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칼럼] 이해 vs 정보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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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은 이해인가 처리인가 — 이 싸움이 의미 없는 이유
(이 글의 연장선입니다.)
요즘 다시 비문학에서 ‘이해’와 ‘정보처리’를 두고 논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해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말과, 정보만 처리하면 된다는 말이 서로 맞서는 구도입니다.
하지만 이 논쟁을 조금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서로 다른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경우가 아닙니다. 그저 서로 다른 단어를 쓰고 있을 뿐이에요.
우선 ‘이해’라는 말부터가 너무 넓게 쓰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이해는 글을 읽으며 “왜 그럴까?”, “필자는 왜 이렇게 말했을까?”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필자의 사고를 끝까지 납득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런 방식은 독서로서의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제한된 시간 안에 정답을 골라야 하는 시험 독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방식은 사고의 오솔길로 빠지기 쉽고, 시간 관리에도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수능 국어에서 요구하는 ‘이해’는 조금 다릅니다.
정의가 나오면 받아들이거나 다른 말로 바꿔 보고, 세부 내용은 정리하고 복귀하고, 이항 대립·역접·예시·반례 등을 구분하고, 문장 간 위계를 나누어 구조를 덩어리로 기억하는 것
그리고 문제에 나올 법한 지점을 미리 예상하고, 문제에서 지문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답을 골라내는 독해 방식입니다.
이쯤 되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과연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이해’일까요?
냉정하게 말하면 아닐겁니다.
다시말해 이 방식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감정적이거나 철학적인 이해가 아닙니다.
그저 정보의 역할을 분류하고, 관계를 구조화하고, 문제 풀이에 필요한 형태로 재배치하는 과정입니다. 즉, 본질적으로는 정보처리에 가깝습니다.
단지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이해한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그런데 정보처리를 ‘그냥 읽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정보처리는 아무 생각 없이 읽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 문장이 정의인지, 조건인지, 반례인지 판단하고, 지금 전개가 확장인지 제한인지 파악하며, 이 구조에서 어떤 선지가 출제될지를 예측하는 고도의 판단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정보처리는 체계적이고 재현 가능하며 체화 속도가 빠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재현 가능성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느냐죠.
많은 학생들이 노베이스 시절에는 ‘이해’라는 말이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냥 읽는 행위와 구분이 잘 되지 않아 자신이 그 지점에 금새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해설강의나 해설지를 봐도 내가 이해하지 못 한 지문을 잘 설명해주니 기분도 좋거든요.
하지만 실제 실력 상승과 체화의 측면에서는 정보처리 방식이 훨씬 빠른 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의와 책의 완벽한 이해에 도달하는 데에는 정말 오랜 기간이 걸리고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숙련된 정보처리는 결국, 사람들이 말하는 ‘이해한 상태’로 수렴합니다.
따라서 먼저 의식적인 정보 처리를 통해 사람들이 말하는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이 논쟁은 대립 구도로 볼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이 둘은 과정과 결과의 관계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정보처리는 길에 해당하는 과정이고, 이해는 목적지와 같은 도착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해하면서 읽어라"라는 말이 학생에게 너무 불친절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실패했을 때 이유를 설명하기도 어렵거든요.
앞에서 말을 한 후 학생들이 못하면, 학생탓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모호합니다.
반면 정보처리는 문장의 기능, 구조, 관계라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걸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고, 문장의 역할과 구조만 정확히 처리하라고. 이해는 그 결과로 따라오는 상태라고.
이 한 문장으로 이해와 정보처리의 대립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라는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게시글로 저 두 독해법을 변증법적으로 수렴시킨 수렴 독해에 대해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vs로 문제제기를 하고 결론을 내린 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차근차근 설명할까합니다.


이런식으로 제 수업 자료의 일부를 활용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길게 가면 안 읽으시길래 나눠서 잘라서 하나씩 업로드중입니다.
팔로우해두시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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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국 지금 이 기간에 스스로 기출을 풀며 정확한 정오 근거와 논리를 잡는 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지나면 각종 기교적인 수업이나 방법론으로 분석하고 체화를 하겠지만, 시험장에서 그 방법론이 무력화되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은 그 기본빵이니까요.
이건 그 다음 학습에 대한 논의입니다.
맞습니다 국어는 습관의 과목이고 수능장에서는 그저 몸에 각인된 방식대로 움직일 뿐인데 1~3개월 공부하고 성적 안오르는 것 같다고 하는 학생들 보면 안타까움
개추눌러달래서
감삼당
슝~ 하고왔데이 ㅋ
플레이 채팅 보고 오셨나보군요
하오하오 좋은글이오
수고하셨소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3113
그는 “근본적으로 적성시험이라는 것은 주어진 텍스트에 나와 있는 정보를 처리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제 형식이나 스타일이라는 게 차이는 있지만 기본은 동일하니 자꾸 풀어가면서 시험 형식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든 제시문을 꼼꼼히 다 읽고 완벽히 이해한 상태에서 풀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쟁점을 딱 잡아서 논리 구조를 파악해 ‘이게 답일 수밖에 없어’ 하고 넘어가는 그걸 원하는 것”
결국 풀어서 맞히면 장땡인 시험이기에, 그 시험을 위한 독해를 해야 합니다.
국어는 개개인의 강점 따라서 최대한 발현 가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수능 국어를 포함한 모든 적성시험류에 해당되는 내용인 거 같습니다. 흔히 학생들이 이해를 '너무 과한 그읽그풀류의 내용적 이해'로, 또는 정보처리를 '너무 형식에 매몰되는 구조독해'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하는 거 같습니다.
독해에 있어서 형식적 이해와 내용적 이해 둘다 어느 정도 챙겨야 하지만, 소재 및 개념들 간의 관계/논리적 연결성/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어는 흐름이다' 라는는 명제가 수능 국어에서 요구하는 '이해'에 가장 가까운 거 같습니다.
출제자는 지문에 있는 소재/개념에 대해 깊은 내용적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해는 대학가서 전공 공부하면서 필요한 것들이지요.
문학 포커스 풀고 수능에서 문학 다 맞고 언매 88점으로 의대 합격했습니다!
헉 정말이신가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제 책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워낙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책이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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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번 볼까 하는데 2027버전 새로나오나요?
네 지금 개정 작업 완료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