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괴물 [26215] · MS 2017 · 쪽지

2004-08-14 15: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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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뒷산괴물 대학생 만들기 - (8) 학원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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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첫날.


7월 8일 아침. 간만에 일찍 일어나서 학원에 갔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_-;

두 번째로 좋은 반에 배정을 받았다. 사실 나중에 알고보니

실력과 반은 큰 관계가 없었다. ;;;

규모가 작은 학원이라 ㅚ수급 학생도 없었다. -_-a

교재를 받고 아무 자리나 대충 앉았다.

‘문과니까...’ 하는 맘으로 ;; 괜찮은 여학생이 있나 ;;

먹이를 찾는 사자의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오빠가 공부 가르쳐 줄까?” 라는 고전적; 멘트도 준비했다.

물론 가르쳐주긴 개뿔, 내 코가 석자도 넘었다. -_-;

그런데...여자가 없었다. -_-; 내가 좀 일찍 갔던 것이다.

물론 추후에 알게 되었지만 우리 반에는 지각생이 많았다.;  

제 시간에 온 적이 한번도 없는 학생도 있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대충 같은 반 아이들의 얼굴을 익히고;;; 수업을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타 반에서 뽑은 학원내 최고미녀; 두 명이 우리 반에 있었다.

그중 한명은 허영란과 흡사한 외모를 지녀 영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나

왠지 이 둘에게는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다;;;지금 생각해도 조금 의아;하지만

영란;은 학원에 잘 안오고 다른 한명은 잠만 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수업을 듣는동안 내게 말붙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_-;;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사실 없었다. 평생 볼 친구들도 아니고 짧으면 넉달간의 인연으로

끝날 사람들이기에 공부에 방해를 받는다면 그 관계를 잘라버릴 생각이었다.-_-

그런데 막상 아무도 말을 걸지 않으니 왠지 서운했다. -_-;

내 인상이 안좋은 탓이려니...하고 말았다.


담임선생님께서 종례 때 한 아이에게 자습실을 안내해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자습시간 직전. 한 여학생이 내게 왔다.

“몇 살이세요?”

그녀는 처음부터 내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이랬으면 좋겠지만 -_- 우리 반 사람들은 내 나이에 관심이 있었다. -_-

나중에 들은 바로는 중론은 24~5세 였다고 한다. -_-; 젠장;

뭐...79년생 누님께서 갑;이냐고 물은 적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동안소리도 아주 간혹; 듣는다.   (정말이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려니 적응이 안됐다. 게다가 학원분위기는 생각보다 산만했고

학원생의 수준도 생각보다 낮았다. 보아하니 우리반 1등인 사람은

340 내외의 점수를 맞는 것 같았다. 요즘 모의고사는 어렵다;는 생각은 안하고

그냥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정도 실력으로 거드름을 피우는게 (당시엔 그렇게 보였다.)

짜증이 났다; 차라리 S군처럼 모의고사 100등; 뭐 이런 실력으로 그러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왠지 보잘 것 없어보이는(물론 나보단 월등;) 실력으로 그런다는 게 화가 났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원래 초라했다가 거기서 더 초라해진; 내 실력에 대한 열등감에서

그런 생각이 나온 것 같다. ㅡㅡ;; 한심할 따름이다;;;

암튼 그 1등으로 인해 배알이 꼴린; 나는

‘내 저 거만한 즘생;을 꼭 눌러보이리라’ 라는 다짐을 했고

이것은 내 세 번째 수험생활에서 첫 번째 동기;로 작용했다.

저녁식사 시간에는 다행스럽게도 같은 반 사람들 몇 명이 말을 걸어주는 바람에

혼자 밥을 먹는 애처로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굉장히 동안이었던 79; 형님과 재수생 동생 둘;과 밥을 함께 먹었는데

재수생 중 한명은 이만기(씨름 선수아님;)씨와 판에 박은 듯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허영란에 이만기... 뭔가 특이한 반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

자습시간. 집에 있던 세권의 문제집;을 가져왔기 때문에 그것으로 실력체크;를 했다.

공부를 조금씩 해보니 전과목에서 고루 문제가 나타났다. 고전문학은 제3 외국어-_-였으며

수리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서 계속 못했고 -_-;

사탐 과탐 역시 수리와 다를 바가 없었으며

외국어는 단어를 거의 몰랐다. -_-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는 생각만 날 뿐이었다.

수리야 고3때 점수를 많이 올려봤던 (비록 모의고사일 뿐이지만) 경험이 있어서

그때의 방식으로 그대로 이어나가기로 했다.

문제는 사탐이었다. -_-; 개념정리가 다 끝난 것이었다. 심한 낭패감을 느꼈다.

과탐도 문제였지만 내가 지망한, 낮게는 한양대요 높게는 고대 -_-;

이 두 학교 모두 과탐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버렸다.

수탐2 모의고사 문제집을 푸는데 어이없이 110점대가 자꾸 나왔다.

이게 내 실력이 아닌 걸 알았기에 공부를 하려했는데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왔다. 그러던 와중에 케이블 방송 학원티비를 접했다. (무슨 광고 삘;;;)

서울역D학원에서 국사수업을 하던 류시춘 선생님이 나오는 것이었다.

아 이거다! 녹화를 해놓고 주말마다 강의를 보기로 결정. 결국 비디오를 샀다. -_-;

주중에는 되는대로 이것저것 공부를 하기로 했고 학원을 가지않는 일요일에

사탐개념정리를 하기로 했다.

결국 언어는 고전문학 인강을 하나 들으면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수학은 고3때 했던 블박 n점짜리 시리즈를 푸는 동시에

조금 쉬운 난이도의 모의고사 문제집을,

사탐은 학원진도를 따라감과 동시에 방송강의로 개념정리를,

외국어는 적당히 단어 외우면서 모의고사 풀이를 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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