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Hermes [26255] · 쪽지

2004-08-12 15:03:17
조회수 2,485

Dreams are my reality...... (5) 서서히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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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수업시작과 더불어 내 고3은 시작하였다. 그다지 실감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지도 못한 채 막연히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열심히 하는 시늉만 좀 내었다. 사실, 2월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만으로도 벅찼다.
새로운 반에서 얼굴을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아무리 고3이라지만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학교였고, 같은 반 사람들과는 안면을 트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내가 원하던 것과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며칠 지나지 않아 ‘우리 반에 전교 1등이 있다’는 소문이 돌더니 급기야는 애들이 나한테 와서 ‘니가 전교 1등이냐’ 하는 상황이 되었다. (-_-;;) 여튼 생각보다는 빨리 안면을 트게 되어서 좋기는 좋았지만, ‘전교 1등’이라는 편견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다.

시간은 흘러 고3 첫 모의, 나라는 존재가 ‘전교 1등’이라는 존재(누구야??)와 등식구조가 성립되었기에 약간 부담이 되었다. 그리고 ‘고3 첫 모의점수는 곧 수능점수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징크스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널리 퍼져 있었기에 ‘잘쳐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다. 허나 당시엔 아직 고3이라는 감이 없었는지 불과 6개월 후에는 꿈도 꾸지 못할 무신경으로 평소처럼 시험을 치루었고, 결과는 380.5. 꽤 괜찮은 점수가 나왔다.
이후의 시험도 별다를 것이 없었다. 3,4번 계속하여 치른 모의고사에서 380점대 초반의 점수를 계속 유지 (쉬운 모의는 90대도 한번 ...) 했다. 학교 생활도 재미있었다. 글쎄... 그때는 공부한 것 보다는 농구한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부담은 되었지만 걱정은 없었다. 그냥 지금처럼 해온 대로 ‘보다 열심히’ 하면 되겠지... 당시의 나는 이토록 태평했고 단순했다. 속으로는 점점 도태되어가는 것도 모르고...
5월 즈음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모의고사 점수는 계속 380대가 나왔지만, 예전에 비해 문제 풀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뭐 달리 방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금이 간 곳에서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5월 모의....수학 68점. 수학에서 4개를 틀리다니.... 정신이 멍했다. 실수라고 하고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자신의 한계랄까...여튼 넘지 못할 벽이 느껴졌다. 총점은 어찌어찌해서 380은 겨우 넘겼다. 총점이 언제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일정하다는 것....이제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전화위복이랄까.... 5월 모의 해설강의를 통해 어떤 강사를 알게 되었고, 이후 내 수학 공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니... 여튼 이건 나중 이야기고 그때 나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는 무너지고 있었다.....”

고3 1학기 중간고사.... 나름대로 공부를 했으나 1등 자리를 놓치게 된다. 뭐 어차피 전교 석차는 그다지 의미 있는 것이 아니었고 다음 번에 열심히 하면 될 일이었다. 그래도 기분은 찝찝했다. 뭔가 일이 안 풀린다는 기분, 하는 일마다 깨끗이 해결되는 느낌이 없었다. 공부할 때도...생활할 때도... 시간은 계속 흘러 6월, 그리고 첫 평가원 모의고사가 있던 11일... 문제는 쉬웠다. 그러나 저주는 계속되었다. 점수는 여전히 380점대 초반, 웃어야 했을까.... 내신에 이어 모의고사마저 ‘전교 1등’이라는 이름을 빼앗겼다. 1년 넘게 거의 놓쳐본 적이 없었지만, 지금의 전교 1등은 다른 사람이었다. 380점대 후반의 점수로..... 점수 유지는 했으니까 괜찮아.... 스스로 위안을 해보려 했지만 ‘전교 1등’이란 껍데기를 잃어버린 것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아니 실제로 그러했다. 나는 뛰고 싶었으나 발이 무거웠다... 예전 같지가 않았다. 능률도 오르지 않았고, 실력도 떨어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슬럼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그 무서운 구렁텅이 속에 깊이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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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 보면 석차같은거 별거 아니지만, 당시에는 신경 많이 썼지요...ㅎㅎ 뭐 어떤 면에서는 동기부여도 되고 좋은 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스스로 읽어봐도 \'너무 승승장구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기뻐하십시요....드디어 저도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ㅎㅎ

언제나 그렇듯이 재미없는 글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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