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수능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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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에서 반수하셨다는 분의 글을 보고 그나마 수능을 봤던 기억이 남아있을 때 이 글을 기록해두기로 했다.
1월 즈음에 수시충이 "개새*"인 이유라는 글 을 썼던 사람입니다.
우선 수능 한달 전부터 독서실을 가는 것은 그만두었다. 독서실을 가는 시간마저 줄이려고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공부할 맛이 나지가 않았다. 집에서 쉬엄쉬엄 모의고사나 시간을 재며 돌리고 있었다.
학교에서의 분위기는 역시 ㅈ반고답게 시끄럽다. 본인은 복도에 나가서 공부를 했다. 그랬더니 따라나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열심히 공부를 하더니 나중에는 떠들어서 매우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 이때 시끄러워 주다스 프리스트의 the sentinel이라는 곡을 들으며 공부했었다. 그렇게 매일 매일 모의고사와 오답을 돌리면서 뭔가 좆됬다는 불안한 예기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본래 성격이 무디고 미래를 긍정적 아니 거의 태만적으로 보는 사람에 자신감에 충만해 사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여친에게 차이기 일보직전에 오는 그 느낌이 일주일 내내 갔다.
나 이러다 재수하는 거 아닌가? 건대만 가도 좋겠다. (성적은 항상 중대정도로 나오곤 했다.) 점점 대학이 내려가 국민대도 간다는 마음을 먹기도 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계속 되었다.
수능 전날에는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마 괴물쥐 영상을 보고 도파 영상을 봤던 것 같다. 도파가 문과는 그냥 재미로 보고 오라는 소리를 듣고 웃으며 홍대 최고 아웃풋은 역시 다르다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아마 새벽 3시경이었다.
아침에 일어날때는 항상 입던 회색 나이키 츄리닝에, 항상 입던 검은색 마크 곤잘레스 후드를 입고 갔다. 그날 예열 지문으로 집에서 푸는 것으로 레트로 바이러스인지 뭔지 암튼 수능 연계지문 혹은 그 연관 지문을 풀고 갔다. 그냥 간쓸개에서 아무거나 풀었는데 도움이 된것 같다.
아침에 차타고 갈때는 별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무덤덤 했다. 고사장에 아는 사람이 많았다. 내 앞앞은 부랄 친구였고
암튼 내 친구들이 많았고 아랍어 시험장이라 문제시될만 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맨뒤라 다리를 엄청 떠는 본인으로서는 다행이었다.
국어 시험을 보기전에는 김승리 쌤이 주신 예열지문으로 연습했는데 이미 뭘보든 서두 끈적하고 유기적으로 이어나가는 틀이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다. 딱히 그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김승리 선생님이 쓰신 글이나 쭉 읽어보고 그냥 그렇구나하고 말았다.
국어 시험이 시작했다. 화작은 8분컷, 문법은 넘어갔다, 본인은 문법을 제일 못한다. 수능 전까지 공부를 미뤄두고 있었던 병신이었다. 문학 개쉬웠고 김승리 kbs 덕을 크게 봤다. 비문학 그냥 술술 풀렸다. 베이즈주의는 꽤 다른 형식으로 나왔지만 무난했다. 장기이식 그냥 네모 치면서 이어나가며 풀었다. BIS는 수험생활 내내 보았던 슈카월드에서의 경제에 관한 잡지식으로 풀어나갔다. 문제는 문법이다. 문법만 남기고 17분이 남은 상황 문법이 존나 어렵다. 끙끙대다 결국 하나 풀고 나머지 모두 풀지 못했다. 한번호로 찍고 그냥 재수하면 돼라는 생각으로 속편하게 넘겼다.
고사장에서 울먹이는 사람이 있길래 솔직히 좀 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시험에 후회할 시간은 없다고 생각했다.
수학은 기억이 잘안난다. 그냥 무난하게 풀었다. 원래 킬러는 못푸는 실력이라 여한은 없었다. 21번만 노가다 해서 풀었던 기억이 난다.
밥을 먹었다. 같은 고사장에 수시로 의대를 갈 GOAT과 함께 밥을 먹었다. 국어가 좆됬다는 공유를 하고 별말 않았다.
영어는 좆됬다! 글자가 안보이는 경험을 했다. 결과는 89
사탐 윤사는 개쉬웠다. 표점이 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지 청주랑 충주중 누가 인구가 더 많을지 고민했는데, 충청도니까 충주지!라고 하고 장렬히 전사했다.
아랍어는 1번 풀고 잤다.
끝나고 보내주지 않아 조금 화가 났다.
별생각 없었다. 그냥 모의고사와 다를바가 없었다.
앞에서 내친구가 울먹이며 있는데 딱히 할말이 없었다.
허무하지도 않았다. 너무 모의고사같았다. 1년간의 노력이 그냥 그저 그런 하루로 지나갔다.
부모님이랑 고깃집을 갔는데 국어 문법 생각이 났지만 그냥 밥은 잘먹었다.
집에서 채점하는데 딱 평소대로 중경외시라인이었다.
하루 종일 진읍사를 들여봤다
재수를 결정했다.
강대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그냥 아무런 일 없이
1년의 노력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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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도 좋은 학교입니다
성서한중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