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브레턴우즈 배경지식 없이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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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물개물개님의 칼럼대회에 제출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를 가르치는 쑥과마늘입니다.
역대 수능 비문학 지문 중, 어려운 지문을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브레턴우즈”를 떠올리시리라 생각됩니다.
분명 브레턴우즈는 어렵습니다.
높은 수준의 추론을 요하지요.
하지만, 이 지문이 “배경지식 없이는 해결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능 국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여겨지는 “브레턴우즈“ 지문. 오늘은 그 <보기> 문항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해당 문항이 배경지식 없이도 충분히 해결 가능함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따라올 준비 되셨나요?
[1문단]
기축 통화는 국제 거래에 걸쳐 결제 수단으로 통용되고 환율 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이다. 1960년 트리핀 교수는 브레턴우즈 체제에서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국가의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간 차이인 경상 수지는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적자이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흑자이다. 그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준비 자산으로서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 제도도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략)
[3문단]
1970년대 초에 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어 미국의 금 준비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달러화의 금 태환 의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는 평가 절하, 또는 달러화에 대한 여타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었다. 하지만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달러화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당시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상태이던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후략)
이 글은 지문 독해를 목적으로 한 칼럼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지문을 읽어봤다는 것을 전제로 지문에서 필수적으로 반응해야 할 부분만 색을 바꾸어 표현했습니다.
- 파란색 : 문맥적으로 같은 내용
- 붉은색 : <보기>를 풀기 위해 반응해야 할 부분
추가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1문단에서 말했던 적자 상태가 지속되는 게 3문단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평가 절하와 평가 절상입니다. 그러나 평가 절하는 규정상 불가능했고, 대미 무역 흑자 상태였던 주요국들은 평가 절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이라는 개념이 어렵다면 분수식으로 표현해도 좋습니다. A국 통화 분의 B국 통화라고 읽어보세요.
여기에서 정답으로 향하는 올바른 사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흑자 상태인 주요국들이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평가 절상이라는 게 무역에서 유리하지 않구나!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어떠한 원리로 평가 절상이 작동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부터, 지문에서 근거한 생각만으로 4번 선택지를 뚫어내는 것을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보기>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두 차례의 석유 가격 급등을 겪으면서 기축 통화국인 A국의 금리는 인상되었고 통화 공급은 감소했다. 여기에 A국 정부의 소득세 감면과 군비 증대는 A국의 금리를 인상시켰으며, 높은 금리로 인해 대량으로 외국 자본이 유입되었다. A국은 이로 인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주도하여, 서로 교육을 하며 각각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세 국가 A, B, C는 외환 시장에 대한 개입을 합의했다. 이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와 C국 통화의 환율은 각각 50%, 30% 하락했다.
마지막 문장을 보고 평가 절상되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4번 선택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면, 국제적 합의로 인해 A국 통화에 대한 B국과 C국의 통화 환율이 하락하여,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는 개선되었겠군.”
이 선택지를 해체하면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뀝니다.
1.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하였는가?
: <보기>의 마지막 문장에 따르면 그러합니다.
2. A국 통화에 대한 C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하였는가?
: <보기>의 마지막 문장에 따르면 그러합니다.
3. 환율이 하락하면 경상 수지는 개선되는가?
: 이 지문에서 A국 통화에 대한 B국과 C국 통화의 환율을 하락시켜 그 가치를 올리는 평가 절상은, 애초에 평가 절상이 왜 나왔는지 생각해봅시다. 경상 수지 적자에 대한 해결 정책으로 등장한 게 평가 절하와 평가 절상입니다. 다시 말해 애초에 해결책으로 나왔으니 경상 수지는 당연히 개선됩니다.
4.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가 개선되었는가?
: B국의 경상수지 분의 C국의 경상수지라는 분수식으로 접근해봅시다. 우리는 앞서 평가 절상을 통해 경상 수지가 개선된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또, 우리는 무역에서 평가 절상이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정보를 조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B국은 C국보다 더 평가 절상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국이 무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상댓값을 활용할 때,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가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브레턴우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문입니다.
플라자 합의를 알았다면 금방 풀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배경지식에 입각하지 않고 단순히 풀 수 있는 지름길을 제시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칼럼을 썼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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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분이셨구나!
아 심사위원이었군요...모자란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님인거 첫 3줄 읽고 알앗음..
티가 나나요?ㅋㅋㅋㅋㅋ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라자 합의 알았는데도 힘들었음 아 ㅋㅋㅋㅋㅋ
저도 처음 풀 때 막혔어요...
헉 첫부분 수정하셨군요
부족한 피드백 참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좋은 글이 되었습니다
제가 더 감사하죠
제가 팔로우를 안 하고 있었네요?
금태까지 한 명
미리 축하드립니다 :)
오...감사합니다
아까 브레턴 분석하길 잘했다..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칼럼 감사합니다! 브레턴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공부 재료로 아주 좋은 지문입니다
꼭꼭 씹어드세요
캬

수능공부 당시에 가장 애먹은 지문.. 다시 봐도 어렵네요 저런 지문을 혼자서 뚫어내는 시간이 1등급을 넘어서는 데 필요하겠죠금테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금테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처럼 많은 팔로우를 모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