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일기 (곧 여름을 맞이할 그대들을 위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853998
한여름에서
작년 여름에 가볍게 던져낸 일기들입니다. 요즘 더워지고 있는데 힘내세요 다들..!
#1
여름이다. 조금의 시간이라도 나의 시간을 밖으로 허락한다면 금새 땀에 젖어버리는 그런 여름. 올해는 유독 덥다. 올해 나의 여름은 유독 그림자를 찾기가 힘들다. 나는 그래서 여름이 좋다. 지독한 더위에도, 구슬비처럼 흐르는 땀에도 이내 불타오르려 그랬다는듯 쏟아지는 장마비가 있으니까.
#2
여름은 다른 계절과 달리 낮이 길다. 그러니, 다른 계절보다도 조금은 어둠을 늦게 맞이할 수 있다. 그런 여름이 미울 때가 있다. 조금은울적한 날, 조금은 빨리 낮을 떠나보내고 싶던 어느 날 내가 그랬었다. 해가 지는 때에 비추는 빨간 빛깔이 맴도는 공허하고도 어딘가 차오르는 벅차오름을 느끼고 싶던 그리도 바라던 해질녘은 오지 않았다.
#3
여름은 약속을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여름은 집에만 있고 싶은 계절이다. 밖은 포근함을 넘어서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안에서는 다르다. 여름의 안에서 우리는 서늘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어딘가 서린 마음이 차가움으로 달래어 진다. 서린 마음에는 따뜻함만이 채워질 수 있다 믿었던 어렸던 나의 마음이 차가움으로 녹는다.
#4
여름에 장마를 빼놓을 수 없다. 장대비로 세상이 잠시 물에 잠기려는 기세를 보이고 우리는 그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흔히들 이런 광경이 자연의 장엄함으로 묘사되는 것 같다. 장마의 한중턱에서 가끔 태풍의 눈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비와 태풍을 이기고 태풍의눈에 당도해 안온함을 느끼고 싶다. 그런 연유로 장마의 가운데 아늑한 방안에 있는 것은 태풍의 눈에 당도한 것과 같은 느낌으로 내게 받아들여진다.
#5
행복의 조각들을 모아 원하는 때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초여름을 아숩게 보낸 뒤의 한여름에 그것들을 쏟고 싶어진다. 한여름의 행복은 얼마나 뜨거울까 하는 상상에 의한 것이다. 생각만 해도 뜨거움에 몸부림치며 행복을 느끼는 나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6
가끔 여름에 한기를 느낄 때가 있다. 여름의 뜨거움에 눈이 멀어 잠시 추위라는 것이 무엇인지 희미해지는 바로 그 순간, 한기가 찾아온다. 한기는 짧지만 아주 강렬히 여름의 가운데에 나에게로 온다. 여름이란 당연히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 그렇기에 당연시 되는 것. 그런생각들 너머에 한기는 서서히 우리의 곁으로 온다.
#0
이상 여름에 대한 이야기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니 옯스타 5
걍 예쁜눈나들 공유하는 계정 되버렷네…
-
인명피해 없어서 다행
-
83 80 2 40 44
-
훈수 두는 사람 있었음 좋겠다 아무도 나한테 뭐라 안 하니까 공부 잘못 하고 있는...
-
수학포기하지말껄 21
그때 했으면 지금 얼마나 잘했을까 뼈저리게 후회하는중
-
작년 이맘때엔 공군 붙었다고 좋아했었는데 ㅋㅋㅋㅋㅋ 내년 이맘때엔 집에서 케이크...
-
더프 기하 답 0
기하는 푸신분 없나요..? ㅠㅠ 541231 64 91 전 이렇게 나왔는데 푸신분...
-
1교시엔김승모을보고 2교시엔빡모를보고 3교시엔띵학모를보고 4교시엔특모와식센모를본다...
-
벡터 너무 어려워 19
이거 사람이 다룰수있는게 맞는건가
-
얘가 벌써 대학교 2학년이네…
-
찐따라고 하진 않겠어요 14
그치만 저는 아싸에요 물론 행동은 찐따같이 하긴 하는데
-
아니면 친구랑 대화했죠..
-
아직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문제집이랑 실모가 너무 많아 2
오랜 생강임
-
잇올 더프 2
까먹고 시계 준비를 못했는데 10분 남았습니다 이런건 알려주나요?? 안 알려주면 시험 어케 보지..
-
올오카 드랍 1
올오카 반 정도 들었는데 제가 강의 듣기에만 급급한 것 같아서요 인강이랑 잘 맞는...
-
이온 수 비율
-
나 고1 때 24살로 우리학교 첫 부임하심 수능 한 번에 + 임용고시 한 번에 ㄷㄷ
-
안녕하세요. 한방국어 조은우입니다. 최근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하고...
-
벳킷좀이라고 워터마크 떡하니 박혀 있는거 중고나라에 내 계정으로 쳐 올려놓고...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