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가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061412
여인 유리장 속에 가만히 넣어 둔 간쓰메, 밀크, 그렇지 구멍을 뚫지 않으면 밀크는 안 나온다. 단홍백 혹은 녹(綠),
이렇게 색색이 칠로 발라 놓은레테르의 아름다움의 외에, 그리고 의외에도 묵직한 포옹의 즐거움밖에는없는 법이니
여기 가을과 공허가 있다.
비 오는 백화점에 적(寂)! 사람이 없고 백화(百貨)가 내 그림자나 조용히보존하고 있는 거리에 여인은 희붉은 종아리를 걷어 추켜 연분홍 스커트 밑에 야트막이 묵직히 흔들리는 곡선! 라디오는 점원 대표 서럽게 애수를 높이 노래하는 가을 스미는 거리에 세상 것 다버려도 좋으니 단 하나 가지가지 과일보다 훨씬 맛남직한 도색(桃色) 종아리 고것만은 참
내놓기가 아깝구나.
윈도 안의 석고(石膏)― 무사는 수염이 없고 비너스는 분 안 바른 살갗이찾을 길 없고 그리고 그 장황한 자세에 단념이 없는 윈도 안의 석고다.
소다의 맛은 가을이 섞여서 정맥주사처럼 차고 유니폼 소녀들 허리에 번쩍번쩍하는 깨끗한 밴드, 물방울 낙수지는
유니폼에 벌거벗은 팔목 피부는 포장지보다 정한 포장지고 그리고 유니폼은 피부보다 정한 피부다. 백화점 새물건
포장 ― 밴드를 끄나풀처럼 꾀어 들고 바쁘게 걸어오는 상자 속에는물건보다도 훨씬훨씬 호기심이 더 들었으리라.
여름은 갔는데 검둥 사진은 왜 허물이 안 벗나. 잘된 사진의 간줄간줄한소녀 마음이 창백한 월광 아래서 감광지에 분 바르는 생각 많은 초저녁.
과일가게는 문이 닫혔다. 유리창 안쪽에 과일 호흡이 어려서는 살짝 향훈(香薰)에 복숭아 ― 비밀도 가렸으니 이제는 아무도 과일 사러 오지는 않으리라. 과일은 마음껏 굴려 보아도 좋고 덜 익은 수박 같은 주인 머리에 부딪쳐 보아도
좋건만 과일은 연연(然然)! 복숭아의 향훈에, 복숭아의 향훈에복숭아에 바나나에······.
인쇄소 속은 죄 좌(左)다. 직공들 얼굴은 모두 거울 속에 있었다. 밥 먹을때도 일일이 왼손이다. 아마 또 내 눈이
왼손잡이였는지 모르지만 나는 쉽사리 왼손으로 직공과 악수하였다. 나는 교묘하게 좌(左)된 지식으로 직공과
회화하였다. 그들 휴게와 대좌하여 ― 그런데 웬일인지 그들의 서술은우(右)다. 나는 이 방대한 좌와 우의 교차에서 속 거북하게 졸도할 것 같길래 그냥 문 밖으로 뛰어나갔더니 과연 한 발자국 지났을 적에 직공은 일제히 우로 돌아갔다. 그들이 한인(閑人)과 대화하는 것은 꼭 직장 밖에 있는조건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청계천 헤벌어진 수채 속으로 비행기에서 광고 삐라, 향국(鄕國)의 동해(童孩)는 거진 삐라같이 삐라를 주우려고
떼지었다 헤어졌다 지저분하게 흩날린다. 마꾸닝 회충 구제 그러나 한 동해도 그것을 읽을 줄 모른다. 향국의 동해는 죄다 회충이다.그래서 겨우 수챗구멍에서 노느라고 배 아픈 것을잊어버린다. 동해의 양친은 쓰레기라서 너희 동해를 내다버렸는지는 모르지만 빼빼 마른 송사리처럼 통제 없이 왱왱거리며 잘도 논다.
롤러 스케이트 장의 요란한 풍경, 라디오 효과처럼 이것은 또 계절의 웬계절 위조일까. 월색이 푸르니 그것은 흡사
교외의 음향! 그런데 롤러 스케이트 장은 겨울 ― 이 땀 흘리는 겨울 앞에 서서 찌꺼기 여름은 소름끼치며땀 흘린다.
어떻게 저렇게 겨울인 체 잘도 하는 복사 빙판 위에 너희 인간들도 결국 알고 보면 인간모형인지 누구 아느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원준 쌤 들으시는분들은 시험 풀 때 화살표 그려가면서 하시나요?
-
지가 말한거 다 반대로 하고있노ㅋ
-
독서는 누가 더 잘 가르치시는 것 같으세요? 216이 독서는 김승리.정석민보다 더...
-
문학은 누가 더 잘가르치시는 것 같으세요?
-
오랜만에 오르비와서 글 보는데 2506 2509 이런거 보면 ㅈㄴ 이질감드네
-
한 달 넘게 매일 먹었는데 이거때매 졸린듯
-
ㅋㅋㅋ를 연타하지 못하는 습관이 생김
-
내 어린 시절아 어릴 땐 나이가 든다는 게 좋은 건 줄 알았어 어른이 되면 좋을 줄...
-
..
-
형이야 3
형은 9시에 자서 4시에 반에 일어났어
-
문제가 다 좋은거같아요 아님말구
-
편차 크긴한데 백97이상은 뜨련가…
-
23 수능 미적 원점수 100점이고 과외경험 15명이상입니다 안자는 사람들위해 잠깐 질문 받아요
-
이게 몇시야? 0
미쳤어
-
강민철 파이널 0
우기분 강이분 독서등등 강의 없이 풀어도되나여 그냥저냥 기출+사설섞인 문제...
-
공대가지 말로 상경갈걸 14
공대는 상당히 가성비가 좋지않은 듯 그냥 교차로 상경갈 것 싶기도 하고
-
sk계약인 고대가 더 높나요 저랑 1도 연관없는데 갑자기 궁금해짐
-
진짜 지금 이 상황에서 뭐를 어떻게 더 해야하는지 감이 잡혀요 반수로 7월부터...
-
난이도 평가 5
아직 평가원 기출 난이도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이 정도면 몇 번 문제 난이도인가요..??
-
2합 4 맞춰야 되는 최저러인데 탐구는 아예 버린 상태입니다 6평 기준 언매 1...
-
저렇게 똑똑하면 살 맛 날듯
-
히카 ebs 0
연계교재 반영되어잇나여
-
이제 임정환 리밋 3단원 개념 끝났습니다 수능때까지 개념만 파야 하나요? 목표는 4등급입니다
-
아니 그러게 누가 청포도 주고 선지에 광야랑 절정 주래? 이거 2개 준거면 그냥 맞추라는 거잖아
-
울고 싶다 1
수능끝나면울어야지 엉엉
-
불면증 ON 3
자다 깨서 접속
-
그러다가 한능검 깔짝 하고 졸리면 좀 자는거지
-
실력이 느는 듯..
-
꿀모 시즌2 2회 69점
-
개념부족인가.....
-
흠
-
시발 시험인데
-
기출 각 단원별 주요 문제들만 해서 빠르게 회독하고 싶은데 좋은 문제집이 있을까요??
-
적중예감 적생모 리트 하트 사만다 take-off 시즌별로 다 샀음 세상이 실모로 가득해
-
댓글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달아주면서 느낀 건데 그냥 진짜 잘 됐으면 좋겠어요 늘...
-
배고픈데
-
오르비 지우고 생활해야겠다... 공부가 집중이 안되는 듯 화욜 저녁에 봐용
-
님들은 의식적으로 쓰심? 전 매우 ㅇㅇ
-
이게 맞나
-
졸려죽겠다 1
밤낮 바꿔야하는데 곧 잠올듯
-
수학 실모 3페이지 한시간동안 쳐보고있는새끼는 처음이네
-
후
-
대화 오래 했네
-
하..
-
이게 맞나?
-
상계 지문 이거 왜 다 경제라 함? 9모 사회는 공정거래법 제외하고 RPM만 떼놓고...
-
ㅅㅂ
-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 완벽하지 않아 기쁜 걸 "...
-
개구리가 뭐죠 2
??
Lee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