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없으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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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별에 올린 칼럼인데 여기도 같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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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쌤입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참 안타까운 사례들이 보이곤 합니다. 잠깐 가르쳐 보면 학생이 머리가 참 좋고, 중학교 때까지는 실제로 공부를 잘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올라가더니 성적이 곤두박질쳤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의 원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기술적으로 공부를 잘못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저번 칼럼에서 말씀드렸듯 책상 앞에 앉는다고 다 공부가 아닙니다. 이런 학생들은 옆에서 잘 바로잡아 주면 금방 성적이 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욕심 없는 아이들
문제는 다른 경우인데, 볼 때마다 난감한 마음이 듭니다. 학생이 그다지 공부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공부하기를 재밌어하는 학생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이런 케이스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공부를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두 번째 경우의 학생들 때문에 사실 고민을 꽤나 했습니다. 대개 집안은 꽤 재력이 있는 편이고, 부모님도 전문직이거나 한데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속을 썩인다고 가면 십중팔구 이런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뭐라도 집어넣어 보려고 열심히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공부해 오라고 하면 공부를 안 해옵니다. 당연히 늘지 않습니다. 어쨌든 저는 성적을 올려달라고 고용된 처지니 공부를 시켜야 합니다. 진퇴양난입니다.
2)발상의 전환
그러다 결국 방법을 바꿨습니다. 이제 관상만 봐도 이런 부류에 속하는지 보입니다. 학생을 만났는데 촉이 오면 대뜸 물어봅니다.
'공부하기 싫지?'
당연히 싫을 겁니다. 대학생도 공부하기 싫고, 어떨 때는 교수도 공부하기 싫다는데. 그러고 물어봅니다.
'너가 제일 원하는 게 뭐냐'고요.
십중팔구 제대로 답을 못합니다. 그러면 저는 진짜 속물적인 거라도 좋으니까 뭐라도 원하는 걸 생각해보라고 다그칩니다. 돈, 비싼 옷, 근사한 차... 그래도 대답 못하면 다음 시간까지 숙제로 내줍니다.
3)진짜 문제
이 학생들의 진짜 문제는 욕심이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사실 사람인데 어찌 욕심이 없겠습니까. 그런데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릅니다. 당연히 고통을 견딜 이유도 찾지 못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할 리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학생을 만나면 자기 욕심을 솔직히 인정하게 도와줍니다.
요점은 이렇습니다. 저는 사람마다 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가장 쉽게 말하면 머리X노력으로 정의될 겁니다. 그런데 노력 아래에 숨겨진 변수가 있습니다. 욕심입니다. 내게 지금 없는 뭔가를 갖고 싶다는 열망이 없으면 노력하지 않습니다. 욕심은 노력의 이유입니다.
4)아이가 게을러서....
그런데 아이들에게 노력하라고 말하면서도 왜 노력하지 않는지에는 무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게을러서 그렇다고 비난합니다. 노력하지 않는다고 게으른 것은 아닙니다. 짧은 설문조사를 하면 비싼 와인을 할인해준다고 합시다. 애초에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설문조사를 답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이 게으른 걸까요? 욕심이 생기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타적인 것이든 이기적인 것이든 사람은 욕심으로 움직입니다. "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게을러서..."라는 경우 중 상당수는 게으른 게 아니라 욕심이 없는 경우입니다.
우리 문화는 욕심을 드러내는 걸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물질적 성공에 대한 것이면 더 그렇습니다. 물론 자녀를 욕심 없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없으면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점만은 아셔야 합니다. 욕심이 없는데 노력하는 경우는 딱 하나 있습니다. 노예입니다. 그나마 노예조차도 채찍질이 없으면 건성으로 일합니다. 자녀를 노예적인 사람으로 키우고 싶지는 않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대학을 가기 위해 정말 노력했습니다. 시험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온갖 스펙도 남들보다 많이 쌓으려고 죽어라 애썼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만의 스토리로 부족한 내신을 뒤집고 연세대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욕심 많은 속물이었을 뿐입니다. 제 욕심은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입니다.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위치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높은 곳으로, 사회의 중심부로 갈 계단을 원했습니다.
5)결론
글이 조금 두서가 없습니다만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학생이라면 스스로의 욕망을 직시합시다. 그 욕망이 스스로를 이끌 겁니다. 학부모님이라면 아이가 자신의 욕망을 알 수 있도록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 깨달으면 알아서 스스로 공부하고 대학 가려고 미친 듯이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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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욕망을 가지고 있다면, 미친듯이 대학에 가겠다고 노력할 거라고 그렇게 확신할 수 있나요?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서 사회의 중심부로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역량”부족으로 보입니다. 자신있는게 입시쪽밖에 없는 건 알겠는데, 돈벌고 싶으면 차라리 호떡 장사를 하세요 ㅎ
물론 돈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죠. 글쓴분도 그걸 인지했고 노력으로 나아가는 욕망의 한 종류로 언급했습니다. 글쓴분의 욕망은 사회의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싶답니다. 이걸 읽고 그런생각이 나시나요? 어떻게든 상대방을 까내리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