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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ca [38993] · MS 2018 · 쪽지

2006-02-15 00:40:34
조회수 22,662

<생활 및 마음가짐> (1)공부 시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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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및 마음가짐\' 편

(1) 공부 시간에 대해서

  본 내용에 앞서, 초인적인 인내심과 끈기로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 수험생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면, 다른 수기를 찾아보길 권한다. 이미 그런 수기는 오르비에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공부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한 적은 내 생애를 통틀어 30번 이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잠도 수험생 치고는 상당히 많이 자는 편이었다. 고3 수험생일 때에도 하루에 평균적으로 7시간은 잤을 것이다. 대학을 다니면서 반수할 때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평균 8~9시간은 자면서 공부를 했다.
  \'그렇게 느긋하게 공부하고도 나는 서울대에 합격했다\' 라고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전혀 대단한 인물이 아님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나는 나에겐 나만의 방식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고2 겨울방학 때 오르비를 처음 접하면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루 3~5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한 이야기들, 특별학습동에 올라온 언어 공부법, 수학 공부법 등등. 그들은 나와는 너무도 달리 철저하게 계획적이고, 엄청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크게 충격을 받고, 특별학습동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잠도 줄여보고, 일일이 글에 언급된 방법 하나하나를 따라하는 등 생전 안 하던 짓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어느 정도는 공부 습관이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잠은 6시간 미만으로는 줄일 수 없었고, 혹시나 4~5시간을 자는 날에는 하루종일 졸음과 싸워야 했다. 그 다음 날에는 여드름이 나기도 하고, 입 안이 헐기도 하는 등, 건강상으로도 내게 맞지 않았다. 그런 데다가 잠을 적게 잔 날에는 거의 오후에 또 잠을 자게 되었기 때문에 조금 자는 것이 별 의미도 없었다. 또한 내가 잠은 6~7시간 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를 들은 적이 있어서, 나는 항상 잠을 줄이면서까지 억지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어떤 과목에 대해서 일정 수준이 되기 까지 위해 필요한 공부량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필요한 공부량은, 수능 수준에서는 주어진 시간에 비해 결코 많은 것이 아니다. 나는 중위권 학생이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공부를 한다면, 하루 5시간만 꼬박 1년만 공부해도 마스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딱 필요한 정도를 공부하고 나서도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 능숙해지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특별학습동에도 최상위권은 실수를 줄이기 위한 공부를 한다는 글이 있다. 그런데,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면서도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 그런 학생들은 이런 질문에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

  내가 \'어떤 내용\'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자신이 공부하는 방식이 자신의 실력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까.


  외국어 영역 공부를 예로 들어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다. 외국어 영역, 한 마디로 말해서 영어를 얼마나 잘 하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외국어 영역 공부를 크게 독해, 청해, 문법, 어휘 공부로 분류해 보겠다.
  독해, 빠르고 정확하게 영문을 읽을 수 있으면 된다. 하지만 이런 능력은 어떤 특정한 내용을 하나 더 안다고 해서 실력이 급상승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일단 그런 점을 이해했으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합리적일지 생각해볼 수 있다. 독해 공부는, 자기 수준에 맞는 영문을 많이 접해보고,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결코 실력이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이고, 꾸준히 읽는 연습을 통해 점차 독해력이 증진될 것이다.
  청해 역시 독해와 비슷하다. 꾸준히 들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실력을 쌓아가는 수밖에 없다. 왕도 따윈 없다.
  문법, 가능한 한 많은 문법적 내용을 알수록 좋다. 하지만 수능 시험에서 어느 문법적 내용을 물어볼지 모른다고 해서, 그 방대한 문법 내용을 철저하게 암기하고, 체계화한다는 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이다. 우리가 언어 영역 문법 공부를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명확하다. 수능 수준에서, 문법 공부는 기본적인 내용만 알고(많이 알수록 좋긴 하지만 모든 내용을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문법 문제를 풀어보면서 감으로 익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한 문제당 1분 30초 내에는 풀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문제를 접해보면서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어휘도 가능한 한 많은 어휘를 알수록 좋다. 하지만 모르는 단어를 모두 외우는 건 너무 힘들지 않은가. 그리고 독해를 할 때에는 어휘를 몰라도 문맥상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어휘 공부는 주요 어휘를 모아놓은 어휘집을 마련해서 반복해서 외우되, 독해하면서 모르는 어휘는 \'중요한 것\'만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어휘는 결국 독해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어휘만 따로 외운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예문을 읽으면서 공부해야 효과적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무엇을 공부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그에 맞게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고,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의 공부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계획은 막연한 것이 대부분이다. 오늘은 이 과목을 여기까지 공부해야지, 이런 식인데, 여기서 한 발만 더 나아가보자. \'오늘은 이 과목을 여기까지 공부하는데, 내가 어떤 능력이 부족하니까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공부해야지.\'

  무슨 일을 하든 일말의 여유가 있어야 괴롭지 않다. 괴롭게 일을 하는 것도 에너지를 많이 투자한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그런 방식은 몸과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일말의 여유, 그것을 취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다. 공부하다가 10~20분 정도 음료를 마시며 차분한 음악을 듣는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다. 그런 식으로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짐으로써, 나는 심하게 지치지 않으면서 공부를 한다. 물론 단 한 가지 단점은, 일말의 여유를 가지려다가 하루를 놀면서 날려버린다는 것이지만...
* lacri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2-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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