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반수를 생각하고 계신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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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중간고사가 끝나갑니다.
신입생분들은 엠티도 한두번 갔다오셨고,
동아리도 한두군데 돌아보셨을테고
어떤 분들은 집회나 시위에도-_- 한번쯤 나가셔보셨을테구요...
그리고 실컷 놀고 나니까 갑자기 교수님들께서 중간고사를 치네요.
이 즈음에 생각나는 것이
\'아. 대학 이거 생각보다 너무 허무하다.
이러고 4년 보내느니, 차라리 학벌이나 좀 바꿔보는게 낫겠다.\'
이런 생각도 들테구요.
\'평소 모의고사 때보나 낮은 점수를 수능에서 받았고
그냥 여기 왔는데, 시간도 많고... 아 수능이나 다시 봐서 원래 가고 싶던 데로 옮기고 싶다\'
이런 생각도 들테구요.
각 학과 전공의 개론을 들어보면서
\'아 이거 너무 나한테 안 맞는구나,
회계원리 이거 뭐야 도대체, 민법 총칙 넌 뭐니?ㅠㅠ, 경제원론...ㅠㅠ, 철학개론 ㅠ, 한국사기초,
아 재미없어ㅠ
내가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다르잖아 ㅠ\'
생각했던 전공의 내용과 현재 배우고 있는 내용에 괴리가 생기시는 분도
\'아 이건 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
전과도 힘들고, 차라리 수능을 한번 다시 봐서
다른 대학의 다른 학과로 가볼까?\'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네요.
또 꿈꿔오던 학교.학과에 막상 와보니까,
알려진 것 보다 취업도 잘 안되고 그런 경우도 있을 것 같구요.
여러 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실제로 대학생들중에 거의 대부분은
학교 다니면서, \'반수 한번 해볼까?\' 이 생각을 가끔씩 해본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이
벌써 5월이 다되어서 시간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그럭저럭 수능을 준비할 만큼의 시간이 있는 시점이기도 하구요.
할말도 많이 없었는데 헛소리가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ㅠ
지금부터 시작하는 반수를 결정할 때 고려할 점을 몇가지 말씀드리자면,
자기 자신의 원래 모의고사 점수나 눈 높이와
현재 소속 대학 및 학과가 상당한 차이가 나는게 아니면
왠만하면 하지 마세요.
학과에서 반수를 준비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우선 학기초부터 버로우ㅠ를 타셔서 행방이 묘연한 분들의 상당수는
처음부터 수능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고,
이런 분들의 존재 자체를 사람들이 잘 모르죠.
또 반수라는 게 학과 사람들에게 알리기는 상당히 뻘쭘하게 느껴지는 일이기 때문에,
다들 사실대로 이야기를 안하기도 합니다.
즉 알고 계셨던 반수의 성공율은
실제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올비에선 이공대->문과 전향 반수의 성공률이 매우 높다고 보는데
실제로는 실패한 사람들이 반수했다는
이야기를 안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부풀려진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미 4개월동안에
많은 내용을 까먹으셨습니다.(ㅚ수 제외)
문과 같은 경우에, 특히 수학은 정말 많이 까먹은 상태라고 보시면 되요.
지금 조금 어렵다 싶은 모의고사 문제하나 풀어보시면
황당할 정도로 못 푸실꺼에요.
(전, 6월말부터 시작했는데, 그때 저는 근의 공식을 잊고 있었습니다.ㅠ)
원래의 수학실력을 회복하는데도 상당히 걸리구요.ㅠ
반수의 성공률은 알려진 것보다 상당히 낮기 때문에,
본래의 실력이나, 목표수준과 현재 소속 대학의 학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이를테면,
(이건 지극히 이해를 위한 예에 불과합니다.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서 전혀 다를수 있습니다.)
본래 수준 : 연대 인문 -> 현재 소속 : 서강대 사회계열
본래 수준 : 서강대 경영 -> 현재 소속 : 서강대 인문
본래 수준 : 서울대 인문 -> 현재 소속 : 고대 정경
본래 수준 : 성균관 법학 -> 현재 소속 : 한양대 사회과학
본래 수준 : 시립대 세무 -> 현재 소속 : 시립대 영문
이런거면 왠만하면 하지마세요.
또 두번째,
반수할때, 본래의 수험생활의 문제점이 그대로 반복될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고3때 저는 가벼운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고 있었고
덕분에 연고대 상경은 확실히 갈 수 있었던 6월 모의고사,
연고대 인문은 확실히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던 9월모의고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능때 망해서
XX대 XX학과에 진학했었고
불면증이 절정에 달했던, 10월 모의고사에서 380점이 나왔던 저는
그래도 여기라도 온게 다행이구나 하면서 열심히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학기때, X동X에 상당히 깊숙히 발을 들여놓고 있었는데,
어떤 계기로 그것이 잘 못 된 일임을 깨닫고
그것도 벗어날겸, 망쳤던 수능도 다시 볼겸해서 겸사 겸사해서
6월초부터 반수를 시작했습니다.
(전 지금 대학에 불만은 없습니다.
XX대는 제게 상당히 중요했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었기 때문에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동기들과 선배들과 후배들도 참 좋구요.)
하지만 반수도 스트레스가 심했던지라,
실패의 원인이 두번째 수험생활에서도 나타났고,
결국 일을 그르치고 말았죠.
즉, 고3때 혹은 재수생활때의 문제점이
다시 반수때도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것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제버릇 남못준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죠...ㅠ
세번째, 1년이라는 시간과 1년동안 제대로 다니지도 않을 대학의 아까운 등록금입니다.
이거 생각보다 비용이 큰게 반수죠.ㅠ
대학학비, 수능학비가 이중으로 들어가게 되니까요.ㅠ
휴학하면 되긴 하지만...
1. 생각보다 낮은 성공률 고려
2. 실패 원인의 반복 억제
3. 1년간의 학비
이러한 문제를 확실하게 고려하시고
자신이 왜 반수를 하고 있는 가에 대해서 확실히 생각하시고
반수를 시작한다면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열심히 하시고, 2008년 입시에서는 좋은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P.S
~
반수를 하더라도,
친했던 사람들, 고마웠던 사람들에게는 알리시고
가끔씩 인사하러 가는게 좋습니다.
실패이후의 학교생활도 문제지만,
완전히 연락끊고 쌩까는건 도리가 아니죠;
~
반수하는건 좋은데
자기 본래 소속 대학 인터넷에서 씹지 마세요.
그건 꼴불견이기도 하며, 자기 얼굴에 침뱉기입니다.
앞으로 벗어날 집단이라고 해서,
자기가 한때 몸담았던 집단이란 사실도 없어지지 않을 뿐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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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저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이
철저하게 문과 기준입니다. -_-
보통 이공대에서의 반수가 좀 더 수월하다고 알려져 있지요.
대학에서 수학, 과학을 또 배우기 때문에...
\'아. 대학 이거 생각보다 너무 허무하다.
이러고 4년 보내느니, 차라리 학벌이나 좀 바꿔보는게 낫겠다.\'
정말 딱 요즘 드는 생각인데요. 합격했을땐 그토록 기뻐하면서 좋아했건만.
편입, 반수
..
학벌사회 너무 싫다
고법 -> 설법
이런 사람은 자제좀 했으면 ㅇㅅㅇ
1 법대라서 이해가 갑니다만은....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거시기한게 대학와서 조낸 술퍼먹고 지낸 기억밖에 없는데 머리가 좀더 좋아진 느낌은 들더군요.. 수능문제를 접하니까.
과외하세요. 고등학생때 헷갈렸던 부분도 새롭게 보임-ㅅ-ㅎㅎㅎ
오, 마지막 부분 찔린다-_- 자퇴를 하고나왔음에 불구하고 일주일은 몸담았던 학교이니;; 씹으면 안되는구나,ㅠ