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명서정시 [1315476] · MS 2024 · 쪽지

2025-04-16 15:40:20
조회수 890

똥글사랑꾼님께, 습작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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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케숲>


마주나기로 자란 잎이었다
나는 그것에 행복을 달아주고
꼭 리본모양으로 깃들도록 묶어두었다
푸른 녹색은 살을 스치는 모양새로 한바퀴를 휘젓고
나는 오직 달밤 색바랜 커튼을 
커튼을 두려움으로 조여낼 뿐이다

그곳에는 괴물이 살아요
끈적하기도 하고
이빨은 부식되고 개수도 되게 많더군요
그건 가끔 엄마처럼 따뜻하게 살결을 문대요
침이 끈적이게 뺨에 묻지만요

그곳 입구를 열어 걸으면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떨어트린 빵부스러기는
통과하는 동시에 바람이 일며 날으고 만다
입가에 묻은 문대어 번진 가루들이 말해준 소식이었다

진흙이 일고 이끼로 덮인 곳
세자매가 살았다고 했다
첫째는 지독한 습기가 싫어 도망쳤다
나머지 둘은 하염없이 치고 쳐
그를 기다렸지만
하수처리장은 처음 난 그것이
평생 자리를 펼 곳은 아니다

길을 만들어 다닌다 했다
나는 지나는 것에
노란 개나리 장식을 하고 머물러요

정원을 모두 가꾸지는 못했다
다만 편지는 물에 젖었지만
번져있는 잉크에도 불구
거절에 대해 적혀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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