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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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화요일.
6시 30분 정도에 K.S.A.T eve와 나는 마주했다.
잠에서 깼다는 얘기지...-_-;
수능 전날이다.
일단 언어의 감을 살리기 위해,
9월 모의평가 외국어 영역 지문을 다시보았다.
모의평가 지문은 역시 Introduction, Topic, Support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다.
수능은 이렇게 출제되는구나....하는 마인드를 다시한번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다.
10시부터 학교에서 수험표 발급이 있기에 9시 50분정도에 학교로 나갔다.
반가운 얼굴들을 보았다.
1년만에 본 친구들이었다.
고등학교 1,2,3학년때 같은반이었던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들-
그리고나서
깨달은것 하나.
그렇다.........
다들 늙어있었다.
-_-;
그들의 노화를 슬퍼하며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보았다.
나 또한 늙어있었다.
ㅠ_ㅠ
아아, 젊음은 거기 남아있어라.
망가진 피부하며... 언발란스한 머리......
(사실, 수능보기 몇일전에 앞머리가 자꾸 신경쓰여서 앞머리만 잘랐다.)
1년간의 재수생활은 모두에게 힘겨웠던 것이다.
수험표를 발급받는, 진로상담실로 가보니
그곳은 n수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_@;;
(단, n은 2이상의 자연수이다.)
그 많은 인파(?)속에 힘들게 수험표 교환권을 내고
수험표와 수능지침안내서를 받았다.
그런데,...
그 수능 수험표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했다.
작년과 똑같은 모양의, 사진만 바뀐 수험표.
바뀐것 하나 없었다.
작년 수험생 혜택을 있는대로 다 받으려고 항상 소지하고 다녔었는데,
이렇게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더이상 익숙해지면 안되는데................-_-;
이게 마지막이길 바랬다.
학교는 대일고로 배정되었다.
대일고면 우리집 바로 옆이라서 좋아라 했다.
아이 좋아라.
참고로, 우리집은 영일고와 대일고 사이에 있는데 모두 한정거장 거리다.
수능끝나고 그냥 집으로 걸어오면 된다 ㅎ
이제 내일이다.
내일이면 수능준비도 끝인 것이다.
내일 수능이 끝나면, TV도 마음껏 볼 수 있고 잠도 마음껏 잘 수 있다.
더이상 좁디좁은 강의실에 앉아서 졸음을 참으며 필기를 해나갈 필요도 없다.
대일고등학교로 친구와 걸어가 보았다.
긴 회전형 길을 따라서 쭉 올라가보니
옥상에 운동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학교가 있었다.
세계 8대 불가사의중 하나란 말이 진실이었다.
농담이다.
집으로 돌아왔다.
3시에 예비소집이 있었다.
예비소집에 가기 전에 작년 언어영역을 쭉 다시 풀어봤다.
평가원 문제에서도 느꼈던 것이었지만,...
정말 KICE언어영역 문제들은 논리가 있고 답이 딱딱 떨어졌다.
3시가 되고 예비소집장에 갔는데, 선생님의 마이크소리가 아래까지 들렸다.
아...예비소집 늦었구나..큰일났따..
하고서는 올라갔는데,
=_=;
한 7명밖에 없었다. 한 1000명 있어야 할 인원들은 어디 간걸꼬.
그 7명도 집중해서 듣는것도 아니었고 농구하면서 장난치면서 얘기하고 있었다.
그중에 내친구도 있었다.
선생님은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 공허한 소리만 지르고 있는 셈이었다. 정말 아무도 듣지 않았다.
-_-;;;;;;;;;;
예비소집 별거 없었다.
어떻게 예비소집 참석률이 1%도 안되었을까...
대한민국 남고생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왔다갔다 하는데 20분 걸렸다. -_-;
와서 계속 앉아서 공부했다.
공부라고 해도 배웠던거 다시한번 훑어보기였다.
8시 반정도가 되니 봐야할 것을 모두 보게 되었다.
이제 뭐하지......
TV는 정신이 해이해질까봐 못보고.....
컴퓨터 또한 그렇고 .......
=_=;
그냥 침대에 앉아서 1시간을 보냈다. 뭔 생각을 했는지 원...
그리고나서 씻고 잘 준비를 했다.
10시정도에 잠자리에 들었던것 같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_-
11시 45분에 일어났다.
1시간 45분 낮잠(?)을 잔 셈이다,.
으악!!!!!!!!!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안되. 자야되는데.....
누워서 30분동안 자려고 노력했다. 죽어도 잠이 안왔다.
엄마한테 말해서 신경안정제와 포도주를 먹었다.
포도주를 먹으니 몸이 뜨거워졌다. 얼굴도 뜨거워졌다.
누가 포도주를 먹으면 잠이 잘 온다 했던가.
혈액순환이 너무 좋아져서 뇌혈압이 다 느껴질 정도였다.
정신이 완전 흥분이 되었다.
눈은 말똥말똥
잠은 안오지 미칠 지경이었다.
별 생각을 다했다. 이러다가 잠 못보고 시험장에 가서 망치는것 아닌가.
삼수하는것 아닌가.
정말 많이참고 열심히 했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기도를 했다.
난 이번 시험에 대비해 최선을 다해왔고
평생동안 이렇게 열심히 해온적이 없다.
내 능력 안에서는 최선을 다할테니
내 능력 밖의 일에 대해서는, 내 보통의 실력만 발휘하게 해줄
그러한 여건만 마련해달라. 그 이상의 실력은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 눈물흘리며 기도를 하며 난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 깬 상태였는지.
반 혼수상태로 그렇게 밤을 새었다.
11.23.수요일.
대입수학능력시험날.
6시 반정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은 많이 못잤지만 정신은 깨어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대일고등학교로 걸어갔다.
산책 나가는 기분으로 뒤쪽 산길을 통해서 걸어갔다.
내가 재수하는 동안에 가장 고생하신 사람들은
바로 나의 가족들이었다.
정말 말 못할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것이다.
장남인 아들이 재수하면서 너무나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그러한 부모님의 마음은 어떠하실지.
그런 생각을 하며 걷는 중에 대일고 앞으로 왔다.
시험을 잘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부모님께 다지고,
난 그렇게 홀로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인생은 고독하다.
결국은 혼자다.
인생은 결국 혼자인 것이다.
나 혼자 절정의 끝에서 싸워야 할 순간이 있다.
내가 결정해야할 그런 순간이 있다.
이번엔 아니다.
이번엔 잘본다. 반드시 잘본다.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운명이란건 정해져 있지 않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철학적 개념일 뿐이다.
고로 미래는 없다. 현재만 있을 뿐이다.
현재만 있다. 결정된것은 아무것도 없다.
1교시 언어영역이 시작되었다.
듣기를 마치고, 지문들을 쭉 훑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학원에서 수능보기 바로 몇일전 나눠준 수능대비자료에 있던 작품들이 거의 다 나와있었다.
\'모더니즘\'- 정지용
이상의 수필.
유충렬전 . 속미인곡.
또한 60번 문제는 관형사 문제였다.
그 대비자료를 만들어주신 선생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역시 KICE문제는 달랐다. 답이 명확히 떨어졌다.
특히나 전날 풀어본 수능 기출문제가 많이 도움이 되었다.
(사실 쉬워서 그런것 같다.)
1교시가 끝나고 다들 쉬웠다는 소리를 했다. 30분 남았다는 둥...이런적 처음이라는 둥...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
하는 생각을 했다.
2교시 수리영역.
한 7번쯤 풀어가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이건 내가 알던 수리영역이 아니야.
어려워...
-_-;
그리고 든 한가지 생각.
재학생들은 죽었다 .
ㅋㅋ
주관식을 찍으려니까 참 암담했다. 30번을 12로 찍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정답은 11이었다. 크하하핫~!
수리영역이 끝나고 다들 죽을듯한 인상들이었다.
작년에 나도 저랬지...
하지만 저래서 좋을것 없다는 것을 알았다.
밥을 재빨리 먹고 잠부터 잤다. 점심시간에 자는것을 연습해 두었기 때문에 자는 데에 별로 문제는 없었다.
잘려 하는데 옆에서 문제 맞추는 소리가 들렸다.
짜증이났다. 맞춰서 모하냐 .중간고사 보냐. 다음교시나 잘보지.
가서
\'\'죄송한데요... 문제 좀 안맞춰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놈들도 이해하는 눈치였다. (?)
3교시 외국어 영역은 듣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듣기.
1년동안 그렇게 연습해왔던 듣기.
작년 그 악몽의 여자성우가 생각이났다.
이번 듣기는,..............
처음에 잘 나가다가
9번정도를 가는데 긴장때문에 숫자계산 부분을 못들었다.
(정확히 몇번인지는 기억이 안난다.)
1550달런가 1400달런가
초조해졌다. 땀이 줄줄 흘렀다. 한 문제에 대학이 몇개가 달려있는데........
하지만 그 순간
그래. 이건 버리고 남은거나 잘하자. 하고 생각하고 다시 집중에 들어갔다.
듣기를 다하고 지문을 읽어나갔다. 9월 평가원과 체감난이도가 비슷했다. 그리 큰 차이는 없었다.
다 풀고 시간이 15분정도 남았다.
각 문항당 정답의 개수를 세어보았다.
1번 10개 2번 10개 3번 12개 4번 8개 5번 10개
듣기 9번은 3번으로 찍었는데, 4번으로 바꾸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것은 정답이었다.
그렇게 무난하게 3교시가 끝났다.
이제 과탐만 보면 끝난다. 과탐만 보면 끝이다. 이제 수능이 끝나는 것이다.
3교시 쉬는 시간에 3학년때 가장 친했던 친구를 만났다.
어찌 그리 반가웠던지.......
웃으면서 서로 잘보라고 하면서 지난 재수생활을 회고했다.
서로 고생많았다..
나머지도 잘보도록 하자.
그렇게 헤어지며 4교시 준비를 위해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허리가 아파왔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학탐구를 풀어나갔다.
물리1은 쉬웠다. 다 푸는데 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계산은 하나도 없었다. 원리, 이해만 묻는 문제였다.
화학1은 거의 다 교과서의 소재가 나와서 놀랐다.
수능 2주전에 화1 교과서를 꼼꼼히 살펴본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생물1은 대성학원의 박선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강조했던 것에서 거의 다 나왔다.
빠져나가는 범위는 없었다. 편하게 풀었다.
화학2 또한 문제집에는 없지만 교과서에 있는 실험이나 소재같은 것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난이도는 생각보다 꽤 높았다.
역대 화2 문제중 난이도 최강이 아닐까 싶다.(2004년도가 최강인가...)
그리고 그렇게 화학2 마킹을 끝냈다.
그 때의 그 홀가분함. 해방감.
작년에 끝날때 느낀 그 암울함과 대조되는 느낌이었다.
이제 끝났구나.....
학교를 나서는 길에서 고등학교때 친구들을 만났다.
너무 기뻐서 부둥켜 안았다.
........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렇게 규칙적으로 생활한 적은 없었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렇게 인내하면서 살아본 적도 없었다.
그 시간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고,
지나가는 사소한 모든 의미들은 ,
그 순간에는 맞닿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남모르게 혼자 삭혀야 했던
정말 힘들었던 시간들은,
그 지나간 시간들은
이제 재수생의 비참한 현실로 각인되는 기억이 아닌
내 꿈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던 추억으로 남겨진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있거라 \"
아직, 대학 입시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전과 같은 모습으로 다져나갈 내 모습을 약속할 뿐이다.
...
3월 9일에 썼던 재수일기와 같은 구절로 끝맺음을 하려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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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은 죽었다..
저 죽었습니다.ㅡㅠ
글 쓰신거 보니 굉장히 잘보신거 같네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로보트 생활을 1년 해야겠네요.
맨 마지막 구절이 제 닉넴이랑 통하는것 같군요 +_+ (뭔상관? ㅠ)
서태지 노래제목 맞는데 ㅎㅎㅎ;
ㅜㅜ으앙
ㅋㅋ 로보트 +_+
재수시절엔 그렇게 열심히 하시더니
학교에선 왜 피폐이삼? ㅋㅋ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형은 참 글을 잘 쓴단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