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부정확으로 국어 끝나고 시험 포기 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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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반수였습니다. 무휴학반수.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성적도 잘 나왔었고.
학점과 반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을 거라는 편견 깨부순다는 마음으로 시험장에 입실했습니다.
근데 오늘 제가 시계를 잘못 세팅했었나봐요.
제 시계상으로 국어 시험시간 2분 남긴 때였는데
종소리가 나더라구요.
마킹 절반밖에 못했습니다.
문제는 다 풀었습니다. 검토 중이었지요.
제 잘못이었기에 감독관님께 감정의 호소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만회가 불가능한 OMR이라 그냥 중도 포기하고 시험장 나왔습니다.
복도에서 감독관님께 말씀드리고 감독관실 갈 때까지는 그냥 무감정이었습니다. 머릿속도 마음속도 그냥 허했어요. 아무것도 없고 그냥 무(無)의 상태였습니다.
근데 포기 확인서 작성할 때...종이에 눈물이 떨어지더라구요.
괜히 저 때문에 감독관실 안의 분위기가 숙연해져 재빨리 퇴교했습니다.
수위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런데
나갈 때, 수위 아저씨가 절 한 번 안아주셨습니다.
"학생, 괜찮아... 수고했어... 정말 수고했네..."
재수 실패했을 때도 울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그 한마디에 근 몇 년만에 펑펑 울었습니다.
정말 흐느끼면서....사람이 정말 서럽게 울면 그런 소리도 내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자취방에 왔습니다.
제가 지금 저의 감정이 어떤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썩 유쾌하진 않네요.
그리고 집에서 누워서 성찰해봤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수능에 집착했었는지...
왜 그리 필사적이었는지......
생각해보니 전 솔직히 그냥 인정 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전 ADHD와 우울증 및 강박증/불안증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지능자이지요. 약 1년 전에 진단받았습니다. 재수 때 이걸 알았으면 전 지금 오르비를 안 보고 있을 수도 있었겠네요.
그리고 진단 받기 전부터도, 아주 옛날부터 항상 느껴왔습니다.
뭔가 생리적인 한계로 내 능력이 충분히 결과로 도출되지 않는 것 같다고.
자연스레 제 능력을 이 질환때문에 증명하지 못하는 게 항상 제 콤플렉스였습니다.
그리고 21년에 걸친 저의 선천적/후천적 신경질환을 고칠려고 고군분투했습니다. 가치관을 교정했고, 강박증은 전문 서적도 구입해 연구하며 의사선생님께 조언을 받으며 고쳐나갔습니다. 그리고 특히 ADHD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매한순간 행동 연습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제 인생의 전환기라 할만큼 큰 성과가 있었고... 올해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욕심마저 생겼습니다. 급기야 마음에 없었던 무휴학반수까지 하게됬습니다.
근데 이게... 나름 저한텐 의미가 컸던 도전이었는데...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렸어요.
끝나고 다시 돌아보니,
저는 머릿속으로는 남의 말, 시선, 인정 이런거 좆까고 내 판단, 내 주관대로 마이웨이로 살아왔고
실제로 결과도 잘 나오니까 저 자신에 도취되어 살아왔지만
속마음은 그냥 남들이 인정해주길 바랬던....
남들이 우러러봐주기를 원했던....
남들이 칭찬해주기를 바랬던......
그냥 그런 어린 애였던 것 같습니다. 전 제가 또래보다 성숙하다고 오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계획을 다시 짜야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과거를 돌이킬 수는 없으니까요.
과거의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수를 철저히 분석하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되 변수를 항상 고려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는 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죠.
하지만...
오늘은 조금 쉬고 싶네요. 오랜만에 묶여둔 눈물 다 뱉어내고 싶네요.
이젠 저에게도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 봄햇살을 못 본지 너무 오래됬어요.
수능 한파 바람이 다른 여느 때보다 괜히 시리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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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만큼은 푹 쉬시길 바랄게요.
힘내십쇼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 하시는일 다 잘되시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일단 오늘은 푹 쉬세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어떠한 말도 힘이 되진 않겠지만 힘 내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지쳐서 쓰러질때까지 울다가 잠드시면 내일부터는 봄이 조금씩 올꺼에요. 생각날 때마다 응원하겠습니다.
결정은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결정을 하시더라도 후회없는 결정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것도 또 다른 승리임을 잊지말길..
힘내요 정말로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의 별이여
글 쓰신 거 보기만해도 얼마나 똑똑한 분인지 대강 짐작이가요..!ㅎㅎ 공부가 아니더라도 어떤 분야에서든지 인정받고 사랑받는 분이 되실 것 같아요. 대학생활 하시다보면 아시잖아요..ㅎㅎ 수능이 전부가 아니란 것. 오늘 하루 푹쉬고 맛있는 것도 드시고 자신을 위로해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ㅠㅠ으어
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억
힘내십시오!
고생했어요
고생했어요 인생은 새옹지마 입니다 잊지 마시길
ㅠㅠ 고생하셨습니다.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앞으로 며칠간은 푹 쉬시길...
고생하셨어요. 힘내세요. 아자!!!
고생 많으셨어요...ㅜㅜㅜㅜ
존경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버틴거 전부 인정해드립니다. 멋있어요
삼수생 엄마에요 ㅠㅠㅠㅠ 힘내세요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좀 어때요 ㅠㅠㅠ 너무 좌절에 빠지지말고 얼른 털고 나오세요.. 부디 다 잘되길 바랍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긴 겨울끝에 따뜻한 봄이 오시길 기원합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님 글을 읽는데 저도 눈물이 핑도네요
허한맘 잘 극복하셔요
항상 행복하세요
힘내세요.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더 많이 발전하실거에요.
좋은일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군요. 보통 끝나기 5분 전에 알려 주는데...
공황오는듯한 느낌 시험중간에
심장이 터질듯 했는데
정말 마음 아프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어떤 말로 위로가 될까요 마음아파요
고생하셨습니다...힘내세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수고하셨어요 ㅠㅠ
너무 안타깝네요 정말로..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ㅜ
힘내세요 당신의 가치는 수능으로만 평가되는게 아닙니다. 당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짝거릴 사람입니다
글읽으면서 왜 제가 눈물이 다 나는지... 수고하셨어요진짜
진짜 누가 제 얘기 써놓은 줄 알았어요..강박증 우울증에 adhd..그리고 엄청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거...어떤 말을 해도 위로되기 힘들겠지만 너무 너무 고생하셨고 오늘은 푹 쉬세요❤️..
수고하셨어요
핑계 핑계 또 핑계, 그게 우리가 우리일수 있게.
-우원재 가사중.-
고생하셨습니다 같은 삼반수생인데 눈물나네요 ㅜ
잘되시길 바래요...
많이 힘들겠다 그냥 너무 안아주고싶고 어떻게 견딜수있을까 평생 트라우마가 될것같아 걱정된다
많이 힘들겠다 그냥 너무 안아주고싶고 어떻게 견딜수있을까 평생 트라우마가 될것같아 걱정된다
많이 힘들겠다 그냥 너무 안아주고싶고 어떻게 견딜수있을까 평생 트라우마가 될것같아 걱정된다
걱정마세요 ㅎㅎ 저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시발 필력도 ㅅㅌㅊ인데 감정이입도 ㅆㅅㅌㅊ네
얼마나 힘드실지 예상조차 되지 않네요.
힘내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시던간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토닥토닥....
힘내시고 얼른 툭툭 털고 일어나실 수 있기를...
위로가 안되겠지만,, 오반수생에요. 저듀 작년 사반수때 수학 사탐 밀려써서 트라우마때문에 다신 도전 안하려고 했었는데 어떻게 다시 도전하게 됐어요. 삼반수면 아직 시간 있어요 괜찮아요 오반수생도 있는데.. 오늘은 더 생각하지 말고 푹 쉬세요.. 고생했어요.ㅠㅠ
재 옆에는 종쳐도 그냥 쓰던데
고생하셨습니다. 푹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