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매황가능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2-23 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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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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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어울리거나 함께 있지 아니하고 그 사람 한 명만 있는 상태' 쉽게 말해 'solo'를 뜻하는 명사 '혼자'는 15세기에 보이는 'ㅎㆍㅸㆍㅿㅏ'로 소급된다. 15세기 중엽에 'ㅸ'이 반모음 'ㅗ'[w]로 변화하여 음소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림에 따라 'ㅎㆍㅸㆍㅿㅏ'는 'ㅎㆍ오ㅿㅏ'가 되었다. 


16세기에 'ㄴ'이 첨가되고 반치음이이 'ㅈ'으로 바뀐 'ㅎㆍ온자'가 나타났는데 반치음이 ㅈ으로 바뀐 것은 상당히 특이하다. 원래 반치음은 아예 그 음가가 사라져 거의 모두 ㅇ[∅]으로 변하였는데 ㅈ으로 바뀐 것을 보면 그 당시 반치음의 발음인 [z]을 살리려 한 표기가 아닌가 싶다. 반치음 ㅿ는 영어 알파벳 z와 비슷한 발음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또 15세기의 'ㅎㆍ오ㅿㅏ'에서 제1음절의 'ㆍ'가 탈락한 '호ㅿㅏ'도 함께 나타난다. 


그렇게 'ㅎㆍ온자'로 쓰이다 아래아가 탈락하며 '호온자'로 변하였고 동음 ㅗ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혼자'로 축약되었다. 16세기에 등장한 이 '혼자'가 현대 국어까지 쭉 이어져 온 것이다.


 15세기의 'ㅎㆍㅸㆍㅿㅏ'는 '하나/독(獨)'을 뜻하는 명사 'ㅎㆍㅸㆍㄹ'에 'ㅿㅏ'가 붙은 것인데 국립국어원은 이 'ㅿㅏ'를 보조사로, 이상규 국어 교수는 강조를 위한 접미사로 보았다. 그러나 'ㅿㅏ'가 체언에만 붙은 게 아니라 어미 뒤에도 붙은 것을 보면 조사로 분류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하지 않나 싶다. 굴절접사 뒤에 파생접사가 오지는 않으니 말이다. 'ㅎㆍㅸㆍㄹ'은 '홀로'의 '홀'의 옛 어형으로 추정되며 문헌에서는 '호올'밖에 보이지 않지만 순경음으로 소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이 'ㅎㆍㅸㆍㄹ'에 'ㅿㅏ'가 결합한 것인데, 반치음 ㅿ 앞에서 'ㄹ'이 탈락하여 'ㅎㆍㅸㆍㅿㅏ'가 된 것이다


정리하면 'ㅎㆍㅸㆍㅿㅏ → ㅎㆍ오ㅿㅏ → ㅎㆍ온자 → 호온자 → 혼자'로 정리할 수 있겠다.




우리 모두 혼자서 행복한 솔크를 보내자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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