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칼럼] 양자역학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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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헤르미온느 입니다.
오늘은 2018년 9평 양자역학 지문으로 찾아왔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지문 먼저 보시겠습니다.
고전 역학에 따르면, 물체의 크기에 상관없이 초기 운동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일정한 시간 후의 물체의 상태는 정확히 측정될 수 있으며, 배타적인 두 개의 상태가 공존할 수 없다. 하지만 20 세기에 등장한 양자 역학에 의해 미시 세계에서는 상호 배타적인 상태들이 공존할 수 있음이 알려졌다.
미시 세계에서의 상호 배타적인 상태의 공존을 이해하기 위해, 거시 세계에서 회전하고 있는 반지름 5cm의 팽이를 생각해 보자. 그 팽이는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 중 한쪽으로 회전하고 있을 것이다. 팽이의 회전 방향은 관찰하기 이전에 이미 정해져 있으며, 다만 관찰을 통해 알게 되는 것뿐이다. 이와 달리 미시 세계에서 전자만큼 작은 팽이 하나가 회전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 팽이의 회전 방향은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두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 하나의 팽이에 공존하고 있는 두 상태는 관찰을 통해서 한 가지 회전 방향으로 결정된다. 두 개의 방향 중 어떤 쪽이 결정될지는 관찰하기 이전에는 알 수 없다. 거시 세계와 달리 양자 역학이 지배하는 미시 세계에서는, 우리가 관찰하기 이전에는 상호 배타적인 상태가 공존하는 것이다. 배타적인 상태의 공존과 관찰 자체가 물체의 상태를 결정한다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떄문에, 아인슈타인은 "당신이 달을 보기 전에는 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라는 말로 양자 역학의 해석에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최근에는 상호 배타적인 상태의 공존을 적용함으로써 초고속 연산을 수행하는 양자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양자 역학에서 말하는 상호 배타적인 상태의 공존이 현실에서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미시 세계에 대한 이러한 연구 성과는 거시 세계에 대해 우리가 자연스럽게 지니게 된 상식적인 생각들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이와 비슷한 의문은 논리학에서도 볼 수 있다.
고전 논리는 '참'과 '거짓'이라는 두 개의 진리치만 있는 이치 논리이다. 그리고 고전 논리에서는 어떠한 진술이든 '참' 또는 '거짓'이다. 이는 우리의 상식적인 생각과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프리스트에 따르면, '참'인 진술과 '거짓'인 진술 이외에 '참인 동시에 거짓'인 진술이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거짓말쟁이 문장'을 제시한다. 거짓말쟁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 지시적 문장과 자기 지시적이지 않은 문장을 구분해 보자. 자기 지시적 문장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문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 문장은 모두 열여덟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 라는 '참'인 문장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그것이 몇 음절로 이루어져 있는지 말하고 있다. 반면 '페루의 수도는 리마이다.' 라는 '참'인 문장은 페루의 수도가 어디인지 말할 뿐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문장은 아니다.
"이 문장은 거짓이다."는 거짓말쟁이 문장이다. 이는 '이 문장'이라는 표현이 문장 자체를 가리키며 그것이 '거짓'이라고 말하는 자기 지시적 문장이다. 그렇다면 프리스트는 왜 거짓말쟁이 문장에 '참인 동시에 거짓'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이에 답하기 위해 우선 거짓말쟁이 문장이 '참' 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거짓말쟁이 문장은 '거짓'이다. 왜냐하면 거짓말쟁이 문장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그것이 '거짓'이라고 말하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반면 거짓말쟁이 문장이 '거짓'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거짓말쟁이 문장은 '참'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 문장이 말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프리스트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쟁이 문장은 '참인 동시에 거짓'인 문장이다. 따라서 그는 거짓말쟁이 문장에 '참인 동시에 거짓'을 부여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거짓말쟁이 문장 이외에 '참인 동시에 거짓'인 진리치가 존재함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특히 그는 양자 역학에서 상호 배타적인 상태의 공존은 이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본다.
고전 논리에서는 '참인 동시에 거짓'인 진리치를 지닌 문장을 다룰 수 없기 떄문에 프리스트는 그것도 다룰 수 있는 비고전 논리 중 하나인 LP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LP에서는 직관적으로 호소력 있는 몇몇 추론 규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전건 긍정 규칙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고전 논리에서는 전건 긍정 규칙이 성립한다. 이는 "P이면 Q이다."라는 조건문과 그것의 전건인 P가 '참'이라면 그것의 후건인 Q도 반드시 '참'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LP에서 전건 긍정 규칙이 성립하려면, 조건문과 그것의 전건인 P가 모두 '참' 또는 '참인 동시에 거짓'이라면 그것의 후건인 Q도 반드시 '참' 또는 '참인 동시에 거짓'이어야 한다. 그러나 LP에서 조건문의 전건은 '참인 동시에 거짓'이고 후건은 '거짓'인 경우, 조건문과 전건은 모두 '참인 동시에 거짓'이지만 후건은 '거짓'이 된다. 비록 전건 긍정 규칙이 성립하지는 않지만, LP는 고전 논리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에 답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서 의의가 있다.
1. 지문에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이 지문은 우선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에 대한 소개를 1,2문단에서 하고 있네요. 제가 늘 칼럼에서 이야기하듯이, 앞쪽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학생들은 핀트를 잘못 맞춘 채 지문을 읽어나가기 쉽답니다. 물론 저도 이 칼럼의 제목을 '양자 역학' 으로 보는~ 이라고 잡았지만, 이 지문은 사실 양자 역학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바로 고전 논리학와 반대되는 논리학 중 하나인 LP 입니다. 맨 마지막 문단이 되어서야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 나온 특이한 지문이네요.
그렇다면 5문단의 거짓말쟁이 문장 관련 내용은 왜 나왔을까요? 이도 바로 LP를 소개하기 위한 밑밥이었답니다.
2. 예시가 나오면 문제로 나온다!
3문단에서 뜬금없이 양자 컴퓨터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었습니다.
현실에서 상호 배타적 상태의 공존이 존재한다는 내용 외에는 딱히 언급이 없었는데요.
왜 나왔을까요?
이 또한 문제로 출제하기 위한 밑밥이었습니다. 28번 문제를 보면 양자 컴퓨터와 일반 컴퓨터를 비교하는 보기 문제가 나왔네요. 이렇게 예시가 지문에 나오면 문제로 나올 것을 각오하고 읽어야 한답니다.
3. "예를 들어" 라는 말을 주의하자.
4문단 마지막, 그리고 그 앞 문장을 보실까요?
예를 들어 "이 문장은 모두 열여덟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참'인 문장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그것이 몇 음절로 이루어져 있는지 말하고 있다. 반면 "페루의 수도는 리마이다."라는 '참'인 문장은 페루의 수도가 어디인지 말할 뿐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문장은 아니다.
이 2개의 문장을 예로 들어 자기 지시적 문장을 설명하고 있네요. 이 두 문장을 잘 읽었어야 우리는 29번 문제를 잘 풀 수 있었답니다.
4. 비슷한 개념은 (공통점) + 차이점을 비교하며 읽자. 문제로 출제된다.
제 칼럼을 꾸준히 읽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제가 늘 강조하는 부분인 거 아시죠?
이 지문의 마지막 문단에서는 고전 논리(전건 긍정 규칙) 과 LP에 관한 설명이 나옵니다. 둘을 잘 구분해서 읽었어야 합니다. 31번 3점짜리 킬러 문제는 고전 논리(전건 긍정 규칙)와 LP만 잘 구분하여 읽었어도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의 '전자' 는 미시 세계, '팽이' 는 거시 세계로 놓고 LP와 고전 논리(전건 긍정 규칙) 을 비교했으면 쉽게 풀 수 있겠네요.
이번 지문도 네 가지만 조심해서 읽었다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달아주시고, 제 칼럼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와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마무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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