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반수후기)생리학적 한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3546564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생각밖에 안든다.
내 인생의 모든 걸 쏟았거든.
머리가 좋아도,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도
내 뇌는 수능이랑 맞지 않는 걸까.
생리학적인 메커니즘이 짜여있는 것 같다.
수능=>신경계 이상=>정상적 사고 불가능, 사고력 및 처리속도 저하
신경계 이상이라는 게 여러분들의 긴장이랑은 좀 다르다.
본인은 정신과 공익을 받았다. 군면제 신청까지 갈 수준이였지만 공익을 택했지.
고지능자이지만 ADHD와 불안증과 강박증이 심해서 먹는 정신과 약만 5종류가 넘어.
...
뭐 얘기해봤자 나만 이해할 수 있는 근원적 고독의 영역이라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이런 글 싸지르는 것도 솔직히 좀 민망한 부분이다. 약간은 관심받고 위로받고 싶어하는 마음의 공백 한 켠이 없지 않아 있다.
이것 또한 내가 정말 4수 동안 노력을 많이 했기에 존재하는 마음이겠지...
글이 왜이리 두서가 없을꼬. 아, 나 지금 혼란스러운가 보다. 항상 이성적이여야 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만큼은 그게 안되나보다.
사실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였어.
난 그냥 내가 생각보다 뛰어나다는 걸 '객관적'인 '결과'로 증명해내고 싶었어.
남들의 인정.
그래....겨우 그것이 날 4수동안 죽도록 뛰게 했는데...
이번에도...
이번에도...
이번에도.
항상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수능 날 내가 잠에 깨었을 때 하늘은 먹구름이었다.
그 때 어쩌면 난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작년과 똑같은 분위기, 공기. 신체적 리듬.
신체적 리듬. 약간의 공황과 어지러움, 현기증.
택시기사에게 애써 웃으면서 잘보고 오겠다고 했지.
근데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의 느낌이었던 건 왜일까.
입실 때 떨리지 않았던 건 본능적으로 신체가 체념했다는 것일까.
국어시험 시간.
모의평가 때는 꽤나 흥미로운 정보들의 집약체 정도로 시시하게 보이던 지문들이
의미없는 한 글자, 아니 한 음운들의 군집으로밖에 안 보인다.
머리가 핑핑 돌고 내 이성적 자아는 없다. 내 스스로가 컨트롤이 안된다.
머릿속에 정보가 들어오고 정리되는, 내가 체화시킬려고 그렇게 국어를 연구하며 연습한 거의 무의식적일 정도로 빠르고 본능적인, 그 일련의 과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내가 체화한 사고 방식과 행동영역과 루틴은 사치의 영역이다.
난 내 이성적 자아부터 잡아야했다. 그런데,
그렇게 1교시가 끝났다.
평소엔 고정적으로 90후반에서 100이었지만
항상 수능 땐 이런다.
아-
정녕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생각밖에 안든다.
내 인생의 모든 걸 쏟았거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공부도 못하는 놈이 생각해보니 나댄 거 같네요… 저도 Ubi님처럼 강민철 선생님의...
-
나 우울한거 징징대려했는데 나가야겠다
-
미적분 뉴런 0
현재 미적분 기출 돌리고 있는데 미적분 뉴런을 해야할까요?? 미적분 뉴런이 도움이...
-
누군가 또 나타난건가
-
음침하네ㅋㅋ 3
(여자가 속옷만 입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
왤케 꺼드럭대 2
ㅋㅋㅋㅋㅋ 그 같잖은 우월감 느끼려는거면 그냥 유튭 댓글에 있는 방구석 초딩이나 큰차이 없는디
-
현타오네
-
약대잠바 다른애거 쎄벼온거고
-
중학도형을 사랑하시는 8등급 분보다는 못끄시는듯 그런 분이 다시 나타나셔야 하는데
-
님들은 친구가 바뀐 헤어스타일 알아봐주면 어떨 것 같아요 ?? 2
알아봐 줘서 좋죠 ??
-
진심으로통한의좋아요누른다
-
얼버기 24
머리나 자르러 나가야겠다
-
웃음벨이네
-
사람들이 커뮤를 안해서 그런가 먹금 안해주니까 신나서 떠드네
-
고3들이 한의대생한테 공부훈수를 쳐두고 있음ㅋㅋ 대단하다!
-
4월인데 이래도 되는거야?
-
브릿지 0
브릿지 풀었을때 대강 1시간에 1틀 or 다맞수준나오면, 22 30버리고 시간남으면...
-
인설의미만은 공부못한다고 ㅈㄹ하시면 그냥 웃음밖에안나와요..
-
돈벌어야되는데 8
웬 저능아 1명때문에 여기서 뺑이쳤네
-
좀 찐따같긴 하다..
-
제일 무서운애들이 10
잃을게 없는 애들임 저런애들은 지 주제파악도 안되니까 저지경인거고
-
예쁜 미코토보고 다들 화 풀어
-
라고하면 안되겠죠
-
대단하다 ㅋㅋㅋ
-
ㅈㄱㄴ
-
"힐러가 말대꾸?" 라고 받아쳐도 되나요? ???: ㅅㅍㅊㅇ
-
(한의대생을 보고 학력저하를 외치며) ㅋㅋ 한의대 입결 근처도 못가보신 분인거...
-
인설의 미만은 공부 개못하는 놈들이니까 닥쳐라 ㅇㅇ 27
라고 써 있네요
-
이런거 하고싶다
-
해산물 지금 먹어도 ㄱㅊ나..
-
나는 당당히 3D세계에서 연애를 '안'하는거라고 외칠 수 있다 의지부정 안 맞습니다...
-
다른사람인줄
-
구라같지? 구라맞아...
-
한붕이 백창기 군용무술 배워서 조지러가야겠노
-
[단독] 쿠팡플레이, 英 프리미어리그 2025·26시즌부터 6년 독점 중계권 따내 5
총 6년 계약… 1년 중계료로 700억원 지급 예정 쿠팡플레이가...
-
21,22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출, 플랜비, 엑스퍼트 제로, 특특,...
-
걍악깡버해야하나.. 남들 수2 끝냈을때 수1듣기 너무쪽팔림..
-
입대 5주차 0
작대기 하나가 이렇게 달기 힘든 것 이였구나
-
~에 대한 의무 ~에 관련한 의무 구별해서 틀리게 내는거부터 나한텐 너무나도 어려운과목
-
가끔 기억 안날때가 있음 왜 팔로우했지 아무나 벅벅 팔로우 안하는데
-
그나저나 표지 개 이쁘다
-
진짜 ㅈㄴ 늘어지네
-
문제풀다 ㅈ같으면 걍 별표치고 거르고 딴 문제 풀러가지 않나? 그걸 분석하면서...
-
아이유 과거 1
예뻤네요
-
여름아 0
부탁해!
-
옵치할사람 2
닉 쪽지로좀
여기서라도 털어놓으세요...
강박증... 사람 미칩니다. 진짜로... 고생하셨어요. 남일 같지가 않아서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지네요... 저도 어제 4번째 수능 봤는데 그냥 다니던 데로 돌아갈 듯해요. 남은 인생에서는 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고생하셨어요 진짜...
30살?
99
진짜 눈물나는 내용입니다
저도 강박장애를 앓고있어 수능때만 되면 뇌적 메커니즘이 급락하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도 약을 쓰고도 있고, 남들에게 내가 겪고있는 비이성적인 생각 알고리즘을 설명하기에는 아무도 이해를 못할 것 만 같아 그냥 혼자 김내해내는 그 감각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다섯번째 수능을 치렀고, 평소보다 역시나 떨어지는 성적이었지만 매해 조금씩 강박증을 나의 일부로 여기 훈련을 통해 시험장에서 오는 공황에대해 대처하는 시물레이션을 오랜기간 해와서인지 한의대를 갈 점수 정도까지는 극복해냈습니다
저는 올해 여섯번째 수능을 도전할거고,
당신의 글을 읽고 왠지모른 서글픔이 아려오네요
글쓴이가 언제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탈퇴하셨지만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