 기간 동안 실전 연습을 하며 미리 적용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모두들 9평 때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인해 본인의 실력이라면 마땅히 받아야 할 점수를 잃는 경우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칼럼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0 XDK (+1,000)
-
1,000
-
2학기4.5간다 3
디졋다과탑간다
-
캬캬
-
엄 2
.
-
준 0
.
-
식 0
.
-
아 인생망했네 3
오늘도 못잤다
-
기차지나간당 0
부지런행
-
@목표는 설체 1
복권 10만덕어치 정산 결과 손익: 561500-100000=461500 1등 2회...
-
아직도 ezㅋㅍㅅㅌ 계속 하심??? 이전했던데
-
이거 맞나...
-
2시간 30분 4
후에 봐요
-
현장에선..
-
입력만 있음..
-
그냥 머리가 하얘지는 그 느낌이 너무나 싫음요
-
심심한님께.. 5
제 똥글에 주제의 많은 지분을 갖고 계신 심심한님께 심심한 사과를 전합니다 다음엔...
-
1 10 틀려서 45였는데
-
라면 3
부셔 먹는중
-
게임잘하고십다 5
아오
-
터진다 3
식욕이
-
오공완 6
정신력에 한계
-
그래 사실 내가 1
에겐남이 되기위해 속눈썹을 붙이고 다닐 수도 있는거자나 그치
-
행복하세요.. 3
오늘은어제보다,, 나을거에요..
-
개늦었다 진짜
-
진짜너무하시네요 2
왜아무도댓글을안달아줘
-
네
-
연세 4
가고프다
-
저도 질문좀 31
깔끔하게 딱 질문만 받고 공부하러가게
-
다산 정약용...
-
질문 받습니다 31
없으면 질질 짤거임
-
고2 3
수시로 갈 생각인데 최저는 무슨 과목으로 맞추는게 좋나요?
-
심장은 두근대
-
전세계에 있는 모든 약을 구매하면 뭐게..? . . . 전세계약사기...
-
취업 난이도, 스펙트럼, 페이, 근무환경(지역이라든지..) 등등 다 고려했을 때...
-
하루 밤 새야함?
-
항상 느끼지만 본인 스스로를 깎아먹지 않는 게 중요한듯 16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사는거지 남이 살아주는 게 아니니까 인생에 굴곡이 없는 사람도...
-
안자는사람 1
노래추천해주ㅜ
-
왜 새르비 죽어써 15
아직 3신걸????
-
내공부동기부여임시발 트라우마 존나게옴
-
얼마범
-
이거왜이리좋냐 2
개맛도리인데
-
그 사람은 상당히 유머러스한 존재일 것임 보통은 판다가 ~~를 판다까지만 생각하거든
-
사자야 사자를 사자
-
5년 전의 낙서 귀엽자나.....
-
지듣노 0
-
안녕하세요 국가사입니다. 요즘 너무 바빠서 글을 잘 적지 못하고 있네요ㅎㅎ...
-
쿠팡 ^^ㅣ발거 2
일 이렇게 시키고 최저가 말이 되니? 밥값은 벌었다만 자고 인났는데도 뭔가...짜증나네
-
심심해 6
심심띠
-
쿵짝짝쿵짝짝 1
따라리라라리 어 사쿠라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다음 주에도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ㅎㅎ
새로운 한 주도 응원할게요!!

오 전 수학 기준으로 문제 안 풀리면 별표 치고 넘어간 뒤 다시 돌아와서도 안 풀리면 ㅗ 쓰고 나중에 풀었거든요. 이 문제는 ㅗ같은 문제니까 안 풀려도 괜찮다는 자기암시 겸으로요. 텐션이 과하게 높을 때도 쓸 수 있다니 유용하네요!안녕하세요!! 또 뵙네요ㅎㅎ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실전 팁들 앞으로도 소개해 드릴게요 :)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칼럼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이런저런 일로 수능을 포기했다가 최근에 돌아오려고 준비중이라서요. 수능 때 과탐 과목 시간 없으면 말려서 망하는데 관련 칼럼 써주실 수 있나요? 국.수.영은 그래도 시간이 긴데 탐구는 30분이라서 더욱 시간관리가 힘든거 같아요
다음주 제목은 “빠나나챠챠샘의 조언”으로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제가 한 번 깊이 고민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쌤님
요새 수학 실모 풀며 항상 마지막에 단순한 사칙연산이나 문자 잘못보기 등으로 앞자리수가 바뀌는 경험을 많이 해서 너무 우울하고 답답했는데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은거 같습니다ㅜㅜ 우선 부적을 잘 적용해서 실모 연습을 더 해보겠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기쁘네요. ㅎ부적을 통해 스트레스가 줄었으면 합니다새로운 한 주도 응원할게요!
와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다음 주말에 또 두 편의 칼럼으로 찾아뵐게요ㅎㅎ

긴장을 많이하는편인데 9평에 ㅎ부적 잘 쓰겠습니다!!ㅎ
20번을 자주 틀리는(오른쪽 페이지 마지막 문제) 아이는 어찌 해야할까요? 21,22는 맞으면서 자꾸 20번을 틀립니다 ㅠㅠ
혹시 이런 경우도 해법이 있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