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역교 민족역교 [871793] · MS 2019 · 쪽지

2020-08-23 23: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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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에 만연한 반지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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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가 지성인이라서 이런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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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라는 사람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며 어떤 표도 준 적은 없다. 차라리 무효표를 던졌을 뿐.


그러나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그 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가에 관심을 떠나서 북한 정치에 대한 책을 읽는다고 답이 없다라고 하는 말은 어쩌면 너무나도 반지성주의가 기저에 깔린 답변이 아닌가 싶다.


어떤 책을 읽는다는 것. 문학이 아닌 픽션의 글 속에도 인문학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가치를 내포한다. 이 가치체계는 나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들여다 볼 가치가 있다. 


그 사고의 전개가 나로부터 기인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도는 열린 마음으로 책이라는  타인의 사념체를 직관할 기회가 주어짐을 항상 감사하고 나의 시선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경험해보아 나의 견문을 넓히는 일이다.


꼭 문과가 아니더라도 이과더라도 도전받음과 응전의 과정속에서 학문과 문명이 진보해나갔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한테는 어떤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제목만 보고 독자를 비하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본다. 


이미 댓글에 작성해두었듯이 맑스를 읽는다고 빨갱이는 아니요, 니체를 읽는다고 반기독교주의자는 아니다. 


점점 더 이런 아주 작은 요소에 화를 내고 분노하는것이 자주 보이는 듯하다. 어쩌면 평균 학력이 꽤 높은 이곳에서도 반지성주의와 분노라는 것이 조금씩은 보이는 것이 무섭기도 하다. 


모르겠다. 더이상 인문학도를 위한 나라는 없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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