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OS LAB [1412714] · MS 2025 · 쪽지

2025-12-29 22: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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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학은 감상이 아니라 재판이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702474

안녕하세요. 평가원 코드브레이커, KAOS 연구소입니다.


어제 비문학 독서 지문을 '조립'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늘은 많은 이과 성향의 친구들, 혹은 "저는 공감 능력이 떨어져요"라고 호소하는 학생들의 주적, '문학'을 해부해 보겠습니

다.


수험생들에게 묻습니다. 문학이 왜 어렵습니까?


"시인의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어요."

"제 눈엔 슬퍼 보이는데, 답지엔 의지적이래요."

"해석이 너무 주관적인 것 같아요."


여러분은 지금 거대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수능 문학은 여러분에게 '감동'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예술 작품을 느끼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평가원은 50만 명의 수험생이 똑같은 정답을 골라야 하는 시험을 만듭니다. '주관적인 느낌'이 개입될 틈을 주면 시험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문학은 무엇일까요?


문학은 감상이 아니라 철저한 '재판'입니다.

 

[내 기분을 믿지 말고, 법전을 믿어라]


재판장에 판사가 들어왔습니다.

판사가 "음, 피고인을 보니 왠지 관상이 나빠 보여. 유죄!"라고 판결한다면 어떨까요? 그건 재판이 아닙니다.


판사는 오직 '법전'에 적힌 기준대로만 판결해야 합니다.


수능 문학도 똑같습니다.


작품(피고인)을 보고 여러분(판사)이 "왠지 슬픈 느낌이네?"라고 판단하면 오심이 나옵니다.


평가원은 여러분이 주관적으로 해석하지 못하도록, 문제마다 반드시 '법전'을 제공합니다.

그 법전의 이름이 바로 <보기> 박스입니다.


- 하수 : 작품부터 읽고 자기 기분대로 해석한다. -> 오답

- 고수 : <보기>를 먼저 읽고 출제자의 기준대로 판결한다. -> 정답


문학 문제를 풀 때 지문부터 읽는 건, 법도 모르면서 재판하는 것과 같습니다.


순서를 바꾸십시오.

무조건 <보기>가 있는 문제부터 공략해야 합니다.


Step 1. 법전 확보 (<보기> 스캔)

지문을 보지 말고 문제의 <보기>를 먼저 읽으십시오.

"이 시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 극복 의지를 노래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시에 대한 해석은 법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이 시는 무조건 '극복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슬퍼도 극복을 위한 슬픔이어야 합니다.


Step 2. 렌즈 장착 (태깅)

<보기>에서 찾은 핵심 키워드(일제 강점기, 극복)를 안경(Lens)으로 쓰십시오.

그리고 그 안경을 쓴 채로 지문에 들어가십시오.


Step 3. 이진법 태깅 (+ / -)

감정을 섞지 말고 기계적으로 분류하십시오.

* 일제 강점기(시련)와 관련된 시어 -> 세모(△) 또는 마이너스(-)

* 극복 의지(저항)와 관련된 시어 -> 동그라미(O) 또는 플러스(+)

* 실전 시뮬레이션: 감상이 아닌 데이터 처리


실제 사례를 봅시다.

(시 구절) "어둠이 내리고 / 촛불을 켠다."

 - 하수의 시선 (감상):

"어둠이 내리니까 무섭네... 촛불은 로맨틱한가? 아니면 외로운가?" (주관적 상상)

 - 고수의 시선 (재판):

(<보기>: 어둠은 암울한 현실, 촛불은 저항 의지)

"어둠(-)이 내리고 / 촛불(+)을 켠다." (데이터 처리)


보십시오. 고에게 "어둠"은 무서운 게 아니라 '부정적 데이터(-)'일 뿐이고, "촛불"은 로맨틱한 게 아니라 '긍정적 데이터(+)'일 뿐입니다.


이 상태에서 선지를 봅니다.

* 선지: "촛불은 화자의 현실 극복 의지를 보여준다."

 * 판결: 촛불은 (+) 데이터이고, <보기> 법전에도 '의지'라고 적혀 있다. 그러므로 '일치'. 정답.


이 과정에 여러분의 '감수성'이 필요했습니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아도, 시인의 마음을 몰라도 정답을 맞히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문학이 어렵다면, 여러분이 너무 '감성적'이라서 그렇습니다.


냉철해지십시오.

<보기>라는 법을 먼저 읽고,

지문이라는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선지라는 피고인을 팩트로 심판하십시오.


이 메커니즘을 익히는 순간, 문학은 여러분에게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점수를 벌어다 주는 '효자 과목'이 될 것입니다.


다음 칼럼은 국어 시험의 복병, '선택과목(화작/언매)'을 다룹니다.

남들은 15분, 20분 걸리는 이 영역을 어떻게 하면 10분 컷으로 끊을 수 있을까요?


단순히 빨리 읽는 게 아닙니다. '안 읽고 푸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다음 칼럼]

화작과 언매는 '시간'을 버는 곳이다

: 다 읽으면 바보. 읽지 않고 찾아내는 발췌독과 코드 인출 전략.


[칼럼] 비문학은 읽기가 아니라 조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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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만에 증명해낸 KAOS의 실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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