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2-31 22: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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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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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애어른 같이 무슨 그런 꽃다운 나이에

무게감이라는 표현을 쓰냐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어리숙한 것인지는 몰라도,

20이라는 숫자에 오르기 까지, 나는 참

힘들었음을 고백합니다.


여러가지 시련과 비련에 시달려 보기도 하고,

누군가의 죽음 끝에 숨겨진 싸움을 보기도 하고,

극한의 성적상승을 맛보기도 했고, 여러 사람들에게

치이기도, 욕을 먹기도 했지요.


다만, 그것이 힘들었던 큰 원인들이지는 않습니다.


참으로 외로웠던 나날들을 보냈다는 것.

그것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친구라는 단어에 낯설어 하며

그저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하던 여러 씬이

나를 아프도록 옭아매었다는 것.


허나, 운이 좋게도, 20이라는 계단에 오르기

얼마 전에, 내게도 ‘친구’란 놈들이 생겼지요.

어느덧 그 단어에 익숙해져, 이제는, 외롭지 않다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그네들과 자유를 좇아 살 것입니다.

다만, 자유에는 항상 두려움과 버둥거림이 따르지요.

그것을 버텨내고, 더 나은 사람들, 더 좋은 사람들과

내가 연결되며, 나만의 ‘에어리어’를 만들어 내는

삶을 살 것입니다.


20대의 무게감은, 내게 그렇게 다가옵니다.

누군가를 지탱해야 할 뿐더러, 나 자신의 길을 지탱해야 하는

나이.


언젠가, 학사모를 쓰던 것이 추억이라고 얘기할 나이가

되면, 지금의 결심이 참 유치하다 느껴질 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글을 남기는 이유는, 분명,


이 곳까지 올라온 나를, 내가 인정하기 위함 때문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 외로움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왔던 내 자신에게,

깊은 감사를 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정말, 자유의 길을 좇아 나서자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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