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를 했던 3가지 이유 | 오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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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공대햏자 [7996] · 쪽지

2007-07-24 19:26:17
조회수 2,141

대표를 했던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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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꽤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수필이나 소설, 그리고 자서전 류의 책을 읽다보면 그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하고 있는 일, 그리고 활동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그 사람의 성장 과정이나, 생활 배경, 가정 환경 등등을 먼저 파악함으로서 가능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은 생략할까하다가 다시 조심스레 올려볼게요.

오래 전에 이곳의 대표운영자, 라끄리님의 대학 합격 수기를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는 라끄리님이 서울대 의예과를 가고자 했던 이유 6가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심리묘사였는데 그 부분이 저한테 가장 와닿았습니다. 역시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기라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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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꽤 지친 상태였다,라고 이미 언급했다. 동아리에 대한 애정은 있었으나, 이제 내가 그곳에 남아있을 이유를 못 찾고 있었다. 그런데 선배가 내게 도덕성을 요하는 말을 함으로써, 그것이 내 양심을 깨움으로써 더 남아있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해보건대 내가 대표를 했던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그것은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서 당시에 나온 결론이 아니라, 당시의 순간적인 느낌이었으며, 그것을 나는 이번 기회에 텍스트로 정리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3가지 이유에 녹아 있는 당시의 내 상황이나 내가 했던 생각을 통해 앞으로의 내가 했던 일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덧붙이자면 당시의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학 입학 전에 꿈에 부푼 새내기나 개혁 성향을 보이는 1, 2학년 분들 중에 있을 것 같다. 몇몇 안 될지 몰라도 그 사람들이 내가 하는 말 중에 한마디라도 기억해 준다면, 나는 꽤 고마울 것 같다. 도움이 되길 바라며, 보는 분들의 피드백을 부탁드리고 싶다. 그리고 솔직함을 담보하기에 겸손함은 버리고자 한다. 그게 그때의 나를 묘사하는데 더 적절할테니.


  그럼 시간을 몇 년 전으로 돌려서, 다시 생각을 다시 정리해보자. 내가 대표를 하고자 아니, 했던 이유에는 크게 3가지가 있었다고, 요약해보고자 한다. 한 후배가 나한테 왜 대표를 했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그것을 개인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인 이유는 밝혔으나, 끝내 개인적인 이유는 말하지 못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공간에서는 처음으로 이렇게 밝히고자 한다.


  첫번째, 컴플렉스를 깨고 싶었다. 이는 매우 복합적인 것이었는데, 어떤 사람, 집단, 상황 등 총체적인 것들에 대한 컴플렉스였다. 나는 앞의 글들에서 내 이전 대표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고 언급했다. 선배의 생활습관이나 도덕성 그리고 의식 등 모든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앞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 (내가 전의 글들이 그때의 나로 돌아가 글을 쓴 것이 맞다면) 선배를  찬양과 존경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나는 시간이 꽤 경과된 이후에도 계속 누군가를 찬양하고 부러워하며 살아야 할까. 실제로 후배들과 외부에서는 선배와 차기 대표로 언급되곤 하던 나를 비교했으며 역시 선배의 손을 들어주곤 했었다. (그리고 그 비교란 내가 대표를 하던 시절에도 계속 나를 쫓아다녔다. ) 선배에게서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은 인정하는데, 과연 내가 선배와 다른 것은 뭔가 차별화되는 것은 없을까. 나는 이내 그것을 찾았는데, 굳이 간단한 비유를 들자면, 선배는 진지한 사회학도였다면 나는 유쾌한 경영학도에 걸맞았다. (비유를 위해 상징적인 의미차원에서 경영학도라는 표현을 쓴 것이지, 학술적인 의미의 경영학이 아님을 밝힌다.) 선배는 \"모든 구성원은 한 조직내에서 즐거워야 하며, 한 사람도 소외되면 안된다\"고 하는 대규모 배의 걸출한 선장 스타일이었고, 나는 \"조직, 그리고 구성원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출혈도 감수하겠다\"고 하는 소규모 벤처기업 임원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선배 자체가 권위적인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많은 구성원들이 선배의 출중함을 조금 불편해 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렇지가 않아서, 특별히 뛰어나지 않았기에 후배들과 리버럴하면서도 수평적인 사이를 만들기 수월했다. 그렇다면 이런 내가 대표가 되어서 운영하게 되는 동아리는 어떤 느낌일지, 어떻게 바뀌어나갈지 나 스스로도 궁금했다. 선배와는 뭔가 다른, 그런 강력한 어떤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끝났고, 어떤 집단 이야기를 꺼내보자. 나는 1학년때부터 이 활동을 하며 부러워했던 특정한 집단이었는데, 그곳 역시 우리와 같은 활동을 하는 타학교 동아리였다. 난 그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의 사려깊음이나, 그들이 다른 집단에 끼쳤던 영향, 그들에 대한 인지도, 자신감, 개혁 의지 등을 많이 부러워했으며, 2학년 정도에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그곳이 되어야 하는가\"하는 철부지같은 생각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내가 이대로 물러난다면 그들에 대한 감정이 부러움으로 끝나버릴 것 같았다. 높은 탑을 올려다보듯 그들을 보던 나.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그럼 어떤 상황에 대하여. 특정한 사람을 꼽기도 애매하다. 역시 상황이라는 단어가 그것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나는 1, 2학년 동안 이곳에서 활동하며, 커다란 편견에 부딛혔는데, 내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든, 20대 초반 남성에게 주어지는 편견,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 어른이 된다, 철 들고 와서 말하라\" 라는 류의 편견에 부딪혔다. 군대를 안 갔다온 학생이 써 붙인 학내의 대자보를 보고 하던 학생들의 말, 학교 자유게시판에서 권위적으로 이루어졌던, 담론이 형성이 되던 분위기, 학교 교양 수업에서 벌어지는 알력 다툼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부당한 사례들이 있었다.  어쩌면 사람들은 나를 보고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 과민 반응이다\"하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음 사례는 어떨까. 당시에 교제하던 여자친구를 생각해보자. 다만 분명히 밝혀둘 것이 이런 류, 조언 형식의 글을 취하는 글에는 여자친구가 글을 쓰는 남자의 소유물, 내지는 일회적인 이야깃거리의 대상으로 그려지곤 한다. 그래서 이런 말을 꺼내야 할까하고, 망설여졌다. 하지만 시의 내겐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조금 걱정되는 면이 있지만 \'조심스레\'꺼내보자. 1, 2학년 때 교제하던 여자친구는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사고수준이 높은 편이었고, 흔히 말하는, 오빠들에게 인기 많은 스타일이었다. 그 오빠들이란 군대를 갔거나 제대를 한 사람들을 말하는데, 남자친구가 있건 없건 내 여자친구에 대한 관심은 쏟아졌다. 처음에는 여자친구보고 \"그 사람들을 데리고 와봐, 군대 아직 안 갔다 왔어도 모자라지 않다는 걸 보여줄게\" 하고 호기를 부렸으나,  2학년 때 즈음해서 난 동아리에 올인함에 따라서 꽤 정신적으로 피로한 상태였고, 그 오빠들의 구애 아닌 구애를 저지하기에 어려운 형편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군대를 앞에 둔 남자와 교제하는 여자는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러한 이유들을 이용해 그녀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렴풋이 기억하건대 \"예비역이 더 성숙하다\", \"군대 안 간 사람과 교제하는 건 손해\" 라는 등의 말을 계속 확인시켜주려고 노력했다. 나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그들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해, 나를 간단히 \'군대 가야할 사람\'으로 정의해버렸다. 이런 류의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나는 나를 짓누르고 있던 그 무언가를 깨야만 했다. 물론 군대를 가기 전에 인간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이 많다. 내 경우에는 내가 봐온 선배들이나, 타 동아리의 선배들이 그러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해당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 집단, 상황에 대한 컴플렉스는 당시의 나를 특정 울타리에 가두고 있었으며 나는 순전히 내 힘으로 그 울타리를 깨고, 그런 컴플렉스를 죄다 날려버리고 싶었다. 이것이 내가 언급한 개인적인 이유였다.  

 개인적인 이유 말고, 나머지 두 가지 이유를 정치적인 이유라고 명명했는데 그것을 후배들에게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체계적인 논리를 짜서 설명하지는 않았다.


  두번째,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주의적인 성향 때문이었다. 내가 속한 동아리는 구성원의 도덕성, 학생들로부터의 책임, 젊은 이들의 열정 등이 여느 단체 못지 않게 강조되는 곳이었다. 그리고 신입생부터 졸업을 앞둔 학생들까지 모든 학생들의 견해를 포섭해야 하는 의무, 우리의 결과물이 기록으로 남아, 학생들에게 분명히 \'어떤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것. 나름대로 대학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먼 훗날, 내가 대학생 때 이러이러한 활동을 했다고 말함으로써, 대학생으로서의 알리바이 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

  방금 말한 것들은 거창하게 늘어놓았던 것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건 실제로 와닿는 사례일 수도 있다. 나는 대학가 최고의 이상주의자라고 공언했던 선배, 곧 내 이전의 대표가 이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후반 부에 무너지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물론 그것은 순전히 나의 착각일 수 있다. 하지만당시 나는 예전에 열린우리당 전 의장 김근태나 전 법무부 장관 천정배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떤 희생도 불사하겠다고 했던, 그런 감정으로 선배를 지원했다. 그러나 수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했고 선배는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것이 여러 사정을 모르는 선배들과, 동료들, 후배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선배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한 것은 곧 몸을 혹사시키다시피 햇던 자신에게 더 많은 과업을 부과한다는 의미였고, 그 모든 것들을 선배 혼자서 수행하기는 불가능  할 수밖에 없었다.(어쩌면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결코 노무현이 대통령 임기 말까지, \"국정을 미흡하게 운영한 것은 모두 대통령의 불찰이다\"라고 말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급기야 선배는 상당히 저조한 학점을 받게 되었는데, 다른 선배들의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의외로\' 냉랭했다.

\"대표하면 다른 부분을 얻었으니, 된 것 아니냐.\" , \"대표 역량이 부족해서 학점을 못 챙기는 것이다\"

글쎄, 과연 선배가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뛴 것인데, 나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도 궁금했지만, 선배는 또 나를 놀래켰다. 학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장학금을 반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선배가 학생 본분의 의무에 충실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튼, 내 최초의 멘토이자 이상주의자였던 선배가 그렇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앞으로 사회에 나간다 한들,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마저 들었다. 선배가 추구하고자 했던 이상을 나는 다른 형태의 리더십과 방법으로 유지해 나가며, 선배의 이상을 이곳에 뿌리내리고자 했다.

  그리고 전의 글에서 말했듯, M동아리 전 회장 H씨나, K동아리 전 국장 P씨나, Y동아리 전 대표 C씨를 비롯, 나름 대학 사회에 매진한, 학생들을 위한 대학 생활을 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나는 그들로부터 영향을 꽤 많이 받았다. 비록 활동 시기는 다르게 되었지만, 나는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대표를 해서 이 활동을 마무리 짓는 것이라 생각했다.



  세번째, 나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누구나 살다 보면 몇 번쯤 인생의 기회라는 것이 오고, 나는 그것이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선배 중 한 명은 \"회사에 들어가도 팀장을 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과정없이 바로 얻게 된 좋은 기회\"라며 나를 고무시켰고, 당시 읽었던 임원에 관한 경영학 서적들에는 나를 흥분시키는 구절이 행진하고 있었다. 가령 그 책들은 \"임원이 되면 사원일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일을 하게 되기에 그 사람의 잠재력이나 능력이 바로 발휘된다\" 거나 \"임원 경험, 조직의 리더 경험이 있는 사람이 나중에도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등의 말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회의상에서 앉게 되는 가운데 자리, 그리고 회의 진행 방식을 비롯, 교육 TR 및 세미나 커리큘럼, 수습 모집(인사 관리), 타 동아리 대표단과의 만남 혹은 교류 등은 어떻게 될 지 궁금했을 뿐더러, 기대가 되기까지 했다. 내 대학생활은 2원화가 되는데 첫 번째가 이 동아리 생활이고 두 번째는 그 이후이다. 그 첫 번째, 대학생활 1막을 대표로 마무리지으며 그 생활을 \'전환의 계기\'로 삼고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이상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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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혈공대햏자 · 7996 · 07/07/24 20:38

    지금 사정이 생겨서, 일단 여기까지만 쓰고 올리겠습니다. 시간이 꽤 걸리네요. 나머지 두 가지 이유는 빠른 시일 내에 쓰겠습니다.

  • 1분1초 · 120963 · 07/07/28 01:56 · MS 2005

    햏자님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설레이네요.
    높은 탑을 올려다보듯 그들을 보던 나. 지금의 제 마음과 닮은 표현...
    다른 선배들의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의외로\' 냉랭했다. 이부분, 참 슬프죠.
    선배분도 굉장히 심적으로 힘드셨겠네요.
    대표를 하면서 동아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혼자서 자책하게되고 어떻게 해야 잘 돌아갈까 매일 고민의 연속이고.
    대표 초기에 어떻게 이끌어 갈까하는 그 설렘 그러나 현실은 다르더군요.
    대표는 늘 힘들어 해야만 하는 건가요?? 리더쉽이 강하면 팀원들을 즐겁게 이끌어 갈수 있는 건가요??

  • Saha · 98788 · 07/07/29 02:16

    저도 요즈음 대표를 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저도 열심히 고민을 해 봐야 하겠어요..

  • 열혈공대햏자 · 7996 · 07/07/29 10:44

    saha/ 2학년이신가 보군요. 보통 일반적인 동아리의 경우 체육대회 끝나고 10월에서 11월 정도에 대표를 거수로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를 하면 그 집단의 전통이나 분위기에 대해 이해해야 하고, 뿐만 아니라 현재 그곳을 움직이는 집행부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답답한 것이 그 동아리내에 있던, 기존에 존재하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의외로 적은 듯합니다. 저는 저에게 유리한 특정한 이유를 만들어가면서,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발생했고 비판도 쏟아졌지요. 앞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열혈공대햏자 · 7996 · 07/07/29 11:08

    1분1초/ 길게썼는데 또 로그인이 풀려서, 그것들을 제가 다 기억할 줄 모르겠군요. 역시 짧게 짧게 쓰고 등록을 계속 눌러야 겠어요.

    저는 제가 말한 어떤 집단을 1학년 때부터 지켜봤습니다. 그들의 깊이 있는 사고력이나, 표현 방식, 영향력, 자부심 등을 보고 대체 어떤 분위기이길래 그런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까 많이 궁금했지요. 제가 보기엔 변화속도가 느린 저희가 너무 답답하기도 했고요. 아마도 그들이 있었기에 줄기차게 저희가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대표가 되고 나서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알게된 그들의 참모습을 보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유쾌함을 얻었습니다. 가령 \"왜 일류 기업이 일류 기업일 수밖에 없는가\" 이런 사실에 대해 깨달았다고 할까요. 그리고 만약에 실제로 저희가 후발 주자거나 경쟁 업체라서 그들을 추격한다거나, 경계할 수밖에 없다면 모르지만, 이곳이 대학이기에 깨끗한 경쟁이 가능하고, (경쟁이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하군요.) 그들의 모습으로부터 여러가지 교훈을 얻었고, 그것들을 저희의 체제에 저희에 맞게 이식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다보니 그곳에 꽤 큰 빚을 졌군요.

  • 열혈공대햏자 · 7996 · 07/07/29 11:13

    1분 1초/ 선배들의 반응이 냉랭하다는 것은 저로서는 많이 답답한 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변해버린 대학가 분위기 속에서 단지 같은 활동을 했다고 해서 선배가 후배들을 챙겨야만 하는 의무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행동하는 것일 뿐이지요. 당시 분위기는 선후배사이 관계가 재편되는 상황이었고, 그 속에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요.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관계를 확립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제가 선택한 것은 후자였습니다.

  • 열혈공대햏자 · 7996 · 07/07/29 11:22

    1분 1초/ 대표는 자신이 맡은 단위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적지 않게 실망할 뿐더러, 자신을 자책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과연 자신을 자책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부분은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제 능력 부족을 탓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대표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죠. 그리고 제 이전 선배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답답했습니다. 또한 그런 모습을 구성원들에게 보이면, 그러니까 대표가 침울해져서 의기소침해져 있는 모습을 보이면, 구성원들의 적지 않은 동요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대표가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유도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같습니다. 구성원들에게 대단한 실례를 범하는 격이죠.

    책에서 읽은 것인데, 대표는 항상 고독한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고, 외로운 결정을 하는 처지에 놓인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꽤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주위에 자신의 편은 아무도 없고, 자신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대해 두렵기도 하고요. 제 전 대표가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가장 노력한 부분이 \"외로워지면 안 된다\"는 것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특정 장소, 음악, 사람들을 제 편으로 만드는 방식(그것이 제 습관에 꽤 큰 영향을 주었지요.) 을 통해 그것을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1분 1초님은 2학년이거나 3학년이시고 어떤 곳의 대표신가 보네요.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관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