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지우개 [606672] · MS 2015 · 쪽지

2015-11-06 12:20:06
조회수 6,032

수능 수학 최악의 상황.ver.1(발암주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746095

 1교시 언어는 가볍게 풀어 넘겼다.


  정말 다행히도 EBS 문학작품중에 눈여겨 본 작품이 고전시가로 출제 되었고. 비문학 또한 큰 변별력은 없었던것 같다. 작년보다는 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수능은 아닌...딱 불도 아니고 물도 아닌 따뜻한 수준의 문제가 출제된것! 고맙다 평가원..

 시험이 쉬웠는지 한층 긴장감이 풀어지는 교실 분위기를 몸소 느낄수 있었지만, 난 그 여느때보다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평가원장이 순수히 수험생들을 집으로 보낼리는 없을것이다. 

 분명 수학과 외국어 중 한과목은 '불'일 것이다. 

 외국어를 불로낸다? 아니...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단 연계 교제의 난이도 부터가 그닥 높지가 않고, 쉬운영어는 이미 언론과 학생들 사이에서 수없이 오고가던 기정사실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면...평가원장...너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올해는 수학이다. 

 69월로 풀어진 수험생들의 심리를 역이용해 분명 어렵게 출제를 할것이다. 

 하지만 ...난 상관없다. 오히려 어려웠으면 좋겠다. 
 이해원파이널, 이해원모의고사, 한석원 모의고사, 신승범 모의고사 ,포카칩모의고사, 이격이살 모의고사

 수도 없이 풀어제꼈다. 

 스탑워치를 따로 키치 않아도 몸에 저장된 수험리듬덕에 지금이 몇분정도 지났는지를 체감할수 있을 경지에 도달했다. 
 
 개인적으로 1컷을 84로 희망하며, 위풍당당하게 들어오는 시험감독관에게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채 그의 눈을 당당히 노려보고 있었다. 

'수학은 기선제압이다'

'너희들을 압도하는걸 보여주마, 속도의 한계를 보여줄게'

 물론 수학은 속도가 아니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빠르게 넘어가는 시험지를 보면 너희들도 불안한 마음을 추수릴수 없겠지...

 '시험이 쉬웠나? 나만 어렵나?' 하면서 말이야 . 

 시험지를 눈 앞에 배부받고 나니, 나 또한 다소 긴장이 되는건 사실이었다. 시험지 앞에 놓인  
필체 확인용 문구가 나를 또렷히 노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21번에 답은 홀수 입니다"

'뭐야...뭐야 시bal..필체..필체 확인용 문구가 바뀌었다. 21번의 답이 홀수라고? 지금 내가 이걸 믿어야 하나? '
 
 떨리는 손으로 오엠알 카드에 문구를 조심스레 옮겨적고 나서도, 들이닥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필체 확인용 문구로 수험생들을 뒤흔들다니 ..평가원장 아주 고약하구만.

 곧이어 종소리가 반에 울렸고, 난 재빨리 시험지를 넘겼다. 

1-4번...여전하군 눈으로 풀수있는건 정확히 1분대 안에 풀어넘긴뒤 재빠르게 다음장, 


 문제를 풀어보니 , 난이도는 무난하지만은 않았다. 

 역시 수학에서 변별력을 두려는 거였어. 

  하지만 빠른 암산과 , 추론력으로 무장된 나는 나를 막아서는 4점 문항들을 일GYUK에 처내고 있었고, 당시 내 모습은 흡사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는 미치광이 살인마와도 같았다.

'내 몸은 기출로 이루어져있다'를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되새기며, 16분 만에 수학의 1대 수문장 21번 앞에 도달할수 있었다. 

'16분..역대 최고다. 하지만 내가 계산실수를 했다거나, 함정을 놓쳤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지금 내 컨디션은 최상이며, 수학의 신 피타고라스가 나에게 빙의되어있다'

 차분히 마음을 추스리며 21번의 문항을 해석해나가기 시작했다. 4차함수의 그래프의 개형을 몇가지로 추수리고 , 도함수의 개형이 이렇게 될수 밖에 없는 근거들을 찾아냈으며, 마침내 6분만에 그래프의 개형을 떠올리는데 성공했다. 
 
 이제 숫자를 대입하고, 범위를 나눠주면 된다!
 
 침착해...침착해..평소보다 어려운 문제였어. 난이도로 따지면 이해원파이널 21번 문항중 제일 높은 급의 난이도가 되겠군..후후 애들 꽤 많이 죽어나가겠어? 
 
 숫자를 대입한뒤, 답을 찾아냈는데....답은 17, 4번선지였다. 

 불현듯 떠오르는 필체확인용 문구..'21번의 답은 홀수 입니다'

 말그대로 필체확인용 문구임에도..섣불리 내 샤프는 주관식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재검산...어차피 나중에 한번 할거였으니까 미리 하는셈 치고 다시 식을 전개 했다. 

'4번은 확실하다! 내 목숨을 걸수 있다' 넘어가자!

 주관식은 첫부분은 무난...28번쯤 부터 평가원장이 머리를 굴린게 눈에 보였다. 당시 잔여 시간은 대략 68분정도 완벽한 시간안배! 수많은 실전연습으로 만들어진 수학괴물이 수험생들을 개걸스럽게 먹어치우며,생태계를 교란하는 모습이 그려젔다. 

 
 다시 차분히 28번 , 통계에서 꼬았군, 하지만 너무 식상합니다 교수님. 
 
 5분만에 해결후 검산 완료. 잔여시간 60분

 29번..적분파트...크큭...적분과 미분은 제 주력이라구요!! 포기하시죠? 표점깡패는 제가 되겠습니다.

 6분만에 해결후 검산 완료
 
 그리고 대망의 30번, 잔여시간 대략 57분. 마킹시간 제외해도 50분대 초반. 

 어디보자...

 역시나 지수로그..다행히 격자점은 아니군, 카운팅인가? 아냐 카운팅도 아닌것 같아. 
눈을 감고 머리를 식힌뒤 문제를 다시 바라보았다. 시간은 5분정도가 흘렀으며, 넉넉한 시간대였다. 
 
 다시....다시...최댓값과 최솟값의 합을 구하시오...

 즉..최대 최소가 나온다는 얘기. 범위를 구해야 한다는 얘기.....극값에서 짤리나?
 또 다시 10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즈음...내 머릿속의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고 있었다.

'이거다!!!!!'

 머릿속에 문제 해결 매커니즘을 입력한뒤 , 식을 전개하고 숫자를 대입했다. 잔여시간은40분
식전개후 계산을 완료한뒤 답을 찾아내는데 15분, 검토하는데 5분..
 
 잔여시간...20분

'이번 수능은 잭팟이다' 

 그리고 다시 30번을 5분동안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다시 시험지를 처음으로 돌려놨다. 

'마킹을 시작해볼까'

 잔여시간은 15분..

 1번부터 마킹을 시작하는데, 손에 쥔 컴퓨터싸인펜이 내 몸의 희열을 못이겨서 들썩거리고 있었다. 54244, 34221...

 그리고 다음표지...

'촤락'

"어..?"

 일순간 눈앞에 비춰진 광경에 너무나도 당황한 내가 , 나도 모르게 짧은 탄식을 입밖으로 내뱉고 있었다.

'어..!? 시험지 한장이 ...깨끗하다'

'빠르게 풀다가...두장을 같이 넘겼다'

'이 정도 난이도에 검토할시간이 넉넉했다고? 아냐..내가 문제를 적게 풀어서야...'

 망치로 대가리를 수없이 처맞은듯이 머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잔여시간 대략 10분...

'정신차렷!!!!!!!!!!'

 작년에 수능을 치던 과거의 내가 , 현재의 나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6문제 10분컷을 해야 한다'

 킬러는 아닐것이다. 킬러는 앞에서 다 잡았으니까...하필...4점과 3점이 섞여있는 부분..최대한 빠르게 스캔한다...

 11,12,13번은 빠르게 풀어나갔다. 잔여시간 7분

13,14번 붙어있는 문제... 

13번 매번 나오는 대입문제...2분안에 마무리 잔여시간 5분

그때...마킹을 깜빡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마킹시간을 계산해야지!!!!!'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고, 당장이라도 교실에 머릴 부여잡고 쓰러진채 , 울어버릴것만 같았다. 그러는 사이 금쪽같은 1분 경과.

 '살아야 한다'

14번에 손을 댄 나는 정확히 1분만에 문제를 찍어냈다. 감으로 풀어버린것.

마지막 행렬합답형 또한 고려할시간이 없었다. 잔여시간 2분
 
행렬은 5번일거야...하하....



 떨리는 손과 멘탈을 붙잡고 마킹을 시작....종이 침과 동시에 30번 마킹을 시작했지만...내 상황을 인지한 감독관이 번뜩하고 처다보며 내게 눈치를 주었다. 

 그렇게 3초 정도를 경과후 마킹 완료...어떨떨 했다. 

 답안지가 걷혀졌고, 내 머릿속은 붕붕 하고 울리고 있었다. 

 시험이 끝난뒤...수험생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수학 어땠냐?ㅋㅋㅋ"

"와...미친 이거 거의 핵불아니냐? 문제 개 더럽던데"

"아..몰라 , 앞에 쉬웠다가 갑자기 왜 뒤에서 지랄함? 21 30은 커녕 28 29도 손도 대기 힘듬"

"ㅋㅋㅋㅋ1컷 대략 86예상한다 ..."

 당장 달려가 수능샤프의 샤프심을 길게 쭈욱 밴뒤, 아가리를 벌리고 떠들어대는 그 남학생의 입구석구석을 샤프로 난도질해버리고 싶었다. 

 아무래도...14번은 틀린것 같다...15번 행렬 문제 또한...다시 생각해보니 ㄷ 선지는 틀린것 같았다. 비주얼로 보기에도 답갯수 법칙을 크게 어긋난듯 싶었다. 앞에서 계산실수가 있었나?

 적분할때 핀트가 나갔나? 시험지가 없기에 불안을 제거 하긴 커녕, 증폭만 되고 있었다. 

 멍~넋을 놓을때쯤....

 귀에 울리는 영어 듣기 방송 1번이 들리고 나서야 , 영어 시험이 시작됨을 알수있었다. 재빠르게 표지를 넘겨보았지만...아무래도 듣기가 들리지 않는듯 하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