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괴물 [26215] · MS 2017 · 쪽지

2004-08-14 13:16:26
조회수 3,581

파란만장 뒷산괴물 대학생 만들기 - (7) 수능 결심, 그리고 짧은 휴식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34044

이번 회도 짧아서;
글이 짧으면 빨리라도 올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예정보다 조금 빨리 등록합니다^^;


수능을 다시 치기로 마음먹은 나는 집에다가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께서는 허락을 하셨지만 아버지께서는

“니가 무슨 공부야 공부는 대충 놀다가 군대나 가” 라고 화답; 하셨다.

요는 너는 의지박약;이니 해도 아니된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공부에 관해서는 아무런 의지도 보이지 않던

나였고; 욕심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지금 생각이고;

당시에는 약간 상처를 받았다. -_-;

사실 입대도 4월로 날짜를 받아둔 터였다. ;;;

하지만 어머니와 합작으로 어떻게; 아버지를 설득해서 공부하는 것을 허락;받았다.

방학이 시작됐고 나는 바로 공부를 했어야 정상인데... -_-

며칠동안 빈둥거렸다. 마음이 싱숭생숭 했달까;

10일정도의 시간을 두고 집에서 조정래씨의 아리랑을 읽었다.

예전에 사둔 책을 생각없이; 읽은 것이지만

나중에 국사 근현대사 부분에서 굉장한 도움이 됐다.

근현대사 부분을 소설책 12권으로 공부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아리랑을 다 읽고 슬슬;; 학원을 알아봤다.

1지망;은 주변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노원역 S 학원. 이곳은 삼엄한 경비로 소문난 곳이다.

내가 중1때부터 고2때까지 다녔던 곳이기도 하며 팔씨름왕K군이 재수에 이어 삼수까지

하고있는 곳이었다. 이곳의 특성을 가장 잘 알려주는 일화가 있는데 고등학교 시절이었던가

어느 선생님께서 수업시간 중에 말씀하셨다.

“재수생 중에 어느 미친X이 나갈라고 옥상에서 옆건물로 뛰었다”

학원은 5층부터 10층까지였다. -_-;

11층의 높이에서 그 재수생은 자유를 향한 도약을 한 것이다.

이카루스의 마음이 그와 같았을까...  

이렇듯 S학원은 무단외출을 하기 위해서 죽음까지 각오해야하는 곳이었다.

물론 규모도 가장 크고 실력자도 많다. 제일 윗반에는 ㅚ수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종종 오르비에도 언급되는 학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쪽에서는 입지가 절대적이다.

(우리 동네에서만 그럴 뿐 아직은 라군;의 변방;일 뿐이다.)

하지만 너무 느긋하게 놀던 탓에 날짜가 지나 7월 입학;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8월에 오란다. -_-;

8월까지 집에서 공부하는 게 어떻겠냐는 어머니의 말씀. 난 고개를 저었다. ;;

\"8월까지 집에서 공부하겠어요\"라는 건

\"8월부터 공부하겠어요“ 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_-;

결국 S군이 다녔던 학원으로 결정을 했다. 고2말에 재수학원 시스템;으로 다녔던 곳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이 학원은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ㅡㅡa

학원까지 대충 정했으나 왠지 마음이 싱숭생숭하기도 하고...‘공부를 시작한다’라는 의지를

다지고자 S군을 불러서 맥주를 한잔했다. -_-;

수능시험 전에 마시는 마지막 술이라고 생각했다.

(S군은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결국 연세대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원래 공대에 꿈이 있었지만 의,치대도 노려보라는 말을 들었던 것에 비하면 조금 아쉬웠다.)


다음날 드디어 학원에 등록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7월 8일부터 학원에 다녔다.

수능을 정확히 120일 앞둔 날이었다.

물론 공부는 2학년 들어와서 1g도 안한 상태였다. -_-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