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괴물 [26215] · MS 2017 · 쪽지

2004-08-19 03:12:11
조회수 3,995

파란만장 뒷산괴물 대학생 만들기 - (11) D-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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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주의 학원생활을 하고나니...

드디어 그 녀석이 다가왔다.

항상 모든 수험생을 긴장시키는 그 녀석...

바로

D-100일 -_-;

공부를 3주나 한 나는...할 일이 없었다...-_-;

이제 공부 3주 했는데 그 녀석은 내게 너무 빨리 다가왔다. ㅠ_ㅠ

티비에서는 해마다 그렇듯

“이제는 정리할 때” 라는 말로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 전까지 모든 공부를 마치고-_- 남은 100일간 정리를 하라...

어이 기자양반, 당신은 어땠냐 말이야! -_-a

그런 수험생이 전국에 아니 우리나라의 대입 수험 역사상 있었을런지..-_-;

다들 뭐 긴장하는 눈치이기도 했고...그랬지만 그 와중에서도 나는 긴장하지 않았을리가;

사람인 이상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도 아니고 세 번째. -_-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월로 신청해둔 군대. ㅠ_ㅠ 그렇다!

이번 수험생활을 실패한다면 나는 4월에 군대에 가야하는 것이다.

오우 지쟈쓰! (from 메가쇼킹;)  

안돼   어쩔 수 없었다 공부를 하는 수 밖에.

100일 되는 날은 정작 별일이 없었으나 그 전에 이미

S군이 학원을 마친 후 11시가 넘은 시간에 동네에서 닭갈비를;

사줘서 가볍게 식사를 한 터였다. 나는 정작 S군 100일 때 해준 게 없으니;

미안했다. ;


9X일에는 성대에 다니는 두 Y군이 학원 앞까지 와서 닭갈비를 사줬다.

왜 닭갈비만 사주는지;;;

이녀석들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소주를 시켜서는

“안먹냐?”는 말과 함께 내 앞에 잔을 놓고;

지들끼리만 마셨다.

희망고문이란 이런 것인가...

채워질 듯 채워질 듯 하나 채워지지 않는 술잔은

공허한 내 마음, 그리고 비어있는 내 머리와도 같았다. -_-;


(사실 7월 17일날 이미 술을 조금 먹어둔 터였다. -_-;

그러나 그것은 절친한 친구에게 B양의 친구인 전지현(실명. 대역;)과의 소개팅을 주선해준

날이었다. 약간 소심한 성격의 그에게 그녀는 너무 매몰찼고; 미안한 마음에 레몬소주를

몇 잔 홀짝였다. 정말 이름만 전지현일 줄은... 그리고 네가지가 부족할 줄은...

그날은 이겼음에도 당구비를 내가 내야했다.

1년반 동안 만난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담배를 핀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되었다. -_-;;;;

그만큼 그는 화가; 나있었다;;)

한마디로 어쩔 수 없이 술을 조금 마셨던 것이라 더 이상의 음주는 불허하기로 했고

그날은 정말 소주를 눈으로 마셨다. -_-;


고3때는 D-100일로부터 열흘이 지난 D-90일에 수험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린치를

당할 뻔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느끼겠지만 백일이다 뭐다해서 근심걱정 하다보면 열흘은 정말

10초 같이 지나간다. -_-;

D-90일날 아침...나는 아이들이 다 왔을 무렵

“어? 열흘 지났네? 이렇게 아홉 번만 더 지나면 수능이네?” 이라고 소리쳤다.

그 순간 수없이 날아드는 신발은 ‘라이언 일병과 하기’ 아니;;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으며

쏟아지는 욕설은 ‘황산벌’에서의 그것 이상이었다.

올해도 그런 짓을 했다간 학원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건 참 현명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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