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괴물 [26215] · MS 2017 · 쪽지

2004-10-24 00: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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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뒷산괴물 대학생 만들기 - (33) 서울대 1차 발표와 크리스마스 그리고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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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학원 사람들과 모여서 가볍게 술을 한잔 하기로 한 날이었다.

그 뿐 아니라 서울대 1차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확인을 해봤다.

음.... 제2 외국어 15점은 도저히 합격을 할 수 없는 점수였단 말인가...

그렇게 난 서울대와 작별을 고했다.

사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해도 그다지 서운한 감이 없었다.

그냥 그러려니-_-하고 말았다.

(다만 부모님은 많이 아쉬워 하셨다.)

덤덤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나갔더니

S형이 쓴 춘천교대도 그날이 발표였다 하고

S형 또한 1차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한때 학원1등까지 했었고, 서울교대만을 생각했던 걸 보면

상당히 맘에 안드는 결과였고

그 때문인지 기분은 상당히 안좋아보였다.


논술학원 J양 또한 춘천교대를 썼기 때문에

(J양과는 식사; 이후 연락을 하고 있었다.)

J양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답문이 안왔다. -_-;;;

떨어졌나...하고 있었는데 한참 후에 전화를 해보니

통과했고 했다. -_-;


며칠간 컨디션이 안좋았지만 그날 오랜만에 사람들도 만나고 해서

술을 꽤나 마셔주고 노래방도 가서 신나게; 놀아주시고

1시가 다 돼서야 자리를 파했다.

C양을 집에 바래다주고 나니 2시.

C양의 집이 한 시간씩 걸릴 거리는 아니었으나

집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집에까지 걸어가려고 한 30분쯤 걷다가; 이상한 곳으로 가버려서

택시를 탔고;

엄청난 추위; 속에 있다가 따뜻한 택시로 들어가니

취기와 함께 졸음이 밀려왔다. ;;

결국 집에 도착한 것은 3시 가량;

다시 C양과 약간의 통화를 한 후 잠을 청했고

크리스마스날은 심하게 앓았다.


그날은 난생 처음으로 체한; 날이었다.

국민학교; 재학 중에 체했던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

확실하게는 모르겠고; 내 기억에 있는 유일한 체함;이었다.

그 며칠간의 컨디션 난조가 그냥 컨디션 난조가 아니라 체했던 것이었다. -_-

거기에 과음을 하고는 엄동설한;을 헤매다가 집에 왔으니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이었다.

하루 온종일 집에서 끙끙 앓았고

식사와 구토;를 반복했다. 하루종일 한 일이라고는

매트릭스2 비디오 빌려다 본 것뿐. 그나마도 기대 이하여서 슬펐다.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고통; 속에서 보냈고

그 다음날 학원 논술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아침에 간신히 기어;가서 자료를 받아온 게 전부였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투병;이 이틀로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 정말 논술은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니 점수로 못붙는 게 이상한 거라고도 했고

여러 가지 격려의 말들을 했지만, 불안요소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합격 시에 친구들에게 양주;를 쏠 것 까지 약조해뒀으니 더더욱 합격해야했다.

친구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

서울대는 이미 떨어졌고, 고대마저 떨어진다면 사수생-_-이 되거나

군대에 가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배수의 진을 친 것과 다름없기도 했다.


J양도 고대는 꼭 붙을 거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학원에서 쓰는 글도 특별한 감점요인;은 없을 정도로 썼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개요; 따위 작성 안하고 바로 글을 쓰는 타입이라

쓰다가 글이 엉켜서 돌이킬 수 없게 되거나, 평소에 글 쓰는 게 좀 늦은 편이었기 때문에

시간 안에 끝마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은 없기만을 바랄 뿐 이제와서 무엇을 할 수는 없었다.

적당히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도 하고 고려대 홈페이지에서 논술강좌를 보기도 하고

그 동안 내가 썼던 글과 첨삭문 그리고 각종 자료와 교재들을 보면서 28일을 보냈다.

이제 대입까지 남아있는 전형은 내일, 29일 논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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