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후적 풀이, 쓸모없다? (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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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많은 분들이 사전적 풀이와 사후적 풀이에 대해 고민하시더라구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사전적 풀이는 '문제를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이고
사후적 풀이는 '채점하고 해설을 본 뒤,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입니다.
최근 사전적 풀이를 강조하는 의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깔끔한 풀이라도,
내가 시험장에서 떠올리지 못하면 의미 없잖아 선생!
저도 사전적 풀이를 강조하는 편이에요.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없는 멋진 풀이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현실적인 풀이가 낫다고 생각해요.
깔끔한 한방보다는 지저분한 노가다가 낫다고 자주 말합니다.
그럼 사후적 풀이는 쓸모없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같이 문제 하나를 풀어볼게요.
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가형 16번입니다.
어려운 문제는 아니니까 한번 풀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 문제를 고른 이유는, 제가 이걸 시험장에서 틀렸기 때문입니다.
1. 사전적 풀이..?
부끄럽지, 시험장에서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g(x) 미분? 도함수? 음... 이게 뭐지?
f(x) 도함수 줬네? 에라 모르겠다 미분이나 하자 ㅋㅋ
그래서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같이 따라가 볼까요?
g(x)의 도함수를 구해볼게요. 계산이 복잡해서 분수 미분법을 잘 써야 합니다.
이게 맞나...? 문제에서 x=π를 주었으니, 대입이나 해 보자.
음... 여기서 어떡하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저는 여기에서 막혔고, 다른 문제를 풀다 왔습니다.
그제서야 놓친 걸 깨달았죠.
어이구야 g(x)에 π를 대입하는 걸 까먹었구나, 얼른 대입하자.
답은 이렇게 나오고요,
저는 대입할 때 계산 실수해서 틀렸습니다... ㅎㅎ;;
어려운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무지성으로 풀어도 답이 나오긴 합니다.
2. 자연로그를 이용한 풀이
시험 끝나고, 같은 반 친구들과 얘기하던 중,
자연로그 씌우면 5분컷이던데 ㅋㅋ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풀이는 간단합니다.
항등식의 양변에 자연로그를 씌운 뒤, 양변을 미분하면 됩니다.
선생, 설명이 너무 부족한 거 아니오?
풀이에 오류가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오류가 뭔지 한번 고민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힌트: 로그 안 진수와 관련이 있어요.
3. 풀이를 보고 든 생각
그때의 저는 자존심 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친구가 떠올려낸 풀이를 어떻게든 깎아내리려 했습니다.
'이건 너무 발상적이야.'
심지어, 계산실수로 문제를 틀려놓고는,
'계산이 너무 많아. 평가원스럽지 않아'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평가원 기출이 평가원스럽지 않다니, 코메디죠.
사실 계산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4. 사후적 풀이에서 얻어갈 수 있는 점
결론적으로는, 진수조건 때문에,
자연로그를 이용해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로그 안 f(x), g(x)가 양수라는 말이 없거든요.
하지만, 이 풀이에서 알아갈 수 있는 점은,
꼴의 함수가 나왔을 때,
자연로그 미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앞으로 문제를 풀 때,
가 등장한다면, 어 이거?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죠.
문제를 본 순간, 어 이거? 라는 발상이 들면,
그때부터는 여러분이 활용할 수 있는 사전적 풀이가 됩니다.
5. 결론
저는 이 문제를 지금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도
처음 제가 풀었던 분수 미분법을 사용합니다.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비록 답을 맞추었더라도,
사후 분석을 통해 다른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잘 체화한다면
사전적 풀이에도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사후분석도 중요하니까,
사후분석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는 게 오늘의 결론입니다.
사후분석으로 얻은 아이디어는 큰 자산이 될 수 있어요 :)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성심껏 답변드릴게요!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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