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북 영화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659061
영화의 호흡은 담백하되, 신산하다.
남유럽 특유의 가족애가 넘치는 평범한 백인 운전기사 토니와
가족조차 찾지 않는 성공한 흑인 피아니스트 셜리는 대비된다.
맞을리 없고 그래도 서로 선을 넘지 않으려는
젠틀함이 긴장감있게 서사를 끌어간다.
희한하게도 영화에서,
성공한 흑인이자 피아니스트인 셜리가 주인공일 때에는 오직 '설정된대로' 그가 피아노를 연주할 때만이다.
바에서 처맞고, 남자와 같이 있다 발가벗겨지고, 화장실에서 쫓겨나며, 흑인이란 이유로 식당에도 못 간다.
언제나 착취당하는 주변인, 그럼에도 결기있는 한 마디를 하지 못하고 품격이라 포장하며 자위하는
그 흑인 스토리에 공감이 갔던 이유는 이 영화가 바로 주인공인 '셜리'의 아들이 각본을 담당했다는
나의 오해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 영화는 토니의 아들이 각본을 썼고, 자기 가족들을 주인공 가족으로 출연시켰다는 것이다.
영화 내내 관통했던 'white savior'의 근원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신기하게도, 영화 마지막 크레딧은 이 영화가 '실화'로 발본되었음을 밝히며
토니와 셜리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특히 '그들은 50년간 우정을 쌓다 2013년, 몇 개월차로 사망했다'고
나오는 대목까지 특이한 점은 그 장엄한 크레딧에 나오는 사진들이 전부 '각각'의 사진이라는 점이다.
50년간 우정을 쌓은 이들이 같이 찍은 단 한장의 사진도 없다?
그 불편함은, 현실에서 확인된다. 바로 셜리의 남동생이 "이 영화는 허구"라며
"형은 토니와 친하지도 않았고 단지 몇달간 고용했던 고용주일 뿐"이라며 "그마저도 불손하여 해고했다"라고
주장했다.
영화에서 둘은 단지 배경만 다를 뿐 토니가 압도적으로 우월하다.
처맞는 셜리를 싸움잘하는 토니가 구하고
외로운 셜리를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토니가 맞이해주며
운전기사이면서 욕을 하고, 맘대로 차를 세워 치킨을 사고,
노름을 하느라 기다리게 하는데 셜리는 아무말을 하지 못한다.
차별에 대한 인내를 '품격(dignity)'으로 포장한 그 지점이
사실은 필부로 지내야만 했던 이의 아들이 원하는 세상임을 웅변하는 지점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거 궁금함 0
1학년 1학기 4.0 2학기 4.0 2학년 1학기 1.0 2학기 1.0 3학년...
-
히레카츠가 땡기는군아
-
부산에서 상경하려는데 기숙사가 붙을지 모르겠어서.. 자취를 해야할 수도 있을거같은데...
-
연애, 꾸밈 질문도 가능
-
일단 오르비같은 커뮤는 디시기준을 끌고오면안된다 디씨가 유동이 있는 특이한...
-
10분째야 미치겟어
-
어 형이야
-
왜 안보이지 비싸도 후기는 ㄱㅊ았던거 같은데
-
새로 들어오는 후배님들이 모를까봐 올립니다 학교 자체적인 천원의 아침밥 말고도...
-
오르비 가입을 1.1일에 했어서 1.1일 쯤되면 가끔씩 생각이 나네요 해마다 한두번...
-
현타와서글씁니다.. 한번에 보면 다 나오는 점쟁이분들 빼고 극복 어떻게들 하셨나요?...
-
오후 계절학기 때문에 오전 4시간 근무로 월화수목금 계약서 썼음 ㄹㅇ 근로계약서를...
-
공군<<<<<< 헌혈8회or봉사64시간+한능검+토익730점+한국어 능력...
-
내신에서 2
단위수를 포함하는 계산 [(수학의 단위수)×(수학 등급)+(국어의 단위수)×(국어...
-
뭔가 자꾸 쓸게없이 내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느낌 ㅋㅋ 이번년도는 인스타 보는 시간을 줄여봐야겠당
-
그때만해도 커뮤가 디시로 통일되기 전이라 수험생 커뮤들 각각 화력 장난 아니었습니다...
-
의외네 0
인하의 압살로 예상했는데 비슷비슷하네 굉장히 의외;;
-
제가 언어이해재능은 엄청 좋은데 말을 조리있게 하는 능력이 좀 딸려요 쌩정시러라서...
-
접수 완료 0
진학사 칸수 655 안전빵으로 지름 하남자 픽인데 어쩔 수 없지
-
오히려 폭날거 같네ㅠㅠ
-
이왜진
-
팰월드이거뭐냐 2
시간이 사르르
-
고려대 공과대학(공대 전전)에 대한 정보는 고려대 홈페이지 어디에 나와있나요?...
-
7칸 쓰는게 맞나?
-
근데 올해 0
연고서성한 표본이 아무리 봐도 너무 적은데.. 왜일까요 신경쓰이게
-
일단 반에 친구 한명이였는데 학교 밖에 친구들이 있어서 버틸만했음 허허 2024년에...
-
하이볼 반잔 맥주 한 컵 소주 한 잔 ㅋㅋㅋ
-
61명 뽑고 낙지기준 82등입니다 다군이 추합많이 빠진다해도 힘들까료..? 하 아까까지 5칸이었는데
-
둘 중에 어디가 좋을까요 로스쿨 준비는 전혀 생각 안하고 있고 다양한 경험 하고 싶습니다!
-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라인 좀 알려주세요.. 4
백분위 화작 93 미적 76 영어 5 생윤 77 사문 95 인데요, 과는 무조건...
-
ㄱㄱ 이유도 써주면ㄱㅅㄱㅅ
-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진학사 고속 둘 다 추합 (5칸) 으로 뜨고 고대 바이오공...
-
원서 진로 공부 아무거나 이거 생각보다 시간 소모가 심해서 다음 입시 땐 안 할...
-
아 배 존나아파 1
오늘 하루종일 배탈이네
-
예나 4
유리
-
마지막 무물보 6
ㅇㅇ
-
외대 소수어과 3
눈치싸움임? 좀 애매한 점수라 엄청 걱정되네…
-
https://orbi.kr/0001133554 그러하다
-
올해는 오뿌이들 다들 순둥순둥해서이......
-
무물보 2
아무거나 물어보세용
-
근데 이거 말해도 지금 원서접수하느라 다 바빠서 아무도 안 궁금할듯 ㅅㅂ 존나 어이없노
-
내년에 갑자기 바뀔 수도 있는 건가요?
-
간만에 술마시자고 연락도 많이 오고 나도 술 핑계로 연락할 수 있고 아마 갓20살의...
-
근데 16-17 오르비 보면 지금 정도의 ㅈ목판이던데 6
오르비 뒤지다가 봤을 땐 그렇게 느꼈음
-
S9플러스와 S10플러스 고민중인데 어떤거 사는게 나을까요 가격은 거의비슷할 것...
-
재수하면서 쓸라하는데 봐주시나요? 막 덕코도 쏴주시고??
-
옛날에는 안 이랬는데 ㅋㅋ
-
두통이랑 근육통 왜이리 심함..
-
합격은 가능한거 아닌가 등록만 안하면??
-
공부나 해야겄다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