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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89년생 [164514] · MS 2006 · 쪽지

2008-01-07 14:40:49
조회수 13,306

한방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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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제 소개부터 해야하나요;;

저는 강원도에 비평준지역 서열 두번째인 학교를 다닌 학생입니다;;

이름은 강원사대부고라고 하죠;



제목이 한방이 인생이라고 된건 이야기를 하면서 풀이가 될껍니다 아마..;

그럼 시작하죠;




사실 공부에 대해 적어도 \'모티브\'를 갖게 된 시기는 고2중반입니다.
저희 학교에는 \'세심반\'이라고 하는 흔히 말해 상위반 애들을 모아놓고 따로 또다른수업과 격리된 야자를 시키는 반이 있는데..
(상위반애들이라고 해봤자.. 당시에 문과인데도 모의 총점이 400안되는애가 많았습니다;)

일종의 자극제로 학교에서 저희를 대학탐방을 보내더군요.
그렇게 간 대학이 S대/K대 두개였는데..
K대를 보고서는 한눈에 반했더랬죠; 그래서 K대를 가고 싶어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적어도 그 때 갖게 됬습니다.

당시 제 모의 총점이 370대였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정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고2초반에부터 있었습니다.
이 세심반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좀 두서 없지만 학교를 얘기하면, 남녀공학이지만 남녀 합은 아닌(다들 아시죠)그런 형태였는데 이 세심반은 남녀합반이었습니다(문과 한반 이과 한반,). 거기서 솔직히 딱 말해서 그냥 보고 이상형이었던 여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 여학생은 1학년때 공식 야자 출석일이 3일이었던 저와는 달리, 내신관리도 쭉 해오고 전교 1등이었던 학생이었던 겁니다-_-;;

목표는 S대.
옆에 친구가 K대 합격증이면 어떻게 견주는건 되잖냐 라는 말에 사실 공부한다는 생각을 갖게 됬던 거죠.

사실 그 도가 넘은 짝사랑때문에 많은 방황을 했더랬죠.
야자 시간에 몰래 빠져나가서 피시방을 가는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거리를 걷다가 돌아오기도 하고, 온갖 안드로매다행 같은 짓을 많이 했고,
그 기간이 고3중반까지(-_-..), 엄청 길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공부가 손에 잡히지도 않았었고, 좋아하는 수학만 죽어라 했던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고2 마지막 모의고사 때 총점 402. 그 때 처음 400대를 넘었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 친구와 독서실을 등록했었는데,
그 친구가 나중에 말해주길 제 행실이 이랬답니다.

멀쩡히 수학 풀다가 한숨을 푹푹 내쉬고서는 앞에 수학문제를 놔두고서도 멍하니 이리저리 딴데 보다가 PMP켜서 뭘 보려다가 다시 끄고 빌려온 엄마 핸드폰을 젖혀서 뭔 번호를 꾹꾹 누르고서는 다시 쳐다보다가 한숨 쉬면서 다시 닫은 다음 일어나서는.

\"야 PC방 가자\"

하고서는 갖다와서 이른바 \'패닉\'상태..

그런 기간이 무한반복 되던게 고2초기~고3중반이었습니다.
공부할때는 정말 안 좋은.. 그런 상태죠.

덕분에 고3 중반까지 모의고사 등급은
312/1234 (사탐이야 뭐 기억이 잘 안나지만) 이랬습니다.

수학이야 워낙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와서 문제가 없었지만,
외국어영역은 주제 찾는 문제같은데서 선지 2개 놓고 한참 고민하다가 하나를 마킹하면 꼭 틀리는 그런 상태였고,
언어영역은 원체 공부하는 법도 잘 모르고 자신도 없었던 상태였습니다.

고3중반 지나고 나서, 정말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짝사랑을 끊어보려고 막말로 무진장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뭐, 주말마다 친구와 피시방 가는 횟수만 늘어날 뿐, 뭐 잘 되진 않더라고요.

그런 상태에서 9월달 모의고사를 봤는데,
언수외가 322가 나왔습니다.
3과목이 전부 1~2점차로 미끄러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100점 나오던 수리까지 그렇게 되니까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
.

정말 미친듯이 공부하려고 많이 노력했었습니다.
PMP는 수능끝날때까지 오로지 인강용이었고,
핸드폰은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나았고,

그렇게 공부만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모의고사 때
111/1123이라는 등급이 나오더군요.
혹자는 9월달에서 11월달 초까지 그런 등급업은 불가능하다곤 하지만..

네 뭐 솔직히 언어는 흔히 말하는 뽀록이었구요.
수외는 실력으로 올린것이었죠.
여하튼 언어가 1 나온거에 자신을 갖고, 마지막에 EBS 만점 마무리 언어를 풀었는데 1,2회에서 그냥 \'발리\'더군요,

그리고 3회에서 딱 한문제 틀렸길래 거기에 자신감을 걸고..

수능을 봤습니다.

1교시 언어 영역.
저는 언어가 정말 자신이 없었습니다. 항상 3등급에 거의 머물렀으니까요.
그래서 나름 시간관리 스타일을 만들었었는데, 자신없는 문학을 먼저 싹 풀고, 자신있는 비문학을 나머지 시간에 풀자. 이거였거든요. 비문학은 거의 안틀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3번 현대시 지문부터 20분을 써먹어버리는 바람에..
정말 미치는 가슴을 안고 언어 시험을 봤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수험표 뒤에 답을 써오지도 못했죠.
그리고 망친줄 알고, 마음을 비웠습니다.

2교시 수리 영역(나)
수리는.. 학교에서도 인정하는 제 프라이드 과목이었습니다.
1번부터 차근차근히 풀어나가는데, 수능이어서 긴장을 했었는지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17번 무한등비급수 문제에서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공비를 못 찾아서 한참 해맸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람에 가슴이 떨려서 주관식 한개를 틀려버렸죠;

3교시 외국어 영역
밖에 해가 비쳐 들어와 교실이 더워 죽겠는데도 난로를 계속 틀어놓더군요..
몇초 간격으로 안경 벗고 흐르는 땀 닦고 다시 수능시험지 보고.. 최악의 상태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난로 꺼달라고 할 생각을 못해봤죠 그 상황에선.. 그리고 친구가 와서 한문제를 저한테 물어보는데 제가 틀렸었습니다. 그래서 전 바로 제가 망한 줄 알았습니다.

4교시 탐구 영역 (사회탐구 : 윤리, 정치, 경제, 사회문화)
- 윤리
윤리는 자신 있는 탐구영역이었습니다.
저희 학교에 워낙 잘 가르치시던 분이 있어서, 학교 전체 윤리 평균이 45를 넘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문이 잘 모르는게 많았습니다..
내심 속으로 언/외를 망친줄 알고 있었는데.. 윤리 그딴 식으로 나오니까 그냥 뛰쳐나가고 싶더라구요.

- 정치
윤리 망친 줄 알고 미쳐하고 있는데, 정치 3번 문제가 여러 사례를 나열하고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은? 뭐 이런거였는데..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겁니다.. 나중에 친구와 얘기하는데 친구도 정말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치도 망친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냥 뛰쳐나가려고 했었죠;

- 경제
경제는 학교에서 안 가르치고 제가 독학했던 과목입니다.
학교에서 국사, 근현대사, 지리를 더 가르쳤긴 했었지만,
지리를 1년을 미친듯이 파봐도, 1등급을 한번밖에 못 맞아봐서 그냥 포기했고,
역사류는 잼병이었거든요.

하지만 경제 시험도.. 한문제를 시간내에 못 풀어서 찍어버렸던..

- 사회문화
저희학교 사문 선생님은 솔직히 좀 아니셨습니다.
목소리도 귀가 째지게 아픈.. 그래서 수업 시간에 애들이 잘 안듣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전 수능시험장까지 사문 개념이 헷갈렸었습니다;

5교시 : 제2외국어 영역 (독일어)
이건.. 그냥 가산점 있다길래 로또를 노리고 본 과목이었습니다.
다 찍고 감독 앞에서 초콜릿 씹어먹으면서 누워 잤더랬죠;


그렇게 수능을 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 컴퓨터실에서 언여영역 문제지를 보고 쓴 답을 다시 기억해내 수험표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가채점을 했죠.

언어 93
수리(나) 97
외국어 98
탐구 1 윤리 41
탐구 2 정치 47
탐구 3 경제 44
탐구 4 사문 50
총점 468
+제2외국어 독일어 13

이게 제 결과였습니다.
놀랐습니다 솔직히. 저렇게 나올 점수대가 아니었거든요.
그 당시 등급 예상컷을 적용하면..

111/1112였습니다 (경제-2)
정말 주위 친구들도 놀라고 축하해주더군요..

그리고 12월 7일 성적표를 받는데,
111/1111/7 (이넘의 7은;;)
.....
그냥. 웃겼습니다.
이게 인생은 한방. 한방이 인생인 겁니다.

짝사랑 하는 여자 쫓을라고 공부해서,
여자는 못 잡고 성적표를 잡았던 겁니다.
정작 그 여학생은 수능을 망쳤고, 재수한다고 했구요..

한방에 저는 올라오고,
여태까지 관리 잘해왔던 학생이 한방에 무너지는 겁니다;

그냥.. 그렇게 공허한 상태에서

가족들이 원하는 연세대,
짝사랑 하던 여학생이 갈려 하던 법대.

그렇게 연법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정시 우선선발에 합격했고요.

제 입시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이제 고3되는 수험생 여러분.
그 뒤를 잇는 고2 학생분들.
그리고 수능 이원화에 말이 많은 대상인 지금은 중학생 분들까지..

놀라는 말은 안 합니다.
얼떨결에 놀라운 성적표를 잡긴 했지만
저 성적표에는 국사가 빠져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관리해왔던 학생들의 그것과는 차이가 나는 성적표인 것이죠.

다만, 주중에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면, 토요일 학교 끝나고 노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봅니다;
저 역시 토요일 학교 끝나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친구와 피시방을 가서 스타 팀플을 맞췄으니까요;

그리고, 공부에 자극이 되는 가장 큰 부분은 좋아하는 여학생이라고 봅니다.
만일 고교 시절에 붙잡았다 해도, 대학에서 차이가 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다면,
나는 변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해도 여학생 쪽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면,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갈려는 생각이 바로바로 들겁니다;;

별 내용 없는 수기지만.. 수험생 여러분들 읽고선 뭔가 느끼셨나요;
아 참.. 내용이 두서가 없군요. 퇴고도 없고.
하지만.. 내면 심정 토로만큼은 제대로 했다고 생각합니다.
고3분들. 등급제의 폐해니 뭐니 바꾸자/유지하자 입장이 분분해서 혼란스러울 껍니다.
하지만 저희 세대는 등급제 첫 시행대상이었고, 논술과 내신 실질반영률에 정부가 뒤늦게 끼어서 또 헷갈리고 정말 \'저주받은\' 세대였습니다.
너무 불평하지 마시고, 공부에 매진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싸이.. 놀러오세요
오르비스 후배님들과 여러가지 얘기하려고 게시판을 하나 만들었거든요.
그냥 타령을 들어드릴수도 있고, 여러면으로 버팀목이 되어드릴수도 있는거구요,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릴 수도 있으니까요.. ㅎ

http://minihp.cyworld.com/iMute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일촌신청 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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