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괴물 [26215] · MS 2017 · 쪽지

2004-08-26 19:08:21
조회수 3,005

파란만장 뒷산괴물 대학생 만들기 - (16) 9월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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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모의고사의 충격과 그동안 내 발목을 붙잡고 있던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함께 9월은 흘러가고 있었다. 이미 지나가버린 평가원 시험을 더 이상 문제될 게

없었다. 다만 수능과 흡사하다는 그것을 통해서 나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수능에서 같은

실수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 다음은 18일에 있을 사설학원

모의고사 준비였다.


04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인터넷 강의의

발달이었다. 내가 고3 시절에는 손돼랑;씨가 강남에서 잘나간다더라...는 말만 있었지

메가스터디는 없었고( 몰랐던 것일지도;;암튼 지금과 다른 초보적 상태),

jnj 정도가 거의 유일한 인터넷 강의 싸이트였다.

노량진이나 서울역 바닥; 단과 학원이란 게 원래 한 달 수강료가 3~5만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인터넷 강의 하나 듣는 데는 2만원 안쪽으로 충분했고, 가난한 우리 강북의

수험생들은 그것마저도 공유했다. -_-;;

하지만 2년이 세월이 흐른 후에 인터넷 강의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한번씩은 들어보는

이른바 ‘대세’였고 -_-; 메가스터디는 그 최정상;에 올라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중요하다 싶은 시험들은 한번 칠 때마다 각 인강싸이트에

해설이 올라오기 때문에 항상 허접한 모의고사의 해설로 고생하던 수험생들에게

꽤 좋은 역할을 했다. 그래서 나도 보려고 했지만 -_-; 맘에 안드는 강사들도 많고

원하는 문제만 듣기가 어렵고해서 그냥 학원 선생님들께 문의하기로 했다.

내 수험생활에서 고등학교 때와 가장 달랐던 점 중 하나가 선생님들과의 친분이었는데

고3때는 대부분의 선생님을 개무시-_-했던 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선생님들에게 다가갔다.


S형은 메가스터디 신봉자-_-로 보일 정도로 메가스터디 강의를 많이 들었고

그 단과 강사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져 보이는 학원 선생님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태도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_-;

학생들에게 굉장히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신 몇몇 선생님들로 인해서 선생님들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르는 게 많은 내가

의지할 곳은 선생님들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상당히 자주 선생님들께 질문을 드렸고, 교무실 출입이 잦아지다보니 자연스레

선생님들과의 친분이 쌓이고, 친분이 쌓이다보니 점수가 안나오면 면목이 없기 때문에라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조금 이상한; 선순환이 생겼던 것 같다.

그날도 S형은 메가스터디 이상익 선생의 모의고사 해설을 보고와서 감탄-_-을 했었는데

나는 별 신경쓰지 않고 그냥 담임선생님의 해설;을 들었다. 수학은 역시 어려웠다. ;;;


며칠 후에는 같이 1반으로 올라온 사람 중 두 명이 원래 있던 2반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원 1반 출신들이 아무래도 많다보니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인

2반으로 내려간 것이다. 그 사람들이 내려가면서 한번쯤 나도 2반으로 가서 그냥

1등 해버리고; 장학금 한번 받아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_-;

1반은 교무실과 같은 층에 있다는 이점이 있었고, 타반보다 성적이 대체로 좋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얻을 것이 많다는 결론을 내서 잔류를 결심했다. 꼭 영란;이 1반이라서 그랬던 것

만은 아니다. ;;;;;; 쿨럭


9월부터 학원의 신학기;가 시작되었고 교재들도 파이널 교재로 대거 개편되었다.

언어는 영인(이름이 생각안남;;) ,밥(교학사), 써머리(중앙)의 세가지 교재였는데

영인은 이미 혼자 풀었던 교재였다. 밥과 써머리를 샀는데 상당히 별로였던 것 같다.

작년에 써머리는 워낙에 욕을 많이 먹었었기 때문에 다들 아실 거라고 믿는다. -_-;

밥은 생긴 게 맘에 들지 않았다. -_-; 좋은 문제들을 많이 푸는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집이 나빠서 대학 못가지는 않는다’가 내 평소 생각이었기

때문에 문제집을 고를 때는 첫째 평판과, 둘째 얼마나 풀고 싶게 생긴 디자인인가를

고려했던 것이다. 그런데 밥은 주위의 평을 들은 적이 없었고, 풀고 싶게 생기지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에 일이 터졌다. -_-; 풀기 싫게 생긴 거 빨리 다 풀어 없애자는

생각으로 밥 1회를 풀었는데 점수가 형편없었던 것이다. ;;; 화가 나서 밥을 태워버리지는

못하고; 누가 이기나 보자는 생각으로 2회를 풀었다. 1회보다는 점수가 좋았지만 여전히

맘에 들지 않는 점수였다. 화가 나서 3회까지 풀었다. -_-; 보통 점수가 나왔지만 1회에서

워낙에 화가 나있었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했다. 더 풀려고 봤더니 자습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_-; 결국 4회와 5회는 다음을 기약해야했다. 언어 3회를 연달아 풀었다는

말에 주위에서는 미친 사람 취급;을 하기도 했다.  


수학 교재는 마하3를 썼다. 고3때 풀어본 가장 어려운 파이널 교재가

대성 파이널 테스트였던 것을 생각하며 ‘범상치 않은 난이도겠군’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평범하지는 않았다. -_-; 마하3에서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앞에 단원별 정리가 있어서

모의고사가 적다는 것을 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그 덕에 학원에서 단원별로 간단하게

한번씩 정리를 해주었기 때문에, 초반의 개념정리 수업을 거의 듣지 못한 나는 많은 덕을

보았다.


그 것뿐이 아니라 학원의 진도가 대체로 느려서 ; 7월 처음 들어갔을 때도 이미

수학 개념정리가 다 끝나있어야 했지만 40%정도 덜 끝나있었으므로 내가 들을 수 있었고

일반사회 같은 경우는 진도가 절반 정도 남아있던 것이 9월에도 다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_-;;; 다른 학원생에게는 분개할 일이었을는지 몰라도 나는 그런 덕을 꽤 봤다.

부족한 개념을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이것은  내가 학원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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