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칼럼] 포퍼콰인 지문으로 보는 기출분석법/지문읽는법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2204374
안녕하세요 헤르미온느 입니다.
이번엔 2017학년도 수능에 나왔던 포퍼 콰인 지문입니다.
지문 먼저 보시겠습니다.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는 지식을 수학적 지식이나 논리학 지식처럼 경험과 무관한 것과 과학적 지식처럼 경험에 의존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그 중 과학적 지식은 과학적 방법에 의해 누적된다고 주장한다. 가설은 과학적 지식의 후보가 되는 것인데, 그들은 가설로부터 논리적으로 도출된 예측을 관찰이나 실험 등의 경험을 통해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함으로써 그 가설을 시험하는 과학적 방법을 제시한다.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그 예측을 도출한 가설이 하나씩 새로운 지식으로 추가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콰인은 가설만 가지고서 예측을 논리적으로 도축할 수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새로 발견된 금속 M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가설만 가지고는 열을 받은 M이 팽창할 것이라는 예측을 이끌어낼 수 없다. 먼저 지금까지 관찰한 모든 금속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기존의 지식과 M에 열을 가했다는 조건 등이 필요하다. 이렇게 예측은 가설, 기존의 지식들,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합쳐야만 논리적으로 도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측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예측에 실패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콰인은 개별적인 가설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식들과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 지식이 경험을 통한 시험의 대상이 된다는 총체주의를 제안한다.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는 수학적 지식이나 논리학 지식처럼 경험과 무관하게 참으로 판단되는 분석 명제와, 과학적 지식처럼 경험을 통해 참으로 판별되는 종합 명제를 서로 다른 종류라고 구분한다. 그러나 콰인은 총체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구분을 부정하는 논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의 구분에 따르면 "총각은 총각이다."와 같은 동어 반복 명제와, "총각은 미혼의 성인 남성이다."처럼 동어 반복 명제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분석 명제이다. 그런데 후자가 분석 명제인 까닭은 전자로 환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원이 가능한 것은 '총각'과 '미혼의 성인 남성'이 동의적 표현이기 때문인데 그게 왜 동의적 표현인지 물어보면, 이 둘을 서로 대체하더라도 명제의 참 또는 거짓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두 표현의 의미가 같다는 것을 보장하지 못해서, 동의적 표현은 언제나 반드시 대체 가능해야 한다는 필연성 개념에 다시 의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동의적 표현이 동어 반복 명제로 환원 가능하게 하는 것이 되어, 필연성 개념은 다시 분석 명제 개념에 의존하게 되는 순환론에 빠진다. 따라서 콰인은 종합 명제와 구분되는 분석 명제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콰인은 분석 명제와 종합 명제로 지식을 엄격히 구분하는 대신, 경험과 직접 출돌하지 않는 중심부 지식과, 경험과 직접 충돌할 수 있는 주변부 지식을 상정한다. 경험과 직접 충돌하여 참과 거짓이 쉽게 바뀌는 주변부 지식과 달리 주변부 지식의 토대가 되는 중심부 지식은 상대적으로 견고하다. 그러나 이 둘의 경계를 명확히 나눌 수 없기 때문에, 콰인은 중심부 지식과 주변부 지식을 다른 종류라고 하지 않는다. 수학적 지식이나 논리학 지식은 중심부 지식의 한가운데에 있어 경험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경험과 무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주변부 지식이 경험과 충돌하여 거짓으로 밝혀지면 전체 지식의 어느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주변부 지식을 수정하면 관련된 다른 지식이 많기 때문에 전체 지식도 크게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주변부 지식을 수정하는 쪽을 선택하겠지만 실용적 필요 때문에 중심부 지식을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하여 콰인은 중심부 지식과 주변부 지식이 원칙적으로 모두 수정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지식의 변화도 더 이상 개별적 지식이 단순히 누적되는 과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총체주의는 특정 가설에 대해 제기되는 반박이 결정적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가설이 실용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언제든 그와 같은 반박을 피하는 방법을 강구하여 그 가설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총체주의는 "A이면서 동시에 A가 아닐 수는 없다."와 같은 논리학의 법칙처럼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지식은 분석 명제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지문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크게 3가지 입니다.
1.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 2문단에 나왔네?
이 지문은 기억하기 쉽게 부르기 위해서 보통 ‘포퍼콰인 지문’ 이라고 불리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틀린 말입니다. 왜냐면 이 지문은 콰인의 ‘총체주의’ 에 관한 지문이기 때문이죠. 이전 칼럼에서도 설명했지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 1문단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학생들은 포인트를 잘못 잡고 글을 읽기 쉽습니다. 이번 지문도 지문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1문단을 포인트로 잡고 읽은 학생들에게는 큰 어려움이 있었을 법 합니다. 즉,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2문단에 나왔습니다. 그것도 마지막 문장에요. “이로부터 콰인은 개별적인 가설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식들과 여러 조건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 지식이 경험을 통한 시험의 대상이 된다는 총체주의를 제안한다.” 라는 문장이 핵심 포인트였던 거죠. 앞의 문단과 문장들은 결국 이 마지막 총체주의 문장을 제시하기 위한 문장들이었을 뿐입니다.
2. (저번 칼럼에서도 강조했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주의하자.(공통점/차이점)
칼럼에서 거의 매번 강조하지만, 글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주의해서 읽어야 합니다. 1문단은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에게 있어서 ~함 경우 예측을 도출한 가설이 하나씩 새로운 지식으로 추가된다고 하였습니다.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그렇다고 주장했는데요. 둘 다 공통적으로 가설을 새로운 지식으로 추가할 때에 대한 내용이죠.
이는 17번 문제의 1번 선지로 출제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평가원은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특히 공통적으로 언급되면서 주장이 다른 것) 을 문제로 출제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읽을 때 눈에 불을 켜고 읽어야 합니다.
3. 4문단에 조심해야 할 문장이 있다.
4문단 첫문장을 봅시다.
“콰인은 분석 명제와 종합 명제로 지식을 엄격히 구분하는 대신, 경험과 직접 충돌하지 않는 중심부 지식과, 경험과 직접 충돌할 수 있는 주변부 지식을 상정한다. “
이 문장을 읽고 들 수 있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1.콰인은 분석 명제와 종합 명제로 지식을 엄격히 구분하고 그 대신에 경험과 직접 충돌하지 않는 중심부 지식과 경험과 직접 충돌할 수 있는 주변부 지식도 상정했구나.
2. 콰인은 분석 명제와 종합 명제로 지식을 엄격히 구별하지 않았구나.
어떤 문장이 맞을까요? 답은 2번 문장입니다.
‘
A하는 대신에 B한다.’ 를 평가원은 A 하지 않고 B를 한다 고 해석하길 원합니다. 만약에 이 문장을 제대로 독해하지 못하고 1번처럼 생각한다면 문제를 풀 때 그게 꼬일 수가 있습니다. 이 지문은 제가 현역 수능 당시 풀었던 지문인데요, 이 문장을 잘못 독해해서 시험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나네요.
포퍼 콰인 지문은 지문만 제대로 읽었다면 문제 푸는 것은 수월한 지문이었습니다. 제 칼럼을 잘 정독하시고 다시 지문을 보신다면 아마 쉽게 분석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제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늘 좋은 칼럼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제 칼럼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와 팔로우 부탁드리겠습니다!
---------------------------------------------------------------------------------------------------------------------------------
[국어 칼럼] 콘크리트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 https://orbi.kr/00022136655
[국어 칼럼] 신채호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https://orbi.kr/00022139823
[국어 칼럼] 사회적 할인율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https://orbi.kr/00022155965
[국어 칼럼] 슈퍼문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https://orbi.kr/00022170273
[국어 칼럼]DNS 스푸핑 지문으로 보는 기출분석법/지문읽는법 https://orbi.kr/00022191203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요즘 유전 왤케 기괴해짐? 0 0
나때도 기괴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미쳤네.. 아무리 고여도 이거는 못풀어
-
아무도없나 2 0
이제부터여기는
-
독서는 피드백 덕에 석민T 방식대로 연습할 수 있는데 문학은 워크북이 아예 없네요...
-
잘자라고 해 5 0
.
-
아 2 0
-
ㅈㅈ하게좋아요정은나인듯 0 1
아무생각없이좋아요누름 들어가보면다내가누른거임
-
오능도 공부끜 1 1
다들 ㅅㄱ하셧어요여러분은모두잘될겁니다
-
인생망함열품타이런거없나 0 0
이제거기있는멤버들인우리가애니주인공과친구들처럼27수능으로처음으로성공하는거지
-
08)4.28 공부기록 2 1
내신미적분시험 50m 20점대 2021.7 수학(기하) 100m 85점(2)
-
다른 길을 찾아봐 수능 말고도 길 많아 중학생이면 고등학교 공고가서 재직자전형으로...
-
우울글 on 3 1
나는 아무것도 못이루는 사람인걸까 엉엉
-
다른 한명은 국제 올림피아드 나갔다네 나만 ㅈ된거지 그냥
-
평균도잘한거야 0 0
(5등급)
-
와 존나 고민되네 인생망함 1 0
그냥 학점 은행제 풀로 채우고 편입가면 삼수했어도 26살에 졸업 가능할거 같고 그게...
-
흐이잉ㅇ ㅠㅠㅠㅠㅠㅠ 2 1
난 성공할 사람이다 그러니지금의 밑바닥 인생이 난 좋다. 그래야 난 위로 올라가고...
-
요즘 일상 2 1
僕は逃げるように 窓を閉めて少し泣く 나는 도망치듯 창문을 닫고 조금 운다...
-
유튜브뮤직 << 5 0
유튜브 프리미엄을 쓴다면 이거말고 다른 음악앱 쓸 이유가있나 두개 합쳤을때 가성비가 압도적인듯
-
나랑연애할사라 5 0
구ㅘㅁ 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제발 내 고등학교 내신이 내 학점이었으면 좋겠어 6 1
그러면 진짜 꿈꾸는것처럼 행복할텐데
-
서브컬쳐 좋아하는사람 특징 3 0
유튜브뮤직씀 주변을 관찰한 결과 거의 100퍼센트의 정확도였음
-
생명이 좋아 2 1
생명만 평쁠임
-
아직도안잊힘 ㅅㅂ
-
공부못해서울음 7 1
진짜 ㅠㅠㅠㅠㅠㅠ
-
난 정치인 될거니까 줄서셈 4 0
좋은게 좋은거 아닌교?
-
간문제인가 3 1
감기약먹은후로부터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너무힘들고 갑자기 체력도 바닥났는데
-
잘자요 1 0
늘 건강하시구요
-
영생과 영면의 3 0
차이를 너는 알고있니
-
진짜 다까먹었는데 ebs에서 저부분만 따로뽑아서 들어야겟음 ebs교재는 합법 야뎁 있지않았나
-
설연카의 진짜 의미 3 0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
회원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
N수생이 공통은 잘하고 기하는 상대적으로 못한다는거임?
-
시대가 좋나요 강대가 좋나요 6 0
ㅈㄱㄴ
-
공부를 접어야하나... 4 1
Ha...
-
강대vs동강대vs서강대 2 1
저 중 간다면 어디가야함?
-
톤톤톤 쯔쯔쯔 톤톤톤 0 0
오시에테쿠레
-
부분적분은 할 줄 앎 나도 왜 할줄아는지는 모름 그냥 이렇게하면 되는 거 아냐?...
-
존잘남이랑사귀고싶다 19 0
아니내가게이는아닌데 암튼아니그니까
-
브레이킹 베드 보고 나서 2 0
하마터면 과탐 고를 뻔 했짜나 화1화2
-
카톡을 하다보면 4 0
무의식적으로 오르비 이모티콘을 찾게됨
-
다 알던데 어케 아는 거지 나 진짜 잘숨겼는데
-
하이젠버그의 뽕확실성의 원리 2 0
브베 너무 재밌었음 베콜사도 재밌음?
-
기하인데 지금 통통이로 바꿔도 됨? 10 0
굳이 바꿀 이유가 ㅈ도 없긴한데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
-
확통 1등급분 보통 몇번몇번 틀리심? 11 0
??
-
야구)아니 개삼성이게머임 0 1
원태인이쏘아올린존나큰공회수완료하긴했는데...
-
와 내일 생일이다 ㅅㅂ... 1 0
생일인데 나때문에 내신 조지고 자퇴각잡힌 본인때문에 집안 분위기 ㅈ창나서 나가 살고...
-
거창한 꿈은 없고 5 1
나만의 어떤 소박한 꿈이 있는데 남들은 그걸 이해 못 하는 것 같아서 어디서 말 못하겠어요,,
-
하와와 여고생 오늘 공부 5 1
내신 두과목 보고 하루종일 친구랑 놀다가 집 기어들어와서 오르비
-
방금이상한글을본거같은데 0 0
뭐지
-
아무래도 으흠.
-
이번 한달동안은 0 0
5덮 응시하고 살 4키로정도만 뺄 수 있으면 좋겠네 물리 화학 기초개념 떼고 올해...
'총체주의' 지문이라는 멘트를 읽자마자 바로 내렸습니다^^
왜요???
남의 칼럼에... 이런 댓글 쓰기도 뭐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글 전체의 내용은 '총체주의'라기 보다는 '지식의 구분'에 대한 두학자의 견해차이죠
근데 팡일쌤도 총체주의 어쩌고 라구 해설하셨던것같은데 ㅠㅠ
누나 재능 충이었네 ㄷㄷ
칼럼 너무 깔끔하고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