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가맞는걸까 [912276] · MS 2019 · 쪽지

2020-12-04 12:31:18
조회수 842

반수 처참하게 실패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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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국어 과탐 다 떨어지고 

수학은 같지만 간절히 공부했던 미적분만 틀린 거 보면

반 년 동안 뭘 했나 싶습니다


대학 한 학기도 제대로 못 다녀봤으면서 

나랑 안 맞는 곳이라고 쉽게 단정짓고,

내 힘으로 해보겠다고 작년과는 다를 거라는 믿음은

어리석고 건방진 생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작든 크든 제대로 된 성공을 겪지 못했기에

이번 수능을 계기로 더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진학하여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또, 지겨운 실패를 했습니다

실수도 아니고 그냥 몰라서 틀렸습니다


복학해도 그 공부에 적응할 수 있을까, 졸업하고 뭘 할 수 있을까 의심되고

삼수를 하자니 다시 한다고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늘 애정을 가지고 공부했던 과목이 이젠 두렵고 많이 아픕니다


앞으로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한없이 나약한 내가 너무 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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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삼좋아 · 917879 · 20/12/05 16:47 · MS 2019

    댓글은 잘 안다는데 너무 공감되서 달아요..ㅠ 저랑 똑같은 상황이네요. 현역때 그리고 올해 반수로 두번 실패했다고 생각하니 제 인생에서 남은 시험들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어요. 수능끝나고 자는 시간빼고 울기만 하다가 올해는 정말 후회없이 한 것 같아서 그냥 학교 돌아가려구요. 사실 아쉬움은 엄청 많이 남는데 내가 잘하는 과목에서 못해버리니까 그냥 이제는 내가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벽이 느껴지네요.. 그런데요 저는 수능이라는 제도에 잘 맞는 사람과 잘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저는 사회가 정해놓은 제도 안에서 조금 안맞을 뿐 나 자신은 미워하지 않으려구요. 수능말고도 내가 정말 잘하는 일은 많고도 많겠죠. 그러니까 너무 자신을 자책하지 마세요. 저는 다시 시간을 돌려서 되돌아 간다고 해도 반수선택했을 것 같아요. 다시 수능을 친 거에 대한 후회는 없길 바래요. 아직 살 날은 많고 그 곳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요? ㅠㅠ.... 이과가맞는걸까 님께 하는 위로인지 나한테 하는 위로인지..ㅋㅋ 어쨌든 같이 힘냈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금 진심으로 한강에 뛰어 들고 싶은데 눈물 찔끔 흘리면서 씁니다 흑흑

  • 이과가맞는걸까 · 912276 · 20/12/07 11:06 · MS 2019

    감사합니다... 홍삼좋아님도 그동안 수고많으셨어요.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하셨다니 조금은 다행인 듯 합니다. 그만큼 온 힘을 다해 공부하셨다는 뜻이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수능에선 원하던 목표를 이루진 못했을지라도 앞으로 꼭 다른 곳에서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그 노력이 빛을 내는 날이 오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동안 많이 지치고 힘드셨을테니 푹 쉬세요. 연말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