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 의대 합격수기 (1-3; 울산대 의학논술 & 수능 공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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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울산대학교 의학논술에 대한 얘기와 제가 수능 공부를 했던 과정을 소개할 것입니다. 그에 앞서, 과학고와 논술전형에 대해 흔히 가질 수 있는 선입견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과학고를 다녔단 것으로 논술에서 상당히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습니다.
과학고생이 일반고생보다 평균적으로 수학, 과학 실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논술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수학을 잘한다고 해도 논술문제만의 특징인 부분문제들 간의 연관성이나, 많은 양의 서술 등에 익숙하지 않으면 좋은 논술 답안을 작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학을 잘하는 것과 수리논술을 잘하는 것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학고생들은 수학 심층면접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논술에서 많이 유리하다곤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논술전형에는 수능 최저가 과학고생들에게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거의 하지 않는 과학고생들이 논술전형으로 많이 합격하기는 힘듭니다.
중앙대학교 입학처 수시 자료실에 있는 ‘15학년도 논술가이드북 Section3의 2014학년도 논술우수자 전형 입시 결과 분석에 보면, 자연계에서 특목고의 지원 비율은 3.2%이지만, 합격해서 등록을 한 학생의 비율은 1.2%로 줄었습니다. 따라서 과고 학생들이 논술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을 뿐더러 유리하지도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울산대학교 의학논술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 울산대학교 의학논술의 특징
시간배분: 울산대학교 의예과 시험을 보러 가면 150분 동안 수리논술과 의학논술 시험을 보게 됩니다. 시간배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수리논술 90~110분, 의학논술 40~60분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지문의 난이도: 수능 영어에서 3점짜리 문항 중 어려운 문제의 제시문의 난이도와 비슷하거나, 그것보다 약간 어려운 정도인 것 같습니다.
문제의 형식: 의학논술 문제는 주로 보건/의료를 주제로 한 영어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제시문에 나와 있는 특정 관점/견해/근거/이유 등을 설명하라는 형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어느 정도 답이 정해진 문제들이죠. 제시문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견해를 물어보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적어도 작년과 올해 시험에선 그렇게 나왔습니다.) 따라서 울산대 의학논술을 잘 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어 제시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제시문을 이해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요약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울산대 의학논술을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산대학교 의학논술을 쓰기 위해 생명과학 지식은 필요 없습니다. 다만, 생명과학이나 보건/의료계열에 대한 관심이 평소에 있었다면 제시문을 이해하는 데 약간의 도움은 될 것 같습니다.
-작년과 올해엔 논술문제가 전부 제시문을 요약하는 형식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제시문에 나와 있는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의견/가치관을 근거를 들어서 설명하라는 형식의 문제가 혹시나 나올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을 위해 그런 쪽으로도 대비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울산대 의학논술 공부 과정
우선 제일 먼저 한 것은 홈페이지에서 기출문제를 다운받는 것이었죠. 다운받아서 지문을 읽어보니 난이도가 꽤 높았습니다. 처음 한 번 읽으니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사전의 도움을 빌리며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보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시문을 이해하니 문제에 대한 답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라는 형식이고, 길이도 300자 정도라 쓰는 데에 부담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답안을 쓰는 것이 연습을 필요로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300자 안에 답안을 어떻게 시작, 전개, 마무리할지 등을 같은 문제를 몇 번 반복하면서 쓰며 연습했습니다. 다만, 한 번 쓰고 똑같은 문제를 다시 쓸 땐 며칠 정도의 기간을 두었습니다. 그래야 기억력에 의존해서 쓰는 일이 없으니까요.
제시문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수능 영어 지문들을 활용했습니다. 어려운 수능 영어 문제를 푸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제시문을 최대한 많이 완벽히 이해하는 연습을 한다면 영어영역 공부와 동시에 의학논술 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제가 1년 동안 수능공부를 했던 과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저번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2학년 때까지는 과학인재전형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3학년 올라오는 겨울방학부터 논술전형 준비를 시작하면서 논술과 수능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수능 공부는 1년 만에 급하게 한 것이었고, 정시로는 인 서울 의대도 힘든 점수라서 제 공부 경험이 유용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수능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시험에서 저는 전체에서 3개를 틀렸고, 틀린 문제들은 국어 2점짜리, 영어 3점짜리, 화학1 3점짜리였습니다.
1. 국어
수능 공부를 시작하면서 국어가 저에겐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2학년 때까지 내신에서도 국어 공부를 제대로 하진 않았었고, 수능 국어는 더욱 공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저는 우선 학원을 등록해서 이OO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능 국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저도 잘 따라갈 수 있는 수업이었고, 국어 세부 영역별로 문제를 푸는 방식을 익히는 데에 초점을 맞춘 강의였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국어는 매일매일 감을 잃지 않게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과목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원에서 하는 대로 따라가며 공부했고, 제가 별로 자신 있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국어에 대해 할 말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2. 수학
2학년 때까지 수학 심층면접 대비를 하면서 수학 실력은 많이 길렀었지만, 수능 수학문제를 푸는 것은 또 다른 것이었습니다. 우선 통계나 이차곡선과 같이 제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다시 공부하여 메운 뒤, 문제를 푸는 연습에 집중했습니다. EBS나 기출문제들을 많이 풀면서 ‘이러한 형식의 문제는 이렇게 생각해서 푼다’는 노하우들이 하나 둘씩 쌓여갔고, 문제풀이가 숙달되면서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그러나 29, 30번 문제들은 그러한 노하우가 쌓였다고 해서 잘 풀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닌 경향이 있습니다. 기존의 여러 개념들을 엮어서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저는 거기에 대비해서, 어떤 게 나오더라도 머릿속에서 끄집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초 개념들을 더욱 탄탄히 했고, 이OO선생님의 문제풀이 수업을 들어서 어려운 4점 문항의 난이도에 해당하는 문제들을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한, 시간배분을 위해선 모의고사 등을 보면서 제가 몇 분 만에 몇 번까지 푸는지를 기록해서 평균을 내어 제게 적당한 시간배분 전략을 세웠습니다.
3. 영어
영어는 평소에 자신 있었기 때문에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습니다. 공부는 EBS교재와 기출문제들을 가지고 했습니다. 수능 과목 중 영어가 EBS 체감 난이도가 가장 높은 만큼, EBS를 여러 번 꼼꼼히 푸니 시험 볼 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러나 EBS만으로 수능에 나오는 3점짜리 문항 중 어려운 문제들을 대비하는 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영어 A, B가 통합되기 전의 영어 B형 기출문제들을 사용했습니다. 과거 영어 B형의 최고난도 문제들이 현재 영어영역의 최고난도 문제들보다 조금 어렵기 때문에 충분한 대비가 됐습니다.
4. 과탐
제 과탐 선택은 화학1과 물리2였습니다. 화학1의 경우 개념은 쉬운 편이지만 그만큼 문제를 꼬아서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론 숫자 맞추기 퍼즐을 푸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고요. 물리2는 물리를 정말 좋아하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물리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도 물리2를 선택하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저 역시 물리를 좋아했고,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험을 보니 시간이 없어서 3점짜리 한 문제를 풀지 못했고 찍어야 하는 상황이 왔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번호들을 보고 적게 나온 걸로 찍어서 다행히 맞혀서 50점으로 1등급을 맞췄지만, 그걸 잘못 찍었으면 2등급을 받고, 등급컷을 못 맞춰서 수시에서 떨어졌을 것입니다. 따라서 과탐을 선택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과목으로 하되, 물2나 화2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과학탐구를 잘 보기 위한 관건은 얼마나 빨리 정확히 푸느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시험에서나 이는 마찬가지이지만, 과탐이 이러한 경향이 강합니다. 저는 EBS등을 풀면서 과탐공부를 할 때, 느긋하게 하지 않고 문제들을 최대한 빨리 푸는 방향으로 공부를 해서 도움이 됐습니다. 사설이나 EBS 모의고사를 풀 때도 15~20분 안에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한, 과목별로 한 두 개씩 있는 최고난도 문제들을 잡기 위해 기출문제 중 가장 어려웠던 문제들을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풀었고, 또한 학원 선생님들이 어려운 문제들을 만들어서 봉투 모의고사로 파는 것을 구해서 풀어보았습니다.
오답노트는 따로 만들진 않았지만, 문제를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를 생각해서, 다음부터 이러한 문제가 나오면 이러한 식으로 생각해서 풀어야겠다는 것을 포스트잇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헷갈리는 개념이나, 외워두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들, 실수하기 쉬운 부분 등을 같이 메모했고, 수능을 보기 며칠 전부터 그것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시험장에 가서도 쉬는 시간엔 그것만 공부했습니다. 나름대로 효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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