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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ca [38993] · MS 2018 · 쪽지

2006-02-24 15: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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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및 마음가짐> (2)자기 관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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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관리 2부입니다. 우선 일주일 정도 수기를 올리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동알 일도 많고, 쓸 거리가 없어서 고민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네요.
  1부에서는 심적인 측면에서의 자기 관리에 대해 주구장창 늘어놨기 때문에, 이번에는 평소 생활 관리에 대해 써보려 했는데, 사실 별로 쓸 것도 없네요. 구체적인 방법을 쓴다고 해봤자, 개인마다 적합한 방법이 있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저의 수험 생활에 대해서만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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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3 시절 나의 생활은 지극히 평범했다.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학교 끝나면 집에서 공부. 4~5 시간 자면서 공부하는 수험생에 비하면 별로 치열한 생활은 아니었다. 잠도 많이 자는 편이고, 그나마 남는 시간을 모두 공부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진지하게 학습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은 많지 않았고, 그냥 이것저것 좋다는 교재를 사다가 되는대로 공부하는 식이었다. 언어 영역은 정말 커다란 벽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오르비 특별학습동에 있는 언어 영역 관련 글을 모두 읽어보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쉽게 점수가 오르지 않아서, 언어 영역 공부는 점점 소홀히 하게 되고, 수과외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아무튼 70~80점대에 머무른 언어 영역과 함께 수과외도 완벽하진 않아서, 고3 시절 모의고사는 거의 450~460 점대에 머물렀다. 그리고 05수능시험에서 언어 영역 점수는 낮은 대신 수과외 점수는 높은 편이어서, 가군 한양대 의예과와 다군 경희대 한의예과에 원서를 내고, 나군에는 서울대를 쓰라는 주변의 권고에 의해 서울대 생명과학부에 원서를 냈다. 다행히 모두 합격이었다. 나는 원래부터 의대를 가고 싶었기 때문에 한양대에 등록을 했다. 하지만 나는 실력도 없는 주제에 고3 시절 내내 그 좋다는 다른 의대는 모두 버리고 서울대 의대만을 바라봤었기 때문에, 수능 직후부터 대학 떨어지면 재수, 붙어도 반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학 합격 이후, 나는 수능 고득점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도, 1년만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휴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대학 생활과 수능 공부 모두를 충실히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다만 조심해야 할 점은 타성에 젖어가면서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러한 확신이 있는 이상, 내가 고작 그런 것도 극복하지 못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무휴학 반수를 하면서 충실한 대학 생활과 수능 대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만 있다면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나는 반드시 두 가지 모두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내 자신을 믿었다.
  대학교 1학기 시절엔 따로 수능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대학 생활을 즐기겠다는 마음, 즉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해보고, 여자 친구도 사귀어보고, 과외도 해보고, 장학금도 받아보자는 것이 나의 1학기 목표였다. 모두가 처음 접해보는 생소한 것이었고, 겁부터 앞서는 일들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열심히 1학기 목표를 향해 전진해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나는 정말 부끄럽게 느껴진다.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고, 부족했던 나. 하지만 그 때의 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현실에 안주하고 싶었으면서도 그렇게 열심히 새로운 일들에 도전했던 것은,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러한 사람들의 대열에 끼겠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나와 같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전진해나갔을 것이다.’, ‘이 일은 다른 사람이 보기엔 아주 어려워 보이는 일일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일들을 극복해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와 같은 생각. 이렇게 인간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않는 나의 이상과, 이상에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그것을 통해 내 자신이 나태해지더라도, 완전히 탈선하지 않을 정도로, 즉 회복 가능한 정도로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2학기부터는 시간을 내서 수능공부를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무작정 2학기에만 의지하지 말고 평소에 자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2학기라고 내 평소 생활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공부할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을 터였다. 수능 공부는 학교 수업 공부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것이었고, 과외하면서 가르치는 과목이기도 했기 때문에, 나는 학교 수업과 과외를 수능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
  과외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이 글을 읽는 학생 중에 정식 과외로 다른 학생을 가르쳐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과외는, 대충 하려고 하면 아무런 준비 없이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과외를 해보고자 마음먹고 준비한다면, 그것이 엄청난 수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교재의 선택에서부터, 학습 자료 준비, 중요한 문제 풀이, 질문에 대한 대비, 효과적인 설명 방식 등 준비해야 할 것이 정말 많다. 지금은 1년 동안의 경험이 있어서 별로 어려움을 겪지 않지만, 처음 과외를 시작할 당시에 나는 많은 시간을 과외 준비에 대해 고민하면서 보내야했다. 그리고 그러한 준비 과정은, 나의 실력에 엄청난 향상을 가져왔다. 수학을 예로 들어보자면, 그 때까지 나는 고교 수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긴 하지만 내용에 대한 체계가 부족한 상태였다. 묻는 개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쉬운 문제가 아니면 거의 감으로 푸는 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도 자신의 풀이 방법이 적절한 것인지 불안해하고, 항상 약간의 부족함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과외를 하면서부터는 학습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는 눈이 생겼다. 또한 아무리 어려운 문제일지라도 개념과 문제와의 연관 관계, 효율적인 문제 풀이 방식 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에겐 과외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수능 공부였다. 그리고 내용의 체계적인 정리가 부족했던 나에게 과외는 그 부족함을 메꿀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자리를 빌어서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을 가르쳐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른 학생이 어떤 문제를 물어보면 그 문제에 대한 풀이만 알려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렇게 푸는 것이 어떤 개념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풀어야 하는 것이며, 그렇다면 다른 개념과 관련된 방법으로 풀 수는 없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설명해보라. 서로가 깨닫는 것이 많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작년 수능 직전까지 계속 수험생 과외를 했었다. 2학기 들어서는 수능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학교 수업엔 신경을 덜 쓰게 되고, 동아리 모임도 자주 빠지게 되고, 과외와 수능 공부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수험생 과외만 4개를 했기 때문에, 매일을 바쁘게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것이 무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과외를 통해 수리, 과탐은 저절로 공부가 되었기에 나중에 조금 정리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외국어는 원래 자신 있는 과목이었고, 신경 써서 공부해야 할 과목은 언어 영역뿐이었다. 물론 언어 영역에 대한 대비는 거의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1학기 때 언어 영역과 관련된 수업(말과 글, 과학 기술의 철학적 이해 등)을 열심히 듣고, 글도 많이 써보면서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느꼈기 때문에, 언어 영역도 곧 정복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오히려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그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내가 자랑스러웠기 때문에, 계속 그런 상태로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계획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나는 2학기 중간고사 때까진 제대로 된 공부를 별로 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공부해야 할 시간에 자꾸만 놀게 된다는 점이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쉬엄쉬엄 하는 데 익숙해진데다가, 매일 학교며 과외며 동아리며 여러 모임 때문에 몸도 피곤하고 남는 시간도 얼마 없었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앞으로 열심히 하면 된다며 위안을 삼았지만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고, 그런 상황이 2학기 중간고사가 지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조금씩 위기의식을 느끼며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 시작했지만, 그 때는 이미 10월, 수능 시험이 눈앞에 닥친 상황이었다. 그 때의 부담감은 정말 대단했다. 내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며 그 학부모들도 나에게 기대하고 있는 상황. 나는 처음으로 목표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모든 것을 버리고 어딘가로 휙 떠나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또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관문만 통과한다면, 나는 나의 수험 생활을 평생 자랑거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내 자신을 다독이며, 계속 내 자신을 채찍질하는 치열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수능 시험을 한 달여 앞두고는,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학교에 나가서는 도저히 모든 공부를 철저하게 할 수가 없었다. 11월 중순에는 수험생 과외 4개가 모두 끝났다. 마지막 남은 2주 정도, 나는 나의 공부 시간을 언어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수리, 과탐 영역도 2%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들까지 제대로 챙기기엔 너무도 시간이 부족했다. 외국어 공부는 문법 강의를 조금 들은 것 빼고는, 아예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연초에 내가 세웠던 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불안한 상황에서 수능 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그 동안의 생활이 한없이 후회스럽고 내 자신이 정말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이미 시위를 떠나버린 화살이었다. 하지만 비록 철저하게 공부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그래도 자신이 있었다. 나는 공부한 시간은 적었지만, 대신 그것을 만회할 만큼 효율적인 공부를 해왔다. 게다가 작년에도 수과외는 고득점이었기에 수과외는 원래부터 별로 걱정이 없었고, 언어 영역은 나름대로 충실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 실력은 한참 아래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감을 갖고 시험에 임하지 않는다면, 내가 성공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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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가 수능 직전까지 저의 수험 생활입니다. 읽고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으나, 제가 볼 때엔 별로 공부도 안 한 주제에 점수만 잘 나온 것 아니냐, 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전에 쓴 수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공부를 많이 하기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그에 따른 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는 충분히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아무튼 \'생활 및 마음가짐\' 편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는 \'실전\'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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