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svfer5y67 [898188]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19-07-16 20:44:25
조회수 2,918

'닥치고 의대?' - (2)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3648426

 안녕하세요. 어제 '닥치고 의대?'라는 글 쓴 사람입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뜨거워 깜짝 놀랐네요. 댓글들을 보며 제 글을 다시 읽어보니 사실 부족한 점도 눈에 들어오고,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읽히는 부분도 있는 듯하여 한 번 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어제 제 글의 본 의도부터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설카포 > 의치한' 뭐 이런 서열놀이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있는 수험생들에게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이 제공되는 듯하여 이를 개선하려 했던 것입니다. 제 주장의 핵심은 이겁니다.



 "의치한과 서울대/카이스트를 고민할만한 실력을 갖고 이공계로 진학한다면, 꼭 지방 공장에서 하이바 쓰는 노동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폭넓고 훌륭한 진로들이 충분히 존재한다."



 이 말을 수험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칫 소모적인 말싸움으로 번질까 일일히 댓글을 달진 않았으나, 많은 의견들과 피드백 다 읽어보았습니다. 또 너무 길어지면 안되니, 가장 중점이 되는 두 가지 포인트만 짚어보겠습니다.



 1. '저거 의대 가도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의대를 나오시고도 제가 말씀드린 여러 분야에 용기있게 뛰어드신 분들 물론 계십니다. 여기다 안철수씨 사례도 꽤 언급이 되더군요. 그런데 여러분, 안철수씨처럼 의대생이 IT 벤처 성공신화를 쓰는 것이 과연 쉬울까요? 안철수씨가 왜 교과서에까지 실렸겠습니까? 카이스트생이 벤처로 성공했다고 교과서에 실리는 거 봤습니까? 안철수씨와 같은 정말 지극히 일부의 사례를 갖고 '봐라, 의대생도 다 한다' 와 같은 논리를 펴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참고로, 카이스트와 같은 대학에서는 교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상당히 짜임새 있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각종 네트워크 형성은 물론, 최근에는 심지어 '창업석사' 과정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압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치한과 설카포를 창업/스타트업 환경과 그 아웃풋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각종 연구직 및 학계로의 진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의대 나와서도 물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범위와 폭, 가능성 측면에서 공대(이공계)가 유리하다 이렇게 봅니다.



2. '저거 다 문과(상경계) 진로 아니냐'


 맞습니다. 제가 언급했던 금융계, 법조계, 경영계 등은 전통적으로 문과(상경계) 출신들이 꽉 잡고 있었던 필드였죠.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렇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앤장의 신규 채용 변호사/변리사 출신 학부만 봐도 이공계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카이스트 출신 인원 또한 서울대의 뒤를 이어 연고대와 맞먹거나 그 이상일만큼 상당합니다. 여기다 100대 기업 CEO 이공계 출신 퍼센티지 증가 뭐 이런 통계는 검색하면 다 나올테니 굳이 일일히 쓰진 않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공계 출신들이 이러한 흔히 '사회적 지도층'이라 일컬어지는 분야로 점점 더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에게 제 주관을 억지로 주입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 글을 읽고 몇 명의 수험생분들이라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셨다면 전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 여러분, 시야를 넓히십시오. 진짜 세상은 입결표 밖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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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ㅜㆍㅜ · 877512 · 19/07/16 20:46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돌아온SSB의노예 · 881620 · 19/07/16 20:52 · MS 2019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카의폭파설대가능 · 877641 · 19/07/17 01:40 · MS 2019

    그러면 의대가 유리한가요?
    특히 자연대는 학계 위주로 돌아가는데
    의대 출신 치고 메인 저널에 논문 올리는 사람 별로 안보이네요

  • 공대는카서포 · 784916 · 19/07/17 04:55 · MS 2017

    MD 달면 유리하죠. 근데 페이가 임상의에 비해서 적어 기피하니까 애초에 연구하는 분들 자체가 거의 없는거 아닌가요.

  • Sergi Roberto · 885179 · 19/07/16 20:58 · MS 2019

  • 도희 · 495790 · 19/07/16 20:59 · MS 2014

    의대가 학계 진출에 공대보다 불리하다니...생명과학, 약학, 뇌인지과학 등등 어디를 가든 MD가 압도적으로 유리할텐데요...

  • 지나가는나그네 · 533974 · 19/07/16 22:00 · MS 2014

    닥치고는 아니겠지만 어째 논리가 좀 억지스러움

  • ^ㅗ^;; · 895252 · 19/07/17 19:19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봉다리 · 846547 · 19/07/17 20:08 · MS 2018

    나이 50, 60이 넘어도 자기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모르는판에...
    그렇게 따지고보면 공대가는거나 의대가는거 다 문제 아닌가?

  • 뽀록2 · 524237 · 19/07/17 20:19 · MS 2014

    저도 글쓴이님과 항상 같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어느 분야를 보던 모든 결과는 의대쪽으로 귀결되는 이 사이트에서 동조를 얻으시기에는 많이 어려우실껍니다. 그래도 수고하셨습니다!

  • 2MB · 888137 · 19/07/18 01:35 · MS 2019

    글쓴이님 글 잘 읽었고요, 100프로 공감합니다.....







    근데 의치한 갈 수 있으면 무조건 갈려구요

  • 사이다2 · 554323 · 19/07/18 09:16 · MS 2015

    가끔 의치한에서 빡세게 공부 열심히 하는 만큼 공대에서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자기 의지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 사실 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음 특히 의대 전공의까지 고려하면 노오력으로는 스스로 공대에서 그만큼 하는게 그냥 불가능하다고 보고 공대에서 의대를 포기하고 성공하려면 재능과 운이 매우 따라야 한다고 생각

  • Kerrigan · 751119 · 19/07/19 08:04 · MS 2017

    저는 의대생이고, 아버지는 국내 IT 대기업에 다니셔서 확실하게 좀 느끼는 점들이 있어서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에서 공대는 암울합니다. 기업들이 대우를 안해준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고요. 스타트업 등 다른 방법으로 성공하지 않고, 가장 보편적인 길인 기업 들어가는 방향으로 간 회사원은 의대의 보편적인 길로 나아간 임상 의사만큼 돈 벌려면, 자신을 위한 시간이 사라집니다. 그렇게 뼈빠지게 직장생활해도 대기업에서 정년까지 버티는 것 자체도 참으로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것처럼 공대쪽에서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없으면 의대 진학하는 쪽이 더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게시글에서 말씀했던 직업들을 의사도 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신 분들도 많아서 이렇게 공대쪽이 우월한 상황이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이야기하신 분야로 진출하는 인원 수 자체를 생각해보면, 공대쪽이 훨씬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의 숫자는 확실히 공대쪽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요. 또한 이렇게 진출해서 실패한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을 해본다면 자격증이 있어 임상 의사로 계속 살아가도 되는 의대쪽과 다르게 공대쪽은 위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지난 게시글과 이 게시글을 보면서 의대에 비해 공대에 유리한 점을 못 느끼게 된 글이었던 것 같네요. 의대 유급 가능성, 의대+군대+전공의 할 때까지 긴 시간 등의 의사의 단점들이나 문케어 등 정부 정책에 갈리는 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나, 현재 다양한 IT기반 산업들이 전세계 산업에서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인데, 자율주행, AI 등으로 인한 엄청난 부가가치 등의 공대의 장점을 이야기하는게 맞는거 같네요.
    실제로 현대차에서도 R&D로 기존 자동차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 주행이 접목된 차량 공유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조 단위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고, 실제로 이런 시대가 오게 된다면 전세계 모든 교통(항공,선박 물류를 제외한) 산업은 이 계통 산업이 다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자를 내는 우버의 시가총액이 포드, GM, 현대차등의 자동차의 대기업들보다도 훨씬 크다는 점 생각해보면 이러한 새로운 IT 기술들이 먹어나갈 세계 경제의 파이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9C1hjaQpAeTZ7P · 629257 · 19/08/08 18:56 · MS 2015

    몰라 의대 갈 사람 의대 가고 공대 갈 사람 공대 가는 것이야...........인생 뭐 있어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며 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