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미온느/ [733803] · MS 2017 · 쪽지

2019-04-02 20:42:00
조회수 11,914

[국어 칼럼]슈퍼문 지문으로 보는 기출분석법/지문읽는법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2170273

 안녕하세요 헤르미온느 입니다.


 오늘은 역시나 레전드 지문으로 꼽히는 2015학년도 수능 슈퍼문 지문으로 찾아왔습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비례 관계는 반드시 평가원이 문제로 출제한다" 는 것의 끝판왕인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지문 먼저 보시겠습니다.


 

 우리는 가끔 평소보다 큰 보름달인 '슈퍼문'을 보게 된다. 실제 달의 크기는 일정한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현상은 달의 공전 궤도가 타원 궤도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타원은 두 개의 초점이 있고 두 초점으로부터의 거리를 합한 값이 일정한 점들의 집합이다. 두 초점이 가까울수록 원 모양에 가까워진다. 타원에서 두 초점을 지나는 긴지름을 가리켜 장축이라 하는데, 두 초점 사이의 거리를 장축의 길이로 나눈 값을 이심률이라 한다. 두 초점이 가까울수록 이심률은 작아진다. 

 달은 지구를 한 초점으로 하면서 이심률이 약 0.055인 타원 궤도를 돌고 있다. 이 궤도의 장축 상에서 지구로부터 가장 먼 지점을 '원지점', 가장 가까운 지점을 '근지점' 이라 한다. 지구에서 보름달은 약 29.5일 주기로 세 천체가 '태양-지구-달'의 순서로 배열될 떄 볼 수 있는데, 이때 보름달이 근지점이나 그 근처에 위치하면 슈퍼문이 관측된다. 슈퍼문은 보름달 중 크기가 가장 작게 보이는 것보다 14% 정도 크게 보인다. 이는 지구에서 본 달의 겉보기 지름이 달라졌기 떄문이다. 지구에서 본 천체의 겉보기 지름을 각도로 나타낸 것을 각지름이라 하는데, 관측되는 천체까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각지름이 커진다. 예를 들어, 달과 태양의 경우 평균적인 각지름은 각각 0.5º 정도이다.

 지구의 공전 궤도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지구 역시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 궤도로 공전하고 있으므로, 궤도 상의 지구의 위치에 따라 태양과의 거리가 다르다. 달과 마찬가지로 지구도 공전 궤도의 장축 상에서 태양으로부터 가장 먼 지점과 가장 자까운 지점을 갖는데, 이를 각각 원일점과 근일점이라 한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이러한 거리 차이에 따라 일식 현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세 천체가 '태양-달-지구'의 순서로 늘어서고, 달이 태양을 가릴 수 있는 특정한 위치에 있을 때, 일식 현상이 일어난다. 이떄 달이 근지점이나 그 근처에 위치하면 대부분의 경우 태양 면의 전체 면적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 일식이 관측된다. 하지만 일식이 일어나는 같은 조건에서 달이 원지점이나 그 근처에 위치하면 대부분의 경우 태양 면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아 태양 면의 가장자리가 빛나는 고리처럼 보이는 금환 일식이 관측될 수 있다.

 이러한 원일점, 근일점, 원지점, 근지점의 위치는 태양, 행성 등 다른 천체들의 인력에 의해 양향을 받아 미세하게 변한다. 현재 지구 공전 궤도의 이심률은 약 0.017인데, 일정한 주기로 이심률이 변한다. 천체의 다른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을 때 지구 공저 궤도의 이심률만이 현재보다 더 작아지면 근일점은 현재보다 더 멀어지며 원일점은 현재보다 더 가까워지게 된다. 이는 달의 공전 궤도 상에 있는 근지점과 원지점도 마찬가지이다. 천체의 다른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을 때 천체의 공전 궤도의 이심률만이 현재보다 커지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기출 지문 중 난이도 베스트 3 안에 드는 지문입니다. 

 이 지문에서 우리가 얻어갈 것은 크게 2가지 입니다.



 1. 평가원은 비례 관계를 문제로 출제하는 것을 매우매우매우 좋아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문장입니다. 슈퍼문 지문은 비례 관계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것의 필요성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지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로 같이 한 번 보실까요?


 25. 윗글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태양의 인력으로 달 공전 궤도의 이심률이 약간씩 변화될 수 있다.

 2. 현재의 달 공전 궤도는 현재의 지구 공전 궤도보다 원 모양에 더 가깝다.

 3. 금환 일식이 일어날 때 지구에서 관측되는 태양의 각지름은 달의 각지름보다 크다.

 4. 지구에서 보이는 보름달의 크기는 달 공전 궤도 상의 근지점일 때보다 원지점일 떄 더 작게 보인다.

 5. 지구 공전 궤도 상의 근일점에서 관측한 태양의 각지름은 원일점에서 관측한 태양의 각지름보다 더 크다.


 2번 선지를 한 번 봅시다. 2번째 문단으로 풀 수 있겠네요. 

 초점 가까움↑-원↑-이심률↓ 이라는 례/반비례 관계를 도출해 낼 수 있군요. 

 달의 이심률은 3문단에서 0.055 라고, 지구 이심률은 마지막 문단에서 0.017 이라고 언급되었습니다. 

 달이 지구보다 이심률이 크므로 옳지 않은 문장입니다.


 3번 선지도 한 번 볼까요?

 

 3문단으로 풀 수 있겠군요.

 천체까지 거리 가까워짐↑-각지름↑ 이라는 비례 관계가 언급되어 있네요.

 금환일식이 일어날 때 달은 원지점이나 그 근처에 위치한다고 4문단 끝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원지점에 위치했다? 궤도의 장축 상에서 지구로부터 가장 먼 지점이 원지점이라고 3문단 처음에 언급되어 있죠? 게다가 금환 일식 때 세 천체는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태양이 달보다 지구에서 멀리 있네요. 천체까지의 거리 가까워짐↑-각지름↑ 이므로 맞는 문장입니다. 




 26번 문제도 한 번 보겠습니다.


 26. 윗글을 바탕으로 할 떄, 의 ㄱ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생략)


 1. 지구 공전 궤도의 이심률에 변화가 없다면, 1월에 슈퍼문이 관측되었을 때보다 7월에 슈퍼문이 관측되었을 때, A지점에서의 조차가 더 크다.

 2. 지구 공전 궤도의 이심률에 변화가 없다면, 보름달이 관측된 1월에 달이 근지점에 있을 떄보다 원지점에 있을 떄, A 지점에서의 조차가 더 크다.

 3. 지구 공전 궤도의 이심률에 변화가 없다면, 7월에 슈퍼문이 관측될 떄보다 7월에 원지점에 위치한 보름달이 관측될 떄, A지점에서의 조차가 더 크다.

 4. 지구 공전 궤도의 이심률만이 더 커지면, 달이 근지점에 있을 때 A지점에서 1월에 나타나는 조차가 이심률 변화 전의 1월의 조차보다 더 커진다.

 5. 지구 공전 궤도의 이심률만이 더 커지면, 달이 원지점에 있을 때 A지점에서 7월에 나타나는 조차가 이심률 변화 전의 7월의 조차보다 더 커진다.


 1,2,3번 선지는  거리 가까움↑-조차↑- 이심률↓-각지름↑ 라는 비례/반비례 관계로,

 4,5,번 선지는 5문단에서 도출해 낼 수 있는 이심률↓-근일점↑-원일점↓ 이라는 비례/반비례 관계로 풀 수 있겠습니다.


 


2. 구체적 수치가 나오면 문제로 나온다./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도 문제로 출제된다.


제가 저번 칼럼에서도 중요시한 바입니다. 짧은 비문학 지문에서 굳이 불필요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할 필요는 없겠죠.  그런데 구체적 수치가 언급되었다면? 이는 문제로 출제된다는 열쇠입니다. 아까 설명한 25번의 2번선지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달과 지구의 공전 궤도의 이심률이 구체적으로 몇인지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또한, 달과 지구의 이심률은 둘 다 공통적으로 언급된 바입니다. 이 말인즉슨, 평가원에서는 지문에서 이심률에 대한 구체적 수치도 제공하고, 공통적으로 언급함으로서 이것이 문제로 출제될 거라는 힌트를 2번이나 주었네요.




 늘 강조하는 바이지만, 이것이 문제로 출제될 것이다! 를 알고 지문을 읽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정답을 맞추는 데에 있어 큰 차이가 있습니다. 평가원이 문제를 출제하는 스타일을 우리는 파악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기출 분석입니다.



 4월 모의고사가 다가오네요. 다들 힘나는 4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조만간(내일일 수도ㅎㅎ) 기술 지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제 칼럼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와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

[국어 칼럼] 콘크리트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  https://orbi.kr/00022136655

[국어 칼럼] 신채호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 https://orbi.kr/00022139823

[국어 칼럼] 사회적 할인율 지문으로 보는 지문읽는법/기출분석법 https://orbi.kr/00022155965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려대학교가서블핑지수닮은여자꼬신다 · 879455 · 19/04/02 21:08 · MS 2019

    항상글 잘읽고있습니다.
  • 헤르미온느/ · 733803 · 19/04/02 21:08 · MS 2017

    감사합니다 :)

  • 하늬바람123 · 873184 · 19/04/02 21:42 · MS 2019

  • 둥둥이가 최고양! · 878823 · 19/04/02 21:49 · MS 2019

  • 강남러셀 · 868746 · 19/04/02 23:24 · MS 2019

    많은 도움받고있습니다 ㅠㅠ

  • 헤르미온느/ · 733803 · 19/04/02 23:24 · MS 2017

    감사합니다:)

  • 킹북대학교가서황민현닮은남자꼬신다 · 877707 · 19/04/03 00:49 · MS 2019

    많은 도움됐어요!! 혹시 돌림힘 지문도 살짝 부탁드려도 되는 부분인가요...??
  • 공부잘하고싲 · 680625 · 19/04/03 10:08 · MS 2016

    근데 저도 알기는 아는데 왜나오는거예요?
    기출분석과 강의로만 깨달은거지...왜 나오는지 모르니깐 살짝 의심하면서 강약조절하며 읽게되거든요..... 성격이 좀 까다로워서..ㅠ

  • 고333 · 807933 · 19/09/26 16:15 · MS 2018

    3번 선지도 한 번 볼까요?

    3문단으로 풀 수 있겠군요.

    천체까지 거리 가까워짐↑-각지름↑ 이라는 비례 관계가 언급되어 있네요.

    금환일식이 일어날 때 달은 원지점이나 그 근처에 위치한다고 4문단 끝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원지점에 위치했다? 궤도의 장축 상에서 지구로부터 가장 먼 지점이 원지점이라고 3문단 처음에 언급되어 있죠? 게다가 금환 일식 때 세 천체는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태양이 달보다 지구에서 멀리 있네요. 천체까지의 거리 가까워짐↑-각지름↑ 이므로 맞는 문장입니다.


    슈퍼문 25번 3번선지가 도무지 이해가안가서 해설들을 뒤져보고 있는데요

    글쓴이님이 작성하신 해설대로면

    1. 천체까지 거리가 가까워지면 각지름이 크다
    2. 금환 일식 때 세 천체는 태양 달 지구 순으로 늘어서 있으니, 태양이 달보다 지구에서 멀리있다 = 지구에서 관측되는 천체까지의 거리가 태양이 달보다 멀다
    3. 이래서 태양의 각지름이 달의 각지름보다 크다 가 맞다

    그런데 이 경우엔 지구-달의 거리가 지구-태양의 거리보다 가까우니 달의 각지름이 태양의 각지름보다 큰거 아닌가요?

    ㅠㅠ너무 헷갈려서 질문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