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괴물 [26215] · MS 2017 · 쪽지

2004-08-20 14: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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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뒷산괴물 대학생 만들기 - (12)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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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의 D-100일과 학원 방학이 끝나고 이제 8월로 접어들었다.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왔으나 재수학원이 다 그렇듯 실내는 추웠다.-_-

일부 여학생들은 담요를 덮고 수업을 듣기도 했다;

굉장한 양과 맛을 자랑하는 매점의 인기메뉴 참치비빔밥도

하루에 두 번씩 한달을 먹었더니 바라보기만 해도 맛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유독 참치의 함량이 낮군...” 따위의 비평을 하면서 먹을 수도 있는

참치비빔밥 전문가가 되었지만, 솔직히 이젠 입에 대기도 싫었다. -_-

‘사람이란 이리도 간사한 동물일까...처음엔 그렇게 맛있던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래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참치비빔밥에 익숙해지는 만큼 학원생활에도 익숙해지고 있었다.-_-;

그러다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우리 반 C양이 건대 인문학부 03학번이었다는 것이다. -_-;

건대를 버리기 위해 학원에 온 사람들이었지만 -_-

한국 사람은 어쩔 수 없는지 학연에 이끌리게 되었다. ;;;

이미 같은 반 사람들 대부분과 어느 정도 친분을 쌓아둔 터라

C양과 친분을 쌓는 데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웰치스 하나 사준 정도로 -_-; 친분이 쌓이지 않았나...싶다. ;;;

잠시 음료 이야기를 하자면;

학원에 들어가고 처음에는 자판기 커피를 많이 마셨지만

커피가 아무래도 안좋다는 생각에 커피 대신 웰치스를

먹자니 돈이 없었다. -_-;

이전에 사시 수석의 수기에서 본 것이 생각나 녹차를 마시기로 했다.

종이컵을 가지고 다니다가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보온컵이

(텀블러라고 하던가요?; 마호컵;이라고 해도 되나 -0-)

너무나 탐이나서-_-; 어머니께 간청을 드렸고, 결국 종이컵과는

작별을 고하게 된다. 평소에도 워낙에 물을 많이 마시고

뭘(술?;;) 홀짝거리는 것을 좋아해서 녹차도 꽤 마시곤 했다.

텀블러 용량이 대략 종이컵 5~6배 정도였는데

거기에 6부; 정도로 채워서 하루에 보통 5~6잔은 마셨다. -_-;


이렇게 학원생활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이는 나는 급기야 8월의 어느 토요일에 있던

이른바 단합대회;라는 것에 나가게 된다. -_-a

집에서 토요일의 무료함을 달래다가;; 전화를 받고 황급히 꽃단장;을 한 후에

술집으로 향했다. -_-a

그래도 아주 정신이 나간-_- 것은 아니었는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배; 속에서도

술 한방울을 입에 대지 않았다. 술이 마치 프링글스;라도 되는 듯 한번 마시면

멈출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_-a

결국 그 날 술 한방울 입에 대지 않고 술자리를 마쳤고 -_-;

술자리에 이어 노래방;까지 가고 말았다.

100일도 안남은 시점에서 왜 그랬었는지...-_-허허


시간이 지날수록 학원 내의 분위기는 나빠졌다.

맘에 안드는 수업을 빠지고 자습실에 내려가 있는 것은 기본이고,

(국어 시간의 경우 2명이서 수업을 듣기도 했음; )

당구장가기, 플스방가기, 피씨방 가기 등 종목도 다양했다. -_-;

처음에는 나도 이 무리에 휩쓸려 몇 번을 나다녔다. -_-;

처음의 각오는 어디로 갔던 것인지...

축구경기를 보러 자습 안하고 술집으로 가기도 했고

당구장도 몇 번 가게 되었고, 피씨방도 한번; 갔다. -_-;

그런 생활을 하던 중에 문득 회의가 들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와있는 것인가...’

결국 마음을 다잡고 악의 유혹들을 뿌리치기 시작했다.


듣기 싫은 수업시간에 자습실에 내려가있는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어차피 안들을 수업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다.)

밖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같이 나가자고 권유;하던 1등 S형 등등도

몇 번 거절하니 그 다음부터는 권하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의지의 사나이-_-;로 H군은 의지박약;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남들이 나다니는 동안 비교적 공부를 열심히 했다.

특히나 수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反정석주의자-_-;이기 때문에 정석은 집에 고이 모셔두고

블박n점짜리 씨리즈와 모의고사 문제집을 병행했다.

까먹은 수학공식을 외우는 데 포인트를 뒀다. -_-;

학원에서는 교학사에서 나온 수학의 맥;이란 교재를 썼는데

문제가 꽤 괜찮은 것 같았다.

학원을 마치고는 고전문학 인강을 들었는데 강의는 꽤 맘에 들었다.

허나 인강을 하면서 컴퓨터를 안하기란 참 힘들었고;

어느 정도 컴퓨터를 하곤 했다.-_-;

당시엔 오르비를 몰랐기 때문에 다음 모; 수능카페를 들어가서 글을 보는 것도

하루 일과 중 하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오르비를 몰랐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알았다면 옵저빙에 여념이 없었으리라...-_-;


주말에는 녹화해둔 사탐을 계속 보았으며

아마 이때쯤 손돼랑 1200제도 샀던 것 같다. -_-;

기출문제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남들 다 사는 데 나도 한번 사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8월은 이렇게 다른 학원생들보다 공부를 많이 하면서 보냈고

이제 8월말 모의고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_-;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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