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가망없나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1-07 21: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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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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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10이라고 한다.


10일에 해당하는 고유어 어휘는 '열흘'이다. '열흘'의 어휘사를 알아보자.


'열흘'은 중세국어에서도 '열흘'로 쓰였다. 15세기의 형태가 지금까지 어떠한 변화도 없이 쓰여 온 경우이다. '사흘'과 '나흘'과는 약간 다른데 얘네들은 15세기 초중기에는 각각 '사ㅇㆍㄹ'과 '나ㅇㆍㄹ'로 쓰이다 ㅎ이 추가된 '사흘'과 '나흘'이 15세기 후반에 등장하였다. '사'는 3(서)과 '나'는 4(너)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ㅇㆍㄹ은 '날(日)'을 뜻하는 고유어이며 자연스레 수식 관계를 이루며 어휘화를 겪은 것이다. ㅎ이 추가된 이유는 1) 모음이 연속되면 발음하기 부담되므로 ㅎ이 추가되었다 또는 2) ㅎ말음체언이었던 고유어 양수사의 형태를 고려해 ㅎ이 추가되었다 이렇게 두 가지로 설명이 된다. 


그러나 '열흘'은 15세기 초기에도 후기에도 그리고 그 이후로 계속 이형태 없이 '열흘'만이 쓰였다는 것이 특이하다. '열ㅇㆍㄹ' 정도의 표기가 보일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은 '열흘'의 '흘'은 '엻+ㅇㆍㄹ'에서 연철이 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물론 '사흘'이나 '나흘', '며칠'처럼 '열ㅇㆍㄹ'을 상정한 후에 ㅎ이 첨가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표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좀 그렇다. '엻'에다가 바로 'ㅇㆍㄹ'이 붙었다고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결론은 중세 시절 '열'은 ㅎ종성체언이었고 'ㅇㆍㄹ'은 日에 해당하는 고유어였는데 이 두 개가 합쳐져서 '열흘'이라는 어휘가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물론 어원은 굳이 신경 쓰지 않으니 공시적으로 '열흘'이나 '사흘', '나흘'은 단일어)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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