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공주✨ [541907] · MS 2014 · 쪽지

2019-03-09 14:51:11
조회수 1,767

안녕, 오르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833166

말 없이 그냥 사라지려 했습니다. 인터넷 세계에서 감정소모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고, 모든 비판과 조롱들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신경도 잘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또, 삼수를 하는 입장에서 굳이 나를 알아달라고 인터넷에서 발악하는 것도 참 피곤한 일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지요.


2평 짜리 고시원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참 좁은 방이지만, 어쨌든 ‘나만의 공간’에서 온전히

나만이 자리할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영광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에는 내게 닥쳐올 외로움과 고독감에 정면 승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이데거가 말했듯, 고독의 상태에서 인간의 두려움은 ‘떨림’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작년에는 그 ‘떨림’이라는 것을 온전히 겪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독감과 외로움을 피하려고 발악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그것과 정면 승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사이트에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내 자그마한 글을 보고 삶에 도움이 됐다는 육군 병장,

부모의 압박으로 인해 삶의 끈을 놓으려다, 나와 얘기를 하게 되고 그 끈을 다시 붙잡은 친구, 그 외에 학원에서 만난 사람들.


인복이 참 좋았습니다. 오르비가 아니었다면, 전혀 만나지도 못했을 인연이고, 듣지 못했을 이야기 였을 테지요. 공주라는 사람을 보고, 대치동에서 알아봐주시고 또 인사해주신 분들도 참 감사했습니다. 


올해에는, 고독함과 외로움을 벗 삼아 ‘나’를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처음은 불안한 법이고, 무서운 법이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모든 낯설음들이 익숙함으로 변모하게 되면, 그 무서움과 불안은 확신으로 바뀌어 있으리라 믿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된다면

인사드릴게요. 잘 있어요.


p.s :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후의 제 공부 흔적이나 삼수를 하며느꼈던 제 감정이 궁금하시면 인스타에 hle princess를 팔로우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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