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의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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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닥치고 의대?'라는 글 쓴 사람입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뜨거워 깜짝 놀랐네요. 댓글들을 보며 제 글을 다시 읽어보니 사실 부족한 점도 눈에 들어오고,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읽히는 부분도 있는 듯하여 한 번 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어제 제 글의 본 의도부터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설카포 > 의치한' 뭐 이런 서열놀이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있는 수험생들에게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이 제공되는 듯하여 이를 개선하려 했던 것입니다. 제 주장의 핵심은 이겁니다.
"의치한과 서울대/카이스트를 고민할만한 실력을 갖고 이공계로 진학한다면, 꼭 지방 공장에서 하이바 쓰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폭넓고 훌륭한 진로들이 충분히 존재한다."
이 말을 수험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칫 소모적인 말싸움으로 번질까 일일히 댓글을 달진 않았으나, 많은 의견들과 피드백 다 읽어보았습니다. 또 너무 길어지면 안되니, 가장 중점이 되는 두 가지 포인트만 짚어보겠습니다.
1. '저거 의대 가도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의대를 나오시고도 제가 말씀드린 여러 분야에 용기있게 뛰어드신 분들 물론 계십니다. 여기다 안철수씨 사례도 꽤 언급이 되더군요. 그런데 여러분, 안철수씨처럼 의대생이 IT 벤처 성공신화를 쓰는 것이 과연 쉬울까요? 안철수씨가 왜 교과서에까지 실렸겠습니까? 카이스트생이 벤처로 성공했다고 교과서에 실리는 거 봤습니까? 안철수씨와 같은 정말 지극히 일부의 사례를 갖고 '봐라, 의대생도 다 한다' 와 같은 논리를 펴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참고로, 카이스트와 같은 대학에서는 교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각종 네트워크 형성은 물론, 최근에는 심지어 '창업석사' 과정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압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치한과 설카포를 창업/스타트업 환경과 그 아웃풋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각종 연구직 및 학계로의 진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의대 나와서도 물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범위와 폭, 가능성 측면에서 공대(이공계)가 유리하다 이렇게 봅니다.
2. '저거 다 문과(상경계) 진로 아니냐'
맞습니다. 제가 언급했던 금융계, 법조계, 경영계 등은 전통적으로 문과(상경계) 출신들이 꽉 잡고 있었던 필드였죠.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렇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앤장의 신규 채용 변호사/변리사 출신 학부만 봐도 이공계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카이스트 출신 인원 또한 서울대의 뒤를 이어 연고대와 맞먹거나 그 이상일만큼 상당합니다. 여기다 100대 기업 CEO 이공계 출신 퍼센티지 증가 뭐 이런 통계는 검색하면 다 나올테니 굳이 일일히 쓰진 않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공계 출신들이 이러한 흔히 '사회적 지도층'이라 일컬어지는 분야로 점점 더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에게 제 주관을 억지로 주입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 글을 읽고 몇 명의 수험생분들이라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셨다면 전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 여러분, 시야를 넓히십시오. 진짜 세상은 입결표 밖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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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의대가 유리한가요?
특히 자연대는 학계 위주로 돌아가는데
의대 출신 치고 메인 저널에 논문 올리는 사람 별로 안보이네요
MD 달면 유리하죠. 근데 페이가 임상의에 비해서 적어 기피하니까 애초에 연구하는 분들 자체가 거의 없는거 아닌가요.
의대가 학계 진출에 공대보다 불리하다니...생명과학, 약학, 뇌인지과학 등등 어디를 가든 MD가 압도적으로 유리할텐데요...
닥치고는 아니겠지만 어째 논리가 좀 억지스러움
나이 50, 60이 넘어도 자기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모르는판에...
그렇게 따지고보면 공대가는거나 의대가는거 다 문제 아닌가?
저도 글쓴이님과 항상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어느 분야를 보던 모든 결과는 의대쪽으로 귀결되는 이 사이트에서 동조를 얻으시기에는 많이 어려우실껍니다. 그래도 수고하셨습니다!
글쓴이님 글 잘 읽었고요, 100프로 공감합니다.....
근데 의치한 갈 수 있으면 무조건 갈려구요
가끔 의치한에서 빡세게 공부 열심히 하는 만큼 공대에서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자기 의지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 사실 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음 특히 의대 전공의까지 고려하면 노오력으로는 스스로 공대에서 그만큼 하는게 그냥 불가능하다고 보고 공대에서 의대를 포기하고 성공하려면 재능과 운이 매우 따라야 한다고 생각
저는 의대생이고, 아버지는 국내 IT 대기업에 다니셔서 확실하게 좀 느끼는 점들이 있어서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공대는 암울합니다. 기업들이 대우를 안해준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고요. 스타트업 등 다른 방법으로 성공하지 않고, 가장 보편적인 길인 기업 들어가는 방향으로 간 회사원은 의대의 보편적인 길로 나아간 임상 의사만큼 돈 벌려면, 자신을 위한 시간이 사라집니다. 그렇게 뼈빠지게 직장생활해도 대기업에서 정년까지 버티는 것 자체도 참으로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것처럼 공대쪽에서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없으면 의대 진학하는 쪽이 더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게시글에서 말씀했던 직업들을 의사도 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신 분들도 많아서 이렇게 공대쪽이 우월한 상황이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이야기하신 분야로 진출하는 인원 수 자체를 생각해보면, 공대쪽이 훨씬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의 숫자는 확실히 공대쪽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요. 또한 이렇게 진출해서 실패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을 해본다면 자격증이 있어 임상 의사로 계속 살아가도 되는 의대쪽과 다르게 공대쪽은 위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지난 게시글과 이 게시글을 보면서 의대에 비해 공대에 유리한 점을 못 느끼게 된 글이었던 것 같네요. 의대 유급 가능성, 의대+군대+전공의 할 때까지 긴 시간 등의 의사의 단점들이나 문케어 등 정부 정책에 갈리는 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나, 현재 다양한 IT기반 산업들이 전세계 산업에서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인데, 자율주행, AI 등으로 인한 엄청난 부가가치 등의 공대의 장점을 이야기하는게 맞는거 같네요.
실제로 현대차에서도 R&D로 기존 자동차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 주행이 접목된 차량 공유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조 단위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고, 실제로 이런 시대가 오게 된다면 전세계 모든 교통(항공,선박 물류를 제외한) 산업은 이 계통 산업이 다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자를 내는 우버의 시가총액이 포드, GM, 현대차등의 자동차의 대기업들보다도 훨씬 크다는 점 생각해보면 이러한 새로운 IT 기술들이 먹어나갈 세계 경제의 파이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몰라 의대 갈 사람 의대 가고 공대 갈 사람 공대 가는 것이야...........인생 뭐 있어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며 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